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타버린 포도밭에서도 새싹이 나듯 절망의 인생길에도 희망의 꽃은 핀다!
< 프롤로그>
영화< 구름 위의 산책/A walk in the clouds, 1995>은 아름다운 포도 농원에서 순수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우연히 초대된 이방인 제대군인 폴이, 동병상련의 여성을 돕게 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찾아가는 내용이다. 우리는 인생의 긴 여정에서 많은 역경과 좌절을 겪지만, 그런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는 순간 더 큰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모르고  직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인생이나 살만한 것이고, 누구에게나 모진 역경의 뒤에는 반드시 희망의 꽃이 핀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준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타버린 포도밭에서도 새싹이 나듯 절망의 인생길에도 희망의 꽃은 핀다!
< 영화 줄거리 요약>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3년 만에 고향에 돌아온 참전용사 ‘폴(카아누 리브스 분)’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돈을 벌고자, 입대 전 했던 초콜릿 장사를 다시 시작하게 된다. ‘새크라멘토’로 가는 도중 우연히 도시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버려진 후 임신한 몸으로 혼자 집으로 향하는 ‘빅토리아(아이타나 산체스 지욘 분)’라는 여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성격이 엄격하고 보수적인 그녀의 아버지는 멕시코계 이민자 부호로 큰 와인 농장을 경영하는데, 결혼도 안 한 딸이 임신한 사실을 알면 죽임을 당할 것 같아 집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그녀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게 된다. 폴은 동정심이 발동하여 하루만 남편 노릇을 해주기로 약속하고 그녀의 고향 집인 “구름 위의 산책”으로 향하게 된다.

예상대로 모든 가족은 빅토리아의 결혼을 환영해 주었지만, 아버지만은 부모의 승낙도 없이 근본도 모르는 백인과 결혼했다고 노골적으로 폴을 당혹하게 하고 냉정하게 대하게 된다. 하룻밤을 보내고 모두가 잠든 새벽에 몰래 떠나려는 폴에게,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빅토리아의 할아버지 ‘돈 페드로 애러곤(안소니 퀸 분)’은 그를 설득하여 포도 수확 철 때까지만 머무르기를 청하고, 폴은 어쩔 수 없이 함께 포도 수확을 돕고, 가족의 일원으로 수확에 대한 집안의 감사축제에도 함께 참여도 하게 된다. 외롭게 고아로 자라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느낄 수 없었던 행복과 평안을 잠시나마 누리게  되면서 그는 빅토리아를 점점 좋아하게 된다. 빅토리아의 아버지도 폴의 성실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노여운 마음이 점차 사라지게 되고, 마을 축제인 추수감사절에 빅토리아와의 공식적인 결혼 발표를 하게 된다.

하지만 더는 가족들을 속일 수 없었던 빅토리아는 모든 사실을 고백하게 되고, 폴도 잠시나마 꿈만 같았던 행복한 생활을 뒤로하고, 자신의 아내가 있는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부인은 이미 다른 남자가 생겨서 폴에게 이혼을 요구하게 되고, 이에 폴은 오히려 부인에게 감사하면서 이혼을 하게 된다. 자유로운 몸이 되자마자 폴은 빅토리아와의 재회를 위해 “구름 위의 산책” 마을로 돌아갔지만, 딸의 거짓에 크게 실망한 그녀의 아버지는 폴에게 화를 내다가, 실수로 아버지가 집어던진 램프로 인해 포도밭에 불이 옮겨 붙어 모든 것이 다 타버리게 된다. 하지만 폴은 어둠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다행히 뿌리까지 타지 않은 마지막 포도나무를 찾아내어 포도밭을 재건할 수 있는 희망을 얻게 되고, 절망 속에서 다시 꿈을 찾은 빅토리아 가족들의 축복 속에 두 사람의 사랑은 꽃이 피게 된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타버린 포도밭에서도 새싹이 나듯 절망의 인생길에도 희망의 꽃은 핀다!
< 관전 포인트>
A.영화에서 서사적인 영상이 아름다운 장면들은?
멕시코의 드넓은 포도농장이 안개에 싸인 풍경과 달밤의 불빛, 낙조와 어우러진 포도밭, 그리고 화재에 불타는 포도농원 등 영상이 환상적이다. 특히 밤에 기온이 차가워지면 포도의 맛이 떨어지므로 온 가족이 포도나무 사이사이에 불을 피우고 거대한 나비 날개를 만들어 어깨에 달고 더운 바람을 나무에 날려 보내는 밤 풍경은 아름다운 축제를 보는 것 같다.

