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3분 경영] 역할이 다르면 하는 일도 달라야 한다.
역할이 다르면 하는 일도 달라야 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왜 팀장을 시켰는가?

김부장은 항상 8시 이전에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직원 중의 한 명이었고, 주어진 업무에서 많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금번 인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하였다.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김부장이 팀장이 된 것에 대해 좋아했고 축하해 주었다. 팀장이 되고 3개월이 되지 않아 모두가 힘들어 한다. 팀장이 항상 가장 먼저 출근해 있고, 가장 늦게 나가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자신들 보다 더 꼼꼼하게 챙기며 수정해 준다. 열심인 것은 좋으나, 너무 열심이기 때문에 따라 갈 수도 없고, 보다 큰 방향과 틀을 가지고 이야기해 주길 희망했는데, 주어진 과제를 충실히 이끌고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는 매년 조직장을 대상으로 다면 평가 형식의 리더십 진단을 실시한다. 상사와 본인 진단은 중상 수준이었으나, 5명의 부하 진단에서 김부장은 최하 수준이 되었다. 회사는 팀원들과 개별 인터뷰를 통해 김부장에게 역할이 다르면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회사가 팀원에서 팀장을 선임한 이유는 팀원으로 일할 때 잘했고 성과가 높은 이유도 있지만, 그 보다는 팀장이 되어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는 조언을 함께 전했다.

역할이 다르면 하는 일도 달라야 한다.

생산팀에서 근무하던 김차장은 주어진 생산 목표에 따라 생산을 주로 담당하였고, 시간이 날 때마다 정리정돈과 개선활동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는 노력을 해왔다. 생산 현장에서 김차장은 매우 뛰어난 존재였지만, 회사는 잠재역량이 있는 우수인재를 조기 발탁하여 관리자로 육성한다는 생각 하에 직군별 전략적 직무순환을 실시하였다. 12년 동안 생산팀에서 근무해 온 김차장은 재무팀으로 배치되었다. 근면성실과 주어진 목표량에 따라 안전하게 생산을 하던 기존의 직무와는 달리, 재무 부서는 현금 흐름, 외환 동향, 세법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해야 할 뿐 아니라, 담당자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과 직관이 무엇보다 중요하였다. 김차장은 재무적 지식을 쌓기 위해 동료들에게 매일 3시간 이상의 특별 직무교육을 받았고, 재무 관련 서적 10여권을 구입하여 밑줄을 그어가며 읽으면서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팀원과 팀장에게 물어 가며 직무를 배웠다. 3개월이 되지 않아 김차장은 독자적인 직무 수행이 가능했고, 새로운 시각에서 기존의 업무에 대한 프로세스 개선에 여러 의견을 낼 수 있는 단계가 되었다. 업무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김차장은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기본 지식과 큰 골격 중심의 프로세스에 집중하여 일의 본질에 접근했다. 그 결과, 재무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만약 김차장이 생산팀에서의 지식과 경험, 일의 스타일을 고집했다면, 재무팀에서는 업무가 부여되지 않고 잠시 있다 갈 사람 취급했을 것이다.

팀원은 주어진 과제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대안을 만들고 최종안에 대해 의견을 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팀원에게 있어 중요한 역량은 자료수집과 분석, 문제해결능력, 기획능력이다. 그러나, 팀장은 팀에 부여된 역할, 목표, 성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어진 목표를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여 목표를 정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주어진 일을 잘했다면, 팀장으로서 사업을 고려하여 해당 조직의 방향과 일을 정하고 이를 잘 이끌어야 한다. 팀원의 연장선상에서 팀장이 되어 일을 수행한다면, 제 역할을 하는 팀장이 아닌 한 명의 고임금을 주는 팀원에 불과하다.



팀장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팀장이 해야 할 일을 하나만 뽑으라고 한다면 ‘전략적 의사결정’이라고 강조한다.    의사결정 중에는 사업과 연계하여 조직의 방향과 전략, 중점과제를 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조직의 구성원을 한마음이 되어 한 방향으로 이끄는 행동원칙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변화를 인식하고 한 발 빠르게 기회를 선점하는 일은 전문성이 받혀 주지 않으면 불가하다. 대내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조직에 부여된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하여 성과를 올리는 일은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성과가 없는 조직장은 인정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일을 함에 있어 조직과 구성원이 정도경영을 준수하며 실행을 강조하도록 하는 일도 조직장이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성장시키기 위해 개인과 조직 학습을 강화하는 일도 반드시 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팀장이 오더라도 자신의 일은 자신이 주도적이며 자율적으로 이끌고 가는 문화를 구축하는 일도 팀장이 고민해야 할 일 중의 하나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