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낯설게 느껴지는, 혹은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나에게만 있는 일은 아니다. 생소하지만 하나의 병명처럼 이름이 붙은 증후군이라는 것을 알면 좀 위로가 될까. 나만 겪는 어려움이 아니라면 많은 사람이 걱정하고 고민하는 가운데 해결책도 있지 않을까. 적극적인 의지가 있다면 내 생활부터 다시 돌아보는 가운데 의외로 빨리 치유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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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ype: “지난해와 다르게 이렇게 무기력할 수 없습니다”
지난 해 하반기는 제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혹독한,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게 제 모든 열정을 바쳐 일한 시기였습니다. 성과도 만족스러워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했었죠. 그런데 새해가 시작되었는데 요즘은 오히려 너무 무기력합니다. 몸도 마음도 무겁기만 합니다. 물에 젖은 솜 같아요. 페넌트레이스,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모두 끝내고서도 아시아시리즈를 치르고 난 프로야구 선수의 상태가 이 정도쯤 될까요? 차라리 좀 심하게 몸살 이라도 나면 출근을 못하더라도 민망하지 않겠는데, 저만 알 수 있는 이 무기력증과 우울함은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어서 괴롭습니다.

Knowhow: 정말 온 힘과 열정을 다해 일하셨군요. 후유증으로 충분히 그러실 수 있습니다. 정열소진 증후군, 탈진 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요, 어떤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다 쏟아 붓다가 어느 순간 일로부터 자신이 소외당하는 역전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체 건강을 위해 각종 보약을 먹듯,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도 보약을 마련해야 합니다. 내 기분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돌보셔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건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요즘 기분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알고 계시다는 점입니다. 훨씬 잘 이겨내실 겁니다. 부정적인 기분이 들 때 감추거나 억누르지 말고 거기서 한걸음 벗어나 다른 생각을 하면서 크게 호흡해보세요. ‘나 너무 열심히 살고 있구나. 좀 쉬라고 메시지를 보내는구나’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격려하세요. 그러면서 잊고 있었던 기분 좋은 기억들, 감사할 일들을 다시금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되도록 수월하게 처리할 수 일부터 가볍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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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Type: “허세와 허황만 늘어나는 후배가 걱정입니다”
아끼는 후배가 있는데 요즘은 고민이 됩니다. 선하고 유머러스하고 예의 있는 이 후배가 요즘은 점점 이상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자꾸 허황된 말만 하는 거예요. 확실히 이직할 생각도 없으면서 스트레스를 좀 받으면 ‘여기저기 나 오라는데 많다’는 말로 허세를 부리지 않나, 10년 후에 두고 보자며 자기는 이렇게 살 사람이 아니라는 둥 하면서 뭔가 홀린 듯, 자기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상적인 소리만 늘어놓습니다. 이 후배를 어떻게 도우면 좋을까요?

Knowhow: 님의 후배는 벨기에의 작가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의 주인공처럼 장래의 행복만을 꿈꾸며 현재의 할 일에 정열을 느끼지 못하는 ‘파랑새증후군’을 앓고 있는 듯합니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재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생각과 달리 점점 자기 직업현실에 절망과 실망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욕구불만이나 갈등,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일단 업무시간 외에 생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다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습니다. 업무적인 딱딱한 관계를 벗어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회사 내 소모임,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따뜻하고 유쾌하게 동료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하거나, 취미 생활을 갖도록 돕는 것도 좋습니다. 가끔 함께 스포츠 같은 취미를 통해 일상의 즐거움을 찾는다면 활력과 만족을 서서히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퇴근시간을 정확히 배려해주고 퇴근 후에 업무를 집에 가져가지 않도록 절도 있는 생활을 상사나 선배가 관리해주는 배려도 도움이 많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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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Type: “‘월화수목금금금’이 차라리 마음 편합니다.”
한가한 시간이 주어지면 저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안절부절합니다. 쉬는 날 저를 보면 세상에서 그런 무능한 사람이 없다 싶게 느껴져요. 일하는 것 말고는 별로 하고 싶고 일도 잘하는 일도 없어서 차라리 월화수목금금금이 더 편하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주말과 휴일엔 평일 밤보다 잠을 오히려 잘 못 자는 것 같아요. 깊은 밤 시계소리가 유난히 똑딱거리게 들려 한번 잠을 깨면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일을 시작하고 잠은 저 멀리 달아나 버립니다.

Knowhow: 우리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은 요즘 말로 하자면 ‘워커홀릭증후군’에 걸린 분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이나 많은 역사서, 최근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만 봐도 세종의 일에 대한 열정과 집념은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늦은 밤 침소에 들 때까지 일 또 일의 연속이다보니 밑의 신하들은 괴로웠습니다. 워커홀릭 군주의 주변인은 얼마나 고달팠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 모든 것이 직장 일에 우선하는 사람들은 부하들과 가족들이 힘듭니다. 자신이 일을 못한다면 다른 생활의 일은 귀찮고 하찮게 느끼는 거죠. 삶을 마라톤에 비유합니다. 긴 레이스이기 때문이죠. 그 때문에 스스로의 체력과 스타일에 따라 스피드를 낼 때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할 때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어디까지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고 어디서부터가 무리하는 것인지는 본인은 알 수 있습니다. 그 경계선을 파악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관찰하고 살피는 습관을 필요합니다. 내 체력과 정신력을 고갈시킬 지경이 되면 안 됩니다. 질병은 1,000개나 있지만, 건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일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건강을 버리고 싶지 않으시다면,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분별력을 가지고 때로 일을 내려놓는 결단력을 자꾸 훈련하시기 바랍니다. 일의 양이 많아지면 일의 질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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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Type: “어디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는 거짓말에 질렸습니다”
별 것 아닌 일에 거짓말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혹할 정도로 실감나게 하지만 업무에까지는 치명적이지 않게 해온 덕분인지 이제까지 직장에서 안 잘렸네요. 근데 문제는 이젠 어디서부터 거짓말이고 어디서부터 진심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물증이 없고 크게 악의적이지 않아 결정적으로 어떻게 하지 못하겠습니다. 이제는 사람 자체를 못 믿겠어서 같이 일하는데도 점점 스트레스가 됩니다.

Knowhow: ‘뮌히 하우젠 증후군’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냥 이득도 없는 거짓말을 그럴 듯하게 지어내어 밥 먹듯 하는 겁니다. 어느 순간 그런 자신의 모습에 도취되어 중독되는데요, 독일 태생의 뮌히 하우젠이란 사람 때문에 생긴 말입니다. 그는 터키, 러시아 전쟁에 참전한 퇴역군인 출신으로 자신의 했던 일들을 거짓말로 꾸며 사람들에게 들려주다가, 후에 이 이야기들이 각색되어 1973년 <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이라는 책으로 발간되었다고 합니다. 병적인 거짓말이 그래도 생산적인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할까요? 말씀하신대로 병적인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대부분은 하찮은 일로 거짓말을 합니다. 그러니 거짓말을 잡아내는 데에만 신경 써봤자 별로 소득도 없습니다. 내 시간만 빼앗기죠.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터무니없더라도 무시해버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이런 사람이 업무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비난하지 말고 이에 대해 손을 쓸 수 있는 사람에게 알리는 것 좋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세세한 부분보다는 굵직한 사건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세한 부분을 여러 차례 물으면 꼬리가 잡히기 마련입니다. 같은 일을 여러 번 캐묻고,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을 잡아낸다면 성과가 있을 것입니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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