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유 대리는 같은 팀 김 대리에게 회사는 그동안 어떻게 했는지 물어본다.

유대리: 대리님. 우리 회사가 연차를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가 지정한 날에 일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근무한 직원들도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나요?

김대리: 연차휴가 촉진을 했으니 지급할 의무가 없는 것 아닌가요? 저는 그렇게 알고 있는데요.

유대리: 그러면 휴가도 못쓰고 일했는데… 지정한 날에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도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김대리: 본인의 운이죠 뭐.

유대리: 인사업무를 하는 사람이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은데요. 적어도 이월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김대리: 그렇긴 하죠. 저번에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위원이 문제제기를 한 적은 있어요.

유대리: 부서장의 재량권을 주어 시기를 조정하거나 다음 해로 이월시키는 방안이 좋을 것 같은데요.

 

나름 해결책을 찾은 유 대리는 강팀장에게 건의를 하기 위해 팀장실을 노크한다.

 

유대리: 팀장님 우리 회사가 연차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회사가 지정한 날에 일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근무한 직원들도 연차휴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서장의 재량권을 주어 시기를 조정하거나 다음 해로 이월시키는 방안이 좋을 것 같은데요. 팀장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강팀장: 좋은 생각이야. 그런데 연차휴가를 이월시켜도 문제가 없는 건가?

유대리: 연차휴가를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 이월시키는 것인데 문제가 있겠어요?

강팀장: 아닐걸. 지난번 정노작님과 회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어. 유 대리 말은 잘 알겠으니 검토해서 제안을 해보라고.

 

유 대리는 일단 관련 법조항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심히 근로기준법 제60조를 살펴본 후 뭔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미소를 짓는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연차 유급휴가) ①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12. 2. 1.>

②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개정 2012. 2. 1.>

③ 삭제  <2017. 11. 28.>

④ 사용자는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제1항에 따른 휴가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가산휴가를 포함한 총 휴가 일수는 25일을 한도로 한다.

⑤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⑥ 제1항 및 제2항을 적용하는 경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은 출근한 것으로 본다.  <개정 2012. 2. 1., 2017. 11. 28.>

1. 근로자가 업무상의 부상 또는 질병으로 휴업한 기간

2. 임신 중의 여성이 제74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로 휴업한 기간

3. 「남녀고용평등과 일ㆍ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제1항에 따른 육아휴직으로 휴업한 기간

⑦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유대리: 정노작님 제가 해석한 것이 맞나 확인 좀 부탁드립니다.

정노작: 말씀해보세요.

유대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7항에 “연차휴가는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조항을 근거로 연차휴가를 이월할 수 있지 않나요?

정노작: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유대리: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연차휴가를 1년간 사용하지 못한 경우 소멸되지 않는다고 해석되므로, 이월시킬 수 있다는 내용 아닌가요?

정노작: 그렇게도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조항은 사용청구권이 소멸하고 수당청구권이 발생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1년간 사용하지 못한 연차휴가는 소멸되지 않으므로, 회사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로 해석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의 체계상 맞다고 생각됩니다.

유대리: 그럼 연차휴가를 이월할 수 없다는 의미인가요?

정노작: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기준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유대리: 네?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에 어떠신가요? 연차휴가를 이월시키는 것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것일까요?

 

정광일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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