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아이를 재우고 밀린 집안일을 끝내고 나면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엄마 아빠가 되면 엄마 아빠가 되기 전에 나를 채워주었던 나의 생활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내 뒤로 물러나 있다. 그러다 잠시나마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그때, 물러나 있던 엄마가 아닐 때의 나를 조금씩 꺼내어 그때를 떠올리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잠시 추억에 젖는다. 필자는 그중 하나가 음악 듣기 이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는 태교 음악을 듣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클래식과 동요를 듣고, 그렇게 아이가 30개월이 되고 보니, 나를 위한 노래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은 지가 벌써 3년이 넘게 지난 걸 눈치챌 수 있었다. 엄마가 되면 응당 아이를 위한 생활을 하기 마련이기에 아이를 위한 음악의 선곡은 훌륭한 선택이었고, 그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아이를 보는 행복도 큰 축복이기에, 어쩌면 3년이 넘도록 내 자신을 위한 음악이 없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건 당연한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달 필자는 휴대폰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휴대폰 상자에 있던 이어폰을 꺼내 평소에 내가 좋아했던 노래를 틀었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이렇게 가슴 설레게 좋아했던 노래인데 내가 왜 이걸 모르고 살았을까?라는 생각과, 아직도 나는 설레는 가슴을 가진 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면서 내 마음이 큰 울림으로 떨려갔다. 엄마가 되는 일은 아무리 각오를 하고 또 해도 버겁고 무겁고 미안하고 불안하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일까? 좋은 엄마가 되어 주고 있는 것일까? 나보다 더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늘 이런 고민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엄마도 성장해 간다. 이 성장에 엄마가 오롯이 엄마로서의 삶이 아닌, 나로서의 삶도 함께 공존해야 이 무거운 책임감들을 좀 더 편하게 앉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떨리는 일. 그것이 아이를 재우고 잠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일이라 할지라도 내가 잠시 엄마의 역할을 내려놓고 오롯이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일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괜찮다. 이렇게 나만의 시간을 조금씩 갖다 보면 그것도 하루하루 쌓여 아이에게만 온 마음을 매달려 전전긍긍했던 내 자신을 편하게 내려놓을 수 있다. 어쩌면 이 조금의 편안함이 우리 아이들을 더 자주적이고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귓가에는 양희은의 “엄마가 딸에게”라는 음악이 흐른다. 친정엄마가 생각나면서 내가 자라온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우리 딸은 어떤 추억을 담게 될까? 부디 좋은 추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30개월 우리 딸의 세상은 온전히 나일 텐데, 우리 딸이 바라보는 나라는 세상이 밝고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도록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하루하루 치유하고 나를 응원하면서 나로서 엄마로서 하루하루 잘 만들어 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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