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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열
신동열
The Lif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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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고사성어
  • 주위상계(走爲上計)-후퇴를 아는 자가 전진한다

    용기는 물러서고 나아가는 것을 아는 거다. 물러서야 할 때 물러서고,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는 거다. 물러서야 할 때 나아가는 건 만용이고, 나아가야 할 때 물러서는 건 비겁이다. 병사를 보전해야 후일을 도모하고, 힘을 모아야 큰일을 꾀한다. 진퇴를 아는 건 삶의 큰 지혜다. 만용을 용기로 아는 자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중국 남북조 시대 제나라 5대 황제인 명제는 제나라를 세운 고제의 증손인 3,4대 황제를 차례로 시해하고 제위를 찬탈했다. ...

    2017-09-13 10:19
  • 배수지진(背水之陣)-죽기를 각오하면 산다

    삶엔 결단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용기가 필요한 순간도 있다. 결단의 순간에 주저하면  타이밍을 놓친다. 기회는 용기를 좋아한다. 늘 용기 있는 자 주변을 서성댄다. 뒷심이 부족하면 끝을 밟지 못한다. 중간 어디쯤에서 주저앉거나 돌아선다. 세상에 출발은 많고 도착은 적은 이유다. 살면서 적어도 몇 번은 용기를 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이 당신을 만만히 보지 않는다. 유방이 한나라 고조 제위에 오르기 2년 전의 일이다. 한나라 군사를 이끌고 있던...

    2017-09-05 18:42
  • 곡학아세(曲學阿世)-뜻을 굽혀 시세를 좇지 마라

    민낯은 위기에서, 이익 앞에서 드러난다. 인간은 포장술이 뛰어나다. 양처럼 온순한 척하다가도 먹잇감이 눈에 띄면 늑대로 돌변해 낚아챈다. 대나무처럼 꼿꼿한 듯한 사람도 이익 쪽으로 허리를 굽힌다. 모두를 한 부류로 묶는 건 분명 오류다. 하지만 뜻을 굽혀 이익에 아첨하는 자들이 세상에 넘쳐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당신이 이익이란 시험대를 통과하지 않았다면 '내가 누구'라고 쉽게 장담하지 마라. 한나라 6대 황제에 즉위한 경제는 어진 선비를 ...

    2017-08-29 14:51
  • 촌철살인(寸鐵殺人)-너절한 말은 힘이 없다

    말이 너절하면 힘이 없다. 글이 너절하면 뜻이 얕다. 길이 너절하면 발길이 헷갈린다. 최고의 맛은 담백하고, 최고의 소리는 고요하고, 최고의 덕은 은미한 법이다. 창이 너무 길면 적을 정확히 겨냥하기 어렵고, 말이 너무 길면 본질이 흩어진다. 광고 카피가 회자되는 건 짧은 문구에 깊은 뜻을 담기 때문이다. 나대경은 남송의 학자다. 그의 ≪학림옥로≫는 밤에 집으로 찾아온 손님들과 나눈 담소의 모음집이다. 천(天)·지(地)·인(人)으로 분류해 문...

    2017-08-21 16:45
  • 미생지신(尾生之信)-융통성 없는 믿음은 고집일 뿐이다

    믿음과 고집은 간극이 넓지 않다. 융통성 없는 믿음은 고집이고, 융통성 있는 고집은 믿음이다. 세상에는 허구적 믿음이 허다하다. 영국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은 인간은 자아·가족·계층·인류라는 믿음에 오류가 많다고 꼬집었다. 믿음이 실제보다 우아하게 포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믿음은 '자아'의 굵직한 씨앗이다. 하지만 고집은 단단히 굳어버린 화석이다. 어제에는 맞지만 오늘에는 어긋나는 시대착오적 믿음이다. 춘추시대 노나라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내가...

    2017-08-16 09:22
  • 노마지지(老馬之智)-부족한 지혜는 빌려 써라

    만물은 각자의 쓰임이 있다. 다만 쓰임의 크기와 모양새가 다를 뿐이다. 내 기준으로만 세상을 재면 오류가 잦다. 두루 본다는 건 다양한 관점으로, 때로는 남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는 뜻이다. 두루 살피면 어긋남이 적다.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는 건 수치가 아니라고 했다. 지혜도 마찬가지다. 내 지혜가 부족하면 남의 지혜를 빌리는 게 진짜 지혜다. 군자는 소인에게서도 배운다. 제나라 환공이 당대의 명재상 관중과 대부 습붕을 데리고...

    2017-08-08 10:38
  • 환골탈태(換骨奪胎)-달라질 거면 확 달라져라

    허물을 벗지 못하는 뱀은 그 허물에 갇혀 죽는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매미는 목청 높여 울지 못한다. 허물을 벗는다는 건 기존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로 태어나는 거다. 그건 계절에 맞춰 옷을 바꿔입는, 그 이상이다. 허물은 스스로 벗어야 한다. 누구도 그 허물을 대신 벗겨주지 못한다. 그건 고귀한 생명체의 목숨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귀하다는 건 스스로 돌봐야 한다는 뜻이다. 전한 때 사람 왕자교는 사부가(辭賦家)였다. 사부는 서정적 시...

