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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icopy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choicopy
작가 / 카피라이터
  • 풍경과 시-사랑하라, 죽기 전에

    풍경과 시-사랑하라, 죽기 전에

    모든 시계는 멈추고 전화를 끊어라 울부짖는 개의 울음소리 멈추어라 피아노 소리를 멈추고 북소리도 죽여라 관을 꺼내고 조문객을 오게 하라. 비행기들은 슬퍼하며 머리 위를 돌아라 '그는 죽었다'라는 메시지를 그려라 하얀 목 주변에 그레패 넥타이를 한 비둘기를 매게하고 교통 경찰관에게 검정색 목화 장갑을 끼게하라. 그는 나의 북쪽, 나의 남쪽, 나의 동쪽 그리고...

  • 죽음

    죽음

    [시로 읽는 풍경] 죽음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구비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 죽음

    죽음

    가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병원으로 달려가는 길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하늘은 파랗게 빛나고 있었다. 부활절에 저 세상으로 갔으니 행복이라고 달랬지만 슬픔은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 꽃은 져도다시 피지만 사람이야 어디 그런가. 죽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장지에서 큰 형이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죽어서 묻힐 게 뭐 있나. 뼈를 산이나 강에 뿌리는 것이 ...

  • 경쟁의 힘

    경쟁의 힘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경쟁이었다. 수많은 정자 중에서 하나가 선택되어 내가 된 것이다. 여자의 난자는 한 번에 하나만 나오는데 남자의 정자는 한 번 사정시마다 수 억 개가 나온다. 우리가 정자시절을 기억할 리는 만무하지만 본능에 의해 경쟁심이 형성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래서일까? 경쟁은 인생의 법칙이라고 말하는 이가 많다. 하기야 학교시절부터 ...

  • 그들의 가시

    그들의 가시

    일테면 미얀마 바간의 수천개 탑들은 그들의 가시였다. 인레 호숫가의 이름 모를 탑군도 마찬가지. 이라와디 강가의 찰진 흙으로 벽돌을 빚어... 탑으로 쌓은 이들은 그것이 가시가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사람들은 그저 탑을 보러 온다. 시대의 유물이 그들을 먹여 살리는 것에 만족한다면 미얀마의 유영은 펼쳐지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그 여행이 그리워 미얀마 지...

  • 시로 읽는 광고 - 엄마의 마음

    시로 읽는 광고 - 엄마의 마음

    열무 삼십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엄마 안 오시네, 해는 지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 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 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엄마걱정 엄...

  • 시로 읽는 광고-남자 약올리기

    시로 읽는 광고-남자 약올리기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 싱싱하게 몸부림치는 가물치처럼 온 몸을 던져오는... 거대한 파도를 몰래 숨어 해치우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것들 뿐 눈에 띌까, 어슬렁거리는 초라한 잡종들 뿐 눈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 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 중에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세상에서 멋진 잡놈들을 추방해 버린 것은 아닐까. 핑계대기 쉬운 말로 산업사...

  • 시로 읽는 광고-당신이 누구라도

    시로 읽는 광고-당신이 누구라도

    겨울 동안 너는 다정했었다. 눈(雪)의 흰 손이 우리의 잠을 어루만지고 우리가 꽃잎처럼 포개져 따뜻한 땅 속을 떠돌 동안엔 봄이 오고 너는 갔다. 라일락꽃이 귀신처럼 피어나고 먼 곳에서도 너는 웃지 않았다. 자주 너의 눈빛이 셀로판지 구겨지는 소리를 냈고 너의 목소리가 쇠꼬챙이처럼 나를 찔렀고 그래, 나는 소리 없이 오래 찔렸다. 찔린 몸으로 지렁이처럼 기...

  • 시로 읽는 광고 - 여자 약올리기

    시로 읽는 광고 - 여자 약올리기

    그 동안 시인 33년 동안 나는 아름다움을 규정해왔다 그때마다 나는 서슴지 않고 ... 이것은 아름다움이다 이것은 아름다움의 반역이다라고 규정해왔다 몇 개의 미학에 열중했다 그러나 아름다움이란 바로 그 미학 속에 있지 않았다 불을 끄지 않은 채 나는 잠들었다 아 내 지난날에 대한 공포여 나는 오늘부터 결코 아름다움을 규정하지 않을 것이다 규정하다니 규정하다...

  • 비가 오면

    비가 오면

    겨울비가 온다. 꾸물꾸물하더니 우중충한 하늘이 마침내 제 무게를 못 이기고 눈물을 쏟아낸다. 내 방 창으로 내다보면 키 큰 나무들이 비에 젖어 처연하기도 하고 요염해 보이기도 한다. 빗소리가 그나마 위안이 된다. 후두둑 하는 소리가 가슴속에도 내린다. 비...라고 말하면 입안으로 가득 비가 내리는 듯하다. 비. 왜 하필 비라고 이름 붙여졌을까? 돌이 돌 같...

  • 게이를 위하여

    게이를 위하여

    게이(Gay). 흔히 말하는 동성애자다. 요즘은 남성동성애자를 의미한다. 여성은 레즈비언으로 구분하여 쓴다. 게이라는 영어의 원뜻은 무엇일까? 그것은 즐거운, 유쾌한, 기쁜, 행복한...뭐 이런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데 1960년대에 여성인권운동, 흑인인권운동과 더불어 동성애자의 인권운동이 일어나면서 이 말이 동성애자로 쓰이게 되었다. 동성애자의 권리...

  • 우리에게 시간이란

    우리에게 시간이란

    시간과 공간은 주관적일까? 객관적일까? 시간이든 공간이든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객관적인 시간길이는 무엇으로 잴 수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과 있다 보면 한 시간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가는데 싫어하는 사람과는 10분도 지겹다. 시간에 객관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아무 데 앉아서 이야기를 해도 즐겁지만 지겨운 사람과는 전망좋은 커...

  • 동사의 미학

    동사의 미학

    흔히 인간형을 나눌 때 햄릿형과 동키호테형을 들먹인다. 필자는 명사형인간, 동사형인간, 형용사형인간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물론 동사형이 가장 액티브한 삶을 살 것이며 형용사형은 늘 스탭에서 머무는 사람일 것이다. 명사형은 아주 높거나 혹은 아주 낮은 곳에 머무는 인간일 것이고. 햄릿은 아버지의 원수인 삼촌이 기도하고 있는 것을 보고, 기도할 때 죽으면 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