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담을 진행했던 분이 아는 사람이 추천해줬다는 물건을 보여주시면서 물어보셨던 질문 하나. 이거 몇 년 정도 보면 될까요?"이 분의 의도인 즉, 몇 년 뒤에 현금화가 가능하냐는 의미였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이 분은 이 땅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시려고 하기보다 현금화에만 큰 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어차피 그때 가서 따지시지도 않을 거, 그냥 3년이요 혹은 5년이요. 이렇게 영혼 없이 대답해 드릴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그건 저도 모릅니다.

​얼마 전 대화했던 경기도 어느 지역의 부동산 사장님. 주로 땅을 취급하는 이 분은 겉으로 보기에 호재가 넘쳐나는 지역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한 달에 한건의 계약도 겨우 쓴다며 힘들어하셨습니다. 더불어 본인도 여기저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분으로 많은 땅을 투자하신 분이시지요. 심지어 대출까지 받은 땅이라 이자 때문에 몹시 괴로워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제가 2016년에 살 때, 2017년에는 분명히 돈이 되겠다 싶어 무리해서 산거예요. 그런데 이게 생각처럼 흘러가지를 않아서...” 이 분이 사신 땅은 실제로 그 지역을 대표하는 큰 호재 중 한 곳 인근에 위치한 땅이었는데요. 그 호재의 구체화 시기가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예상치못한 변수가 나타났고, 현금화를 하지 못하고 이자를 오랫동안 내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땅 투자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현금화가 가능한 시기에 대한 정답을 듣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현금화가 가능한 시기를 꼭 짚어서 얘기할 수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동산 사장님의 사례처럼 다양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땅을 살 때는 평균 5년에서 10년 정도는 생각하라고. 땅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많은 분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뭐 수학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그런 정답이 아닙니다. 어떤 땅은 5년이 안 걸릴 수도 어떤 땅은 5년을 넘게 걸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현금 가능한 시기를 예측하는 게 나쁘다고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예측 수준인 현금화 시기에 대해 너무 맹신하게 되시면 조금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부동산 사장님처럼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실 수 있거든요.

​종잣돈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현금화의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큰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뭐 비단 땅투자에만 발생하는 상황일까 싶습니다. 아파트의 경우도 투자할 때 몇 년 뒤에 현금화가 가능한지 그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가지고 투자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아파트 값이 시간이 흘러갈수록 우상향 할 것이라는 일종의 믿음. 그것이 아파트 투자를 결정할 때, 훨씬 강력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땅투자를 하시는 많은 분들을 한번 관찰해보세요. 그중에는 몇 년 뒤에 현금화가 가능하겠다는 정답을 알고 계신 분들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그것이 이 분들을 땅투자에 적극적이게 만듭니다.

​우리는 신이 아닌지라 미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오로지 현재입니다. 현금화의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 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땅투자를 망설이고 계신다면... 즉,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땅투자를 시작하지 못하고 계신다면... 누구도 통제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정답을 알기위해 찾아다니느라 아까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시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현재에 에너지를 집중해보세요. 그중 하나의 방법은 그 땅의 가치를 파악하는데 집중하는 것입니다. 호재가 있는 땅, 도로 붙은 땅, 작은 땅 등 희소가치가 있는 땅일수록 현금화하기가 유리하거든요. 또 다른 가능한 방법은 비슷한 조건의 땅을 급매, 경공매 등을 통해 최대한 싸게 사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다지 대단한 호재가 없어 보이는 지역에서도 싸게 사서 빨리 현금화를 하는 분들이 꽤 있거든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빨리 현금화한다는 것이 반드시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도 않고요. 그러나, 미래에 대한 정답을 구하러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 되어줄 것입니다.

박보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