    2017-08-01 14:12
  • 대기만성(大器晩成)-세월을 견뎌야 제대로 여문다

    수고로움을 아끼면 결과물이 미흡하다. 부화 기간이 짧으면 새끼가 작다. 정성이 부족하면 끝이 초라하다. 우뚝 선 거목은 오랜 세월을 견뎌 저리 높아졌고, 광활한 바다는 오랜 세월을 받아들여 그리 깊고 넓어졌다. 세월을 견디지 못한 포도주는 싸구려 술일 뿐이다. 포도주는 세월을 익혀 명품이 된다. 큰 그릇이 되려면 조급증을 이겨내야 한다. 정언약반(正言若反)은 도가(道家)의 시조 노자가 즐겨 쓴 기법이다. 반대인 듯한 표현으로 핵심을 찌르는 수...

    2017-07-25 09:56
  • 호가호위(狐假虎威)-남의 위세로 호기를 부리다

    수장이 아이디어를 내면 조직원은 박수를 친다. 아이디어가 좋고 참신하다고. 한데 솔직히 아이디어보다 윗사람에 대한 예의로 박수치는 사람이 더 많다. 그 예의에는 두려움이 끼어 있다. 밉보이면 밥줄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리는 흔히 누군가를 '사람'보다 '그가 가진 것'으로 평가한다. 세상에 '남의 것'을 빌려서 주인행세하려는 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전국시대 초나라에 소해휼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북방의 나라들이 그를 몹시 두려워했다. 초나라 ...

    2017-07-18 10:46
  • (12)조령모개(朝令暮改)-아침에 만들고 저녁에 고친다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治大國若烹小鮮).' 도가의 정수를 담은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다. 작은 생선은 별로 먹을 게 없다. 더구나 굽는다고 이리저리 뒤집으면 뼈만 남는다.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교육도 마찬가지다. 100년은 고사하고 10년도 안돼 이리저리 뒤집으니 그 토대가 허약하다. 뭐가 자주 바뀐다는 건 질서가 여전히 어지럽다는 얘기다. 전한(前漢) 문제(文帝) 때의 어사대부 조착은 재정에 밝았다. 백성...

    2017-07-11 10:16
  • (11)타산지석(他山之石)-만물이 모두 스승이다

    배우려는 자에게는 만물이 모두 스승이다. 길가의 돌부리 하나, 바람 속의 티끌 한 점도 깨우침을 준다. 공자는 셋이 길을 가면 그 중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고 했다. 모범은 따르고, 허물은 나를 살피는 거울로 삼으면 세상이 모두 스승이다. 소인은 성인에게조차 배우지 않는다. 손바닥만한 앎을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다. 부처의 손바닥도 벗어나지 못하면서 세상을 다 안다고 착각하는 원숭이가 바로 그런 소인이다. 배우려는 자와 배움에 뜻이 없는 자의 ...

    2017-07-05 16:38
  • (10)계륵(鷄肋)-버리기도 취하기도 아까운 것들

    삶은 늘 선택이다. 어제의 선택으로 오늘의 내가 있고, 오늘의 선택으로 내일의 내가 있다. 현자는 중한 걸 취하고 사소한 걸 버린다. 어리석은 자는 반대다. 우자(愚者)는 이익을 위해 몸을 버리고, 권력을 위해 '나'를 버린다. 사소한 걸 취하고 중한 것을 버린다. 한데 살다보면 취함과 버림의 선택이 수시로 애매하다. 버리자니 아깝고 취하자니 이익이 손톱만한 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인을 쳐다본다. 나를 어쩔거냐고. 계륵(鷄肋)은 누구나 아는...

    2017-06-28 18:40
  • (9)후생가외(後生可畏)-뒤에 오는 사람이 두렵다

    앞서 가는 사람보다 뒤에 오는 사람이 두렵다. 앞서 가는 사람은 깃발이다. 뒤에 오는 사람의 길이 되고, 희망도 된다. 뒤에 오는 사람은 그림자다. 발뒤꿈치에 붙어다니다 어느 순간 치고나온다. 앞선 자와의 거리는 쉽게 가늠된다. 가늠되면 좁힐 묘안도 생긴다. 뒤에 오는 자와의 거리는 가늠이 어렵다. 그러니 인간은 수시로 뒤를 돌아본다. 가늠되지 않으면 불안한 게 인간이다. 그 불안이 때로는 걸음을 재촉한다. “뒤에 난 사람이 두렵다(後生可畏)...

    2017-06-22 09:35
  • (8)조장(助長)-무르익기를 기다리지 못하는 조급증

    아이러니다. 세상의 속도는 무섭게 빨라지는데 인간의 조급증은 되레 심해진다. 컴퓨터 부팅 몇 초 늦다고 모니터를 째려보고, 자판을 두들겨댄다. 컴퓨터가 '요즘 인간들 왜 저러나'하고 쑤군대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컴퓨터 눈치가 좀 빠른가. 맹자의 호연지기(浩然之氣)는 바르고 큰 마음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한 정기(精氣), 한치의 부끄러움 없는 용기, 자잘함에 매이지 않는 자유다. 부동심(不動心)과 호연지기는 맹자 사상...

