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할 때가 많다.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한참을 울어 대거나 안되는 것을 되게 해달라고 조르거나 그 밖의 많은 이유로 아이와 실랑이를 할 수밖에 없을 때. 그때 부모는 어쩌면 신보다 더 강력한 인내심을 요구받는다. 보통 육아 지침서나 훌륭한 부모가 되는 법을 알려주는 글에서는 이 화를 참으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열 번을 잘해도 한 번의 화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다. 필자도 아이를 낳기 전 많은 육아 지침서로 태교를 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게 당연한 거 아니야? 누가 아이에게 소리를 질러? 누가 아이에게 화를 내?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새끼 그저 사랑해주기에도 모자랄 시간인데’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정말 화가 솟구칠 때가 있다. 그것도 자주.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와 내가 상처를 덜 받게 되는 길일까? 오늘은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해 보았다.

일단 아이는 아이라는 것을 인지 해야 한다. 세상이 궁금하고 신기하고 온 몸으로 경험하고 알아가는 시기임을 꼭 명심해야 한다. 일단 이것을 명심하고 나면 아이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이해가 되었다고 해서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해는 이해 지만 화는 화다. 그래도 일단 아이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의 화를 다스리는 출발점 이기에 일단 우리는 아이를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도록 하자. 이해가 끝났으면 이제 이해하는 것을 말로 내뱉어 보도록 하자. 예를 들면 아이가 우유를 매트에 신나게 뿌리고 있다. 이럴 경우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솟구치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저 아이를 낳은 부모이다. 참자. 참아야 한다. 아직 화는 아니다. 이해를 하기로 했으니까 이해를 먼저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 우유를 뿌리는 것이 재미가 있어서 그런걸 꺼야.’ 이해를 했으니 이해한 것을 말로 해본다. “메이야, 우유를 매트에 뿌리는 것이 재미가 있어?” 신기하게도 이해한다는 생각을 말로 하고 나면 화가 좀 수그러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다음 아이가 말을 못 하던 잘하던 상관없이, 우유는 먹는 거라고 설명을 해주고 “물놀이가 하고싶었구나~” 하면서 아예 물놀이를 하게 해주면 된다.

그런데 아마 이런 일이 세 번 이상 아니 열 번 이상 반복이 될 것이다. 한번 말해서 행동이 바로 개선되는 아이는 이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니 아무리 부처라도 매트에 우유를 열 번 이상 엎는다면, 이건 도저히 못 참아 주지 않을까? 정말 부모도 이 정도면 입에서 불 같은 화가 나오기 마련일 것이다. 그리고 이미 불 같은 화를 쏟아 내었다 하더라도, 그동안 열 번 이상 아이를 더 사랑해 주었다면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차라리 “엄마가 너무 속이 상해서 화를 내었어, 소리 질러서 미안해, 화내서 미안해” 하며 꼭 안아주자. 부모도 사람이다. 어떻게 소리 한번 지르지 않고 화 한번 내지 않고 아이를 키울 수 있겠는가? 다만 그 화가 아이의 가슴속 깊은 상처가 되어 그것이 고통이 되지 않도록 부모는 화의 정도를 잘 컨트롤해야 하고, 현명하게 화를 내는 방법에 대해서 항상 생각하고 노력하고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은 나와 아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아이를 먼저 이해하자. 그리고 이해하는 것을 말로 표현하자. 그런 다음 실제로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해결해주자. 그러다 화를 내게 되었다면 얼른 아이게 사과를 하고 꼭 껴안아 주자. 우리가 어렸을 때 부모님에게 혼이 났던 적을 떠올려 보면 어떨 때 내가 상처가 되었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혼을 내는 기억이 훗날 아이가 ‘엄마 그때 그랬었지’ 하며 지나간 추억으로 웃으며 말할 수 있게 하면 그뿐이다. 부모도 사람이다. 오늘도 아이에게 화를 내었는가? 그렇다면 두배 세배 열배로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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