B. 포도 수확하는 날 마을 사람들이 하는 행사는?
포도를 수확하는 날 온 마을 사람들은 수확한 포도를 커다란 통에 넣고 성공적인  와인 생산을 기원하는 의미로 다산을 상징하는 결혼한 여자들이 나무통에 들어가서 포도를 밟아 으깨고, 남자들은 밖에서 악기 연주를 하여 여자들이 포도를 신나게 밟게 하면서 자연스레 마을 축제로 연결된다.

C. 빅토리아 아버지의 실수로 포도밭이 모두 타버린 뒤 ‘폴’이 한 행동은?
밤새 다 타버린 포도밭을 보며, 망연자실한 가족들을 보며 폴은 부랴부랴 지난번 빅토리아의 할아버지가 첫날 자신을 이끌고 갔던 곳(1580년 스페인에서 멕시코로 포도 뿌리만 달랑 들고 와서 심었던 포도나무가 있던 곳)으로 가서 뿌리를 확인하고, 다행히 뿌리 속의 종자 새싹은 타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어떤 재앙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를 주게 된다. 빅토리아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면서  딸에게 고백한다. “난 두려웠다. 널 잃게 될까 봐 두려웠다. 가족 모두를 달리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다. 네가 가르쳐 주겠니? 제발 가르쳐다오”그리고 폴에게” 뿌리야! 자네 가족의 뿌리이기도 가지. 심어보게” 라며 폴과 빅토리아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게 된다.

D. 폴이 역경을 헤치고 마지막으로 인생의 행운을 잡은 계기는?

초콜릿을 판매하러 가던 도중 만난 빅토리아의 딱한 처지를 외면하지 않고, 그녀의 집까지 동행하여 도우려고 했던 아름다운 마음이 결국, 사랑스러운 부인과 포도농원에서의 의미 있는 삶을 가지게 되는 행운을 잡게 된다. 특히 사고로 포도밭이 모두 타버린 절망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뿌리를 발견하여 새롭게 포도밭을 일구도록 노력한 것이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 기회도 만들게 된다.

E. 빅토리아의 할아버지가 폴의 인생에 준 영향은?
폴의 순수한 내면을 알아본 빅토리아의 할아버지 돈 페드로는, 하룻밤 자고 새벽같이 몰래 길을 떠나는 폴을 설득하여 포도 수확기까지 자신의 농장에 더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한다. 사실은 할아버지는 폴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보고는 자신의 손녀인 빅토리아와 좋은 인연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랐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수시로 폴에게 다가가 그가 판매하는 초콜릿을 한 두 개씩 먹으며 붙들기도 하고, 폴에게 스페인 세레나데를 가르쳐 자신의 손녀 마음을 얻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할아버지는 건강이 좋지도 않지만, 술을 즐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낭만적 신사이기도 하다.
[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타버린 포도밭에서도 새싹이 나듯 절망의 인생길에도 희망의 꽃은 핀다!
<에필로그>

영화 속 주인공 ‘폴’은 어릴 적 고아로 외롭게 성장하여, 전쟁에 참전하게 되면서 인생의 역경을 겪게 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와 우연히 정반대의  세상인 평화로운 마을” 구름 위의 산책”에 가게 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누구든 삶의 고통과 힘든 여정을 피해서 살아갈 수는 없다. 하지만, 폴처럼 자신의 인생을 피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어려운 상황을 외면하지 않으며 진실하게 살아간다면 행운의 여신은 분명 살며시 당신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삶을 위해 낙천적인 마음으로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