    2017-06-15 15:02
  • (7)우공이산(愚公移山)-믿음은 산도 옮긴다

    중국발(發) 스토리는 과장이 심하다. 특히 ≪장자≫ ≪열자≫는 과장의 끝장판이다. 붕새가 한 번 날갯짓을 하니 바다에 파도가 요동치고, 굽은 나무가 드리운 그림자에서 말 삼천 마리가 더위를 식히는 식이다. 한 술 더 떠 열자는 아예 하늘을 날았다. 그런 과장이 얘기를 재밌게 끌어가고, 그 안에 담긴 속뜻을 쉽게 깨우치게 한다. 중국의 고전이 세계의 고전이 된 이유다. 먼 옛날 중국의 한 작은 마을에 우공(愚公)이라는 90세 노인이 살았다. 한...

    2017-06-08 09:19
  • (6)읍참마속(泣斬馬謖)-공(公)을 위해 사(私)를 버려라

    가까우면 예뻐보인다. 예쁘면 재능까지 돋보인다. 여기에 화(禍)가 숨어 있다. 가까운 자를 다스리지 못해 망한 나라는 역사에 무수하다. 가까운 자를 믿다 패한 전쟁 또한 헤아리기 어렵다. 발등은 믿는 도끼에 찍힌다. 가까운 데를 바로잡지 않으면  먼 곳에 반드시 화가 있다. 삼국지는 위·촉·오 세 나라가 천하통일을 꿈꾸는 얘기다. 전술과 지략, 음모와 술수가 얽히고설켜 있다. 삼국지는 고사성어의 바다다. 계륵(鷄肋) 삼고초려(三顧草廬) 수어지...

    2017-06-01 11:30
  • (5) 이심전심(以心傳心)-진심은 마음으로 통한다

    깡통이 시끄럽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 물이 얕으면 자갈조차 소리를 내며 떠내려간다. 세상이 시끄럽고 요란하다. 서로 자기 주장만 내세우고, 자기만 옳다 한다. 너와 나는 어디서나 마주보고, 저쪽에서 보면 내가 네가 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석가는 노자의 무언지교(無言之敎)를 몸소 실천한 성인이다. 경전보다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말보다는 자신의 삶으로 깨우쳤다. 석가는 참으로 큰 스승이다. 송나라 스님 도언은 석가 이후 고승들의 법어를 기록한 ...

    2017-05-26 10:22
  • (4)역린(逆鱗)-남의 약점은 들추지 말고 감싸라

    인간은 그리 고상하지 않다. '이성(理性)'으로 포장하지만 속내는 '이기(利己)'가 그득하다. 남의 약점에는 촉을 세우고, 자신의 약점에는 방패를 친다. 그러니 남의 눈 티끌은 들보만 하게 보이고, 자신의 눈 들보는 티끌만 하게 보인다. 그러니 세상에는 삿대질이 어지럽다. 입은 약이면서 독이다. 타인의 상처를 아물게도 하고, 상처를 헤집기도 한다. 누구는 입을 약으로 쓰고, 누구는 독으로 쓴다. 사람마다 격이 다른 이유다. 유가와 법가 사이에...

    2017-05-22 10:03
  • (3)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겉만 다른 고만고만한 생각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이면 생각도 고만고만하다. 고만고만한 새들이 모이면 날갯짓도 고만고만하다. 그래도 그중에서 자기가 제일 잘났다고 목청을 높인다. 조금 더 높이 난다고 우긴다. 세상사 모두 저 잘난 맛에 산다. 뱀 꼬리가 용 머리라고 우기고, 시냇물이 강이라고 억지를 쓴다. 참으로 아리송한 세상이다. 양혜왕이 맹자를 초청해 물었다. “선생께서 천리를 멀다 하지 않고 이리 와주셨으니 저희에게 어떤 이익을 주시려는지요.” 맹자가 답했다. “어...

    2017-05-18 10:33
  • (2) 농단(壟斷)-높이 올라 이익을 독식하려는 탐심

    간단한 문제부터 하나.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게 뭘까? 답은 인문고전이다. 농(弄)을 절반쯤 섞었다. 공자 맹자가 나오면 누구나 한마디씩 거든다. 그러다 얘기가 조금 깊어지면 슬그머니 꽁무니를 뺀다. 간음한 여인을 죽이라며 아우성치던 자들이 '죄 없는 자부터 돌을 던지라'라는 예수의 말에 조용히 자리를 뜬 격이다. 무식이 부끄러워 꽁무니를 빼고, 죄가 부끄러워 자리를 떴다. 진짜 부끄러운 건 뉘우치지 않는 거다. 과오를 되풀이하고, 죄를...

    2017-05-15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