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사장은 고민이 많다. 좋은 사람을 불러다 놓기만 하면 3개월을 넘기지 못한다. 석 달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는 “요즘 직장인”들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든다. 열심히 가르치고, 비전을 제시해 주고, 가족처럼 생각하려고 애 쓰지만 좀처럼 먹혀 들지 않는다. 아예 보수를 주지 않고 “네가 벌어 네가 먹고 살라”고 하면서 기회를 줘 보기도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그 회사를 나온 직원의 생각을 들어 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불만은 또 많다.






인간적인 대우는 하지 않고 맨날 매출만 따지고, 이것 저것 잔일까지 캐묻는데 질린다고 한다. 몇 달 더 참으며 아무리 견디려고 해도, 신뢰할 수 없고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는 K사장에게 기대할 게 없다는 거다. 누구 말이 옳을까?






도덕심이나 윤리의식, 또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특별한 기술이나 신선한 상품을 개발하지 않으면서, 덩그러니 사무실만 차려 놓고, 이 사람 저 사람 데려다가 맨땅에 돈 벌어 오라는 게 K사장의 사업전략은 아니었을까?




능력도 없으면서 일은 하지 않고, 자신의 학벌만 내세우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만 때우면서 높은 보수를 바라는 직원은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M사는 올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시장에서의 존립 자체에 위기를 느껴, 사장을 다른 사람으로 바꾸고, 외부 자금을 끌어 오고, 주요직책의 간부들을 내보내고, 젊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충원하여 조직을 재편성했다.




그리하여 곧 나아지리라 기대했지만, 3개월이 지나면서 또 다시 위기를 걱정한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더욱 큰 위기의식에 빠지고,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대처하려는 신임사장의 전략은 직원들로부터 외면당한다.




새로 들어온 인재들은 속았다는 느낌으로 또 다른 곳을 기웃거린다.




왜 그럴까?






다른 회사들처럼 “변화에 대처한답시고, 맨 윗사람부터 주요 직책의 간부에 이르기까지, 능력이나 경륜의 힘은 고려하지 않고, 나이와 직급을 기준으로 인재들을 내 보낸 결과, 남아 있는 사람들도 회사를 믿지 않게 된 것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여 모든 경비를 통제하고, 매출보고서만 받으려 하면서, 인간적인 교류와 교육의 가치를 무시하는 바람에 잔류직원들의 미래에 그림자를 드리워 준 건지도 모른다.






충분한 보수를 줄 것처럼 기대를 부풀게 하고, 막상 일을 시작하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실망시키고 일할 맛을 가시게 하는 경영자가 있다.




대외적으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지만, 함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인격과 형편없는 품성”에 상처를 받으며 신규 채용한 인재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우수한 인재가 남아나지 못하는 이유를 잘 알면서도 모른 체 하며 싸구려 인재들만 활용하여 사업에 성공하려고 한다.




자신의 리더십 부재는 깨닫지 못하고 직원들만 나무라며 비용만 줄이려고 한다. 올바르지 못하거나 잘 모르는 직원들을 가르쳐 키우려 하지 않고 경쟁기업 인재들을 훔치려 하면서 “함께 일하는 식구”들을 나무란다.






“요즘 직원들은 참을성이 없고, 이기적이다. 희생정신이나 협동심이 없다”.




“요즘 애들은 생각을 깊이 하려고 하지 않으며, 복잡한 걸 싫어하며 너무 단순하다”.




“회사에 위기가 닥쳤으나,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가려고 할 뿐, 회사를 살리려 하지 않는다”.






기업 경영자나 학계에 계신 분들로부터 자주 듣는 이야기다.




정말 그럴까? 요즘 애들만 그럴까?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그랬을까? 대책은 없는 것일까?






어른이나 리더들이 “요즘 애들”과 똑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걱정하면서, 막연히 불평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른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한편, 리더를 잘못 만난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고민하고 갈등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국가와 사회, 각 단체와 기업에서 잘못된 리더들의 사고방식과 습관, 꺾을 수 없는 고집 때문에 얼마나 많은 국민들과 구성원들이 힘없이 방황하며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가?




견딜만했던 상황마저 더욱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러 결국은 무너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지혜롭고 강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시대와 상황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리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첫째, 리더는 땀을 흘려야 한다.




자신이 먼저 나서서 일을 하고 공부를 하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말로만 지시를 하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무식한 것을 위장해서는 안 된다.




부지런히 땀 흘려 일하면서 직접 체험하고 몸소 겪어 보아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과 휴대폰을 활용한 정보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매우 똑똑하다.




땀 흘리고 노력하는 지도자는 그들에게도 다르게 보인다. 새벽 6시에 출근하여 공장과 사무실을 둘러 보며, 문단속을 점검하고 갑자기 밤 늦게 나타나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야식을 사 주고, 기대하지 않은 고마움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땀과 눈물이 필요하다.








둘째, 리더에게는 감성과 카리스마가 함께 필요하다.




부드러운 자상함과 인간적인 배려가 요구되고, 때로는 강직한 카리스마가 따라야 한다. 재미있는 일터라고 해서 마냥 즐겁게 해 줄 수는 없다. 회의나 교육 시간에는 약속한 시간에 문을 잠그고, 늦게 들어 오려는 직원들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게으르고 무식한 직원은 언제든지 잘라낼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빚을 얻어서라도 적합한 보상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거기엔 돈과 시간이 들지만, 인내와 정성이 들어 가야 한다.




발걸음 소리와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하며, 그런 지혜는 지식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거다.






끝으로, 리더는 리더를 키워야 한다.




자신보다 더 나은 후계자를 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아랫사람이 자기보다 낫다고 해서 질투하거나 위협을 느껴서는 곤란하다. 자신 있게 가르쳐 주고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그래야 윗사람으로써 존경 받을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다. 거기엔 계산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지구상에 함께 살고 있는 친구”로써의 역할이 필요하다. 타인에게 인정 받고 싶고 존경 받고 싶고 기억되고 싶은 만큼 타인을 대하면 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일들이 마음만큼 생각만큼, 알고 있는 것만큼 잘 이행되지 않는다면 아직 견딜만하다는 거다. 그러나, 견디기 힘들 정도에 이르러 이를 깨닫고 고치려 한다면 이미 늦다.




아는 것은 힘이 아니다. 아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