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는 늘 어떤 설렘이 있다. 실패도 실망도 하지 않은 새 시간이 하루도 훼손되지 않고 앞에 있다는 건 아직 포장을 풀지 않은 선물을 안고 있는 기분과 같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선물도 포장을 풀고 하루 이틀 시간을 쓰게 되면서, 언제 그런 설렘이 있었냐는 듯 무덤덤한 시간으로 하루하루 채워나가게 된다. ‘언제나 처음처럼’ 그 초심을 유지하는 일은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초심을 잃지 않는 한 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금연과 다이어트는 꿈이 아니다
새해가 되면 하게 되는 우리의 다짐에는 단골로 등장하는 리스트가 있다. 금연, 다이어트, 외국어 공부, 내 집 장만, 결혼하기…. 식상한 리스트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새해 다짐에서 빠지지 않는 건, 개인적으로 필요한 일이고 하나하나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목록에서는 뭔가 결핍이 느껴진다. 가슴 설레며 뭔가 어서 실행하고 싶은 욕구나 열정이 생기지 않는다. 간절한 꿈이나 목표라 하기엔 뭔가 현실과 온도차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꿈을 많이 잃어버렸다. 여기엔 여러 가지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이제 누구도 다 큰 어른, 다 늙어가는 어른에게 꿈이 있느냐 묻지도 않고 꿈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없어졌다. 인생 살아보니 삶이 뜻대로 안 된다는 것을 절감하고 스스로 ‘꿈은 무슨…’ 하며 접기도 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현실에서 괜히 꿈을 꾸는 건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 행동 같기도 하다. 그래서 결심을 해도 고작 ‘다이어트, 금연’이 큰 다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꿈이나 목표는 여기서 좀 더 달라져야 한다. ‘목표가 너무 높았나?’ 하는 문제를 반성하기보다 너무 낮게, 안일하게 잡았을 때 오는 부작용을 생각해야 한다. 무엇인가 제대로 된 소망을 품는 것은 ‘너무 높은 목표’가 아니다. 그 해에 다 못 이룰 수도 있다. 거기까지 얼마나 빨리 가는지보다 그곳을 제대로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얼마나 편하게 가는지보다 제대로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꿈만 꾸어서는 안 되고 이제 꿈을 현실로 키우는 법을 배울 차례다. 꿈은 그것을 위해 오늘 할 일을 제대로 할 때 현실이 되는 것이다. 남들이 볼 때는 오늘 내가 하는 일이 꿈을 이루는 것과 별로 관계없어 보일지라도 자기 스스로만 제대로 인식하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면 언젠가는 이룰 수 있다. 한 해의 계획과 목표도 그런 뜻과 격이 있는 꿈을 이루어나가는데, 올해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보며 세운다면,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원년이 될 것이다. 영화감독 존 카사베츠는 “공을 잡으려면 공을 잡기를 바라야 한다”고 말했다. 뭔가 되고 싶다고, 뭔가 간절히 해내고 싶다고 바라는 것이 먼저다.

# 포기해야 성공한다?
요즘 K-pop의 해외 인기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한류의 열기가 식었다는 말이 나올 때 다시 음악 장르로 불붙은 한류가 다른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분위기다. 그 때문인지 예전보다 훨씬 많은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부터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어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에는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스타들의 화려한 영광만 보았지, 그들이 포기한 학창시절, 친구, 가족, 그 나이에 느껴야 하는 10대만의 경험과 감성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어린 나이에 어른들의 세계에 뛰어들어 프로로서 자신을 갈고 닦아 스타로서의 영광을 얻는 것까지는 생각해도, 외로움과 고독을 친구 삼을 각오까지 깊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른이라 해도 이런 청소년들과 별로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계획이나 목표에 대해 장밋빛 생각을 키우면서도 거기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일에는 몸을 사린다. 이제까지 하던 대로 다 하면서 새 계획과 목표를 이루려고 하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꿈은 있지만 치를 대가는 각오하지 않고, 좋은 결과는 꿈꾸면서 그렇게 되기까지 노력하는 과정은 두려워한다면 한 발짝도 움직이기 어렵다.
성공한 누군가가 부러워질 땐 그가 성공하기 위해 어떤 대가를 치렀을지 가늠해 보자. 그만한 대가를 나도 감수할 수 있는지 냉정히 스스로에게 물으며 달콤한 결과만 부러워하던 마음을 급히 다잡는다. 어느날 복권이 당첨되길 꿈꾸기보다, 목표 금액을 모르기 위해 당장 지금부터 절약할 것을 찾아 그 절약의 습관을 3년 동안 이어가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꿈과 목표를 잃지 않되,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인내하며 대가를 치르는 것이 꿈을 이루는 길이다. 그 때문에 우리가 꿈과 목표는 가질 때도 치러야 할 대가를 확실히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대가를 치를 각오가 비장하고 단단할수록 의연해진다. 위태롭게 요행을 바라지 말고 차라리 혹독한 대가를 일찍 감수하면 한결 수월해진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천천히 소박하게 계획한 대로 실천해나갈 때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 관심은 즐거움과 열정을 잉태한다
목표를 향한 계속되는 도전은 쉽지 않다. 다만 이런 도전 자체를 즐기는 마인드가 있다면 포기하지 않는 자양분이 된다. 영국의 유명한 방송인인 테리 웨건이 “저는 평생 일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저 너무나도 즐겁고 재미있는 방송을 40년 가까이 해 왔을 뿐입니다. 꿈이 바로 저의 일입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즐길 대상으로 봐야지 괴로움의 대상으로 보면 하루하루가 힘들다. 스티브 잡스는 평생 음악에 심취했고 아이튠스나 아이팟은 이런 욕구의 열매였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힘든 개발자였지만, 성공만 한다면 누구보다 가장 열렬한 사용자가 될 것이었다. 꿈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는 괴롭게 일하지 않은 것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비전이 있는 사람은 항상 즐겁게 일한다. 반대로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인생에 대한 비전이 확실하다.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조직은 경쟁력이 생긴다. 혼자 걷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걸을 때 힘든지 모르는 것처럼, 조직의 목표에 열정과 에너지를 충만하게 하려면 서로 격려하고 힘을 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여럿이 함께 일하면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을 ‘호손 효과(Hawthorne Effect)’라고 하는데, 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서로서로 타인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애정을 가져야 한다.
올해 경제는 밖에서부터 오는 굿뉴스나 굿에너지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결과적으로 내부에서 구성원들끼리 긍정적인 힘을 서로 나누면서 격려하는 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내실 있게 가는 길이 될 것이다. 동료 사이에,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 ‘좋다’, ‘잘 한다’, ‘훌륭하다’, ‘언제 봐도 믿음이 간다’, ‘역시 최고다’, ‘좋은 생각이다’ 같은 말을 자주 해보자. 조직구성원끼리 그렇게 함으로써 나에게까지 어느새 좋은 바이러스가 전염될 것이다. 조직의 꿈도 내 꿈도 함께 이루는 길이다.

전미옥 / CMI연구소 대표, jeon@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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