필자가 강의하는 모 대학 석사 과정의 ‘대화와 대중 연설’ 수업 중 즉석 스피치 시간에 ‘행복’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끔 했다. ‘당신에게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언제 행복하고 또 언제 불행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석사 과정 학생들 중 기혼의 비중이 높아 그들의 대답의 공통점은 바로 가족과의 관계에서 행복감과 불행함을 느낀다는 이야기를 했다. 특히 ‘자녀와의 시간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부부간의 불화에서 불행함을 본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 가정에서 소통이 잘 된다면 행복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우리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 특히 부부간의 대화가 행복과 불행을 가름하는 중요한 요소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부부간의 갈등은 서로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 가가 더 중요한 것이다. 사실 여자 입장에서 보면 남자가 여자를 보듬지 못하고 큰 소리를 치는 남자들을 보면 많이 한심해보인다. 자기 와이프에게 이겨서 도데체 무슨 큰 영광을 얻는다고 아내를 이기려하는가? 실로 진정한 멋쟁이들은 와이프에게 양보하고 져주고 사회 생활할 때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내세울 줄 아는 남자이다. 자신의 와이프를 무시하고 권위적이며 윽박지르고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남자가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엔 절대 아니다. 여자를 존중할 줄 모르는 남자는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감히 말한다.

우리는 지금 이 시대의 화두로‘소통’을 내걸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대화를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니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오래된 부부 사이에서 대화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남편은 밖에서 일어난 일을 집안의 아내에게 말하지 않고, 아내는 집안에서 일어난 일을 남편에게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인지 서로 시시콜콜 털어놓지 않으려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문제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남편은 집안일을 모르고, 아내는 밖에서 남편이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고민이 있는지 모르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찾아드는 권태기와도 같은 무미건조한 상태를 지속시키느냐 중단하느냐는 바로 대화를 잘 나누는 부부인가 그렇지 않은 부부인가에 따라 결과는 너무도 큰 차이를 보인다.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또,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 데, 어찌 원만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겠는가? 마음은 안에 있지만 말하지 않고 상대방이 알아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잘못이다.

사소한 말이라도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먼 훗날 인간 관계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말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떠나서 대화를 하는 것은 관계를 좁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친구 사이에 부부사이에서도 마찬 가지인 것이다. 매일 매일 부딪히는 가족 관계에서 뭐 그리 많은 대화가 필요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반대다. 대화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자 사랑이며 인정이다. 즉 대화가 없다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도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저녁 모임 중 40대 중년 남성들 사이의 대화 중 “우리 와이프는 내가 매일 저녁 같이 밥을 안 먹어준다며 서운해하네. 나도 물론 그러고 싶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나로서 힘든 일이지.” 했더니 그 말을 듣고 있던 그의 친구 왈,

“일주일에 세 번이나 같이 밥을 먹어? 너 대단하다. 우리 부부는 대화를 안 해. 아니 할 필요가 뭐 있어?” 하는 40대 중년 남자의 당당한 말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물론 결혼 생활 10년이 넘어 권태기도 지난지라 이해할 법도 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다정하게 말걸어 주고, 고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남자가 무조건 좋은 법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한 마디 따뜻하게 건네줄 수 있는 남자가 여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결혼 전에는 헤어 스타일을 조금만 바꿔도, 립스틱 색깔이 바뀌어도 “와 잘 어울리는데? 전보다 훨씬 분위기있네”하고 칭찬하더니, 결혼 후에는 긴 머리를 짤랐는 지, 파마를 했는지 달라진 모습에 한마디 말도 없다. 이에 아내는 그런 사소한 서운함이 쌓여 불만을 토로하며, 이 사람은 도데체 어디에 관심을 두고 사는걸까? 내게 관심이나 있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대화의 단절이 두 사람과의 관계를 ‘무늬만 부부지 남남과 같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혼을 하는 많은 부부들의 문제의 시작은 바로 대화가 끊겼기 때문이다. 부부간의 차이는 어쩔 수 없다. 몇 십년을 다른 문화와 생활 방식으로 산 남녀가 만났건만 어찌 다 이해할 수 있으랴?

어차피 부부의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라면, 생각의 틀을 바꿔서‘하루에 한 번이라도 칭찬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상대를 칭찬할 게 있어야지 칭찬을 하지하며 반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의외로 장점이 눈에 들어온다. 단점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장점을 찾아서 진심어린 마음으로 말을 건네기 시작하면, 상대에 대한 관심도 생기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결점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칭찬은 상대방은 인정해주는 말이기 때문에 상대방과의 관계 개선에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우리는 때로는 “그런 걸 말로 해야 아나?”라는 생각에 말을 하지 않거나, 무관심으로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다. 관심은 애정의 표현이지만, 관심이 없다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과 동일하다.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도 끝났다는 말이다.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존재’ 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나운서 이서영의 블로그

www.twitter.com/leeseoyoungann

www.cyworld.com/leemisunann

www.facebook.com/leeseyoungann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