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이라는 말이 있다. ‘궁하면 통한다’라는 말도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최상급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아쉽게도 오늘날엔 이심전심인 상황이 그렇게 흔하지 않다.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네트워크 안에 하나로 묶여 있다고 해도 소통이 되지 않아 갈등과 단절이 생겨나는 곳이 오히려 더 많아졌으니 말이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옆자리의 동료와도 소통이 원만하지 않은 일은 누구에게나 흔한 경험이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는 휴대전화도 인터넷도 진정한 소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으로 소통할 수 있을까.

벽을 허무는 문화로 소통하자
추억의 만화영화 ‘로봇 태권브이’가 다시 새롭게 단장하고 개봉하였을 때, 70년대 일본만화영화에 당당히 맞섰던 ‘로봇 태권브이’는 3,40대의 어린 시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추억이지만,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된 그들의 손을 잡고 따라온 자녀들과도 세대와 시대를 잊고 즐겁게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시대를 뛰어넘고 세대와 소통하는 도구로 로봇 태권브이는 부활한 것이다.

문화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편견이나 벽을 없애주는 아주 좋은 소통의 도구다. 과거 먹고 사는 일만으로도 힘겨웠던 시절엔 ‘문화가 밥 먹여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요즘은 ‘문화가 밥 먹여주고 소통하게 만든다.’ 어느새 문화예술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며 행복의 근원이라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문화는 우리 삶 깊숙한 자리에서 밥 이상의 가치로 우뚝 섰다. 요즘 기업들이 이렇게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명제를 실천하기 위해 지속적인 문화 활동 지원 사업을 펴고 있는 것도 기업 이미지를 높여 소비자와 소통하여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적인 소통 방식은 감성과 맞닿아 있다. 문화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스스로 문화를 즐길 줄 알고 타인에게도 함께 하길 권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와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알고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스트레스 관리능력이 뛰어나다.

문화예술인과 교류하라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사람들간의 소통에 있어서는 굉장히 열린 지도자였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주저하지 않았고 이견이나 반론, 비판도 화내지 않고 들을 줄 알았다. 보좌관 중 한 명이 대통령을 겨냥하는 비판을 해도 너그럽게 대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독창성과 기발함, 창의성과 기이함을 굳이 구분하려 하지 않았다. 다른 생각이나 틀린 생각이라도 참신해 보이면 대다수가 인정하는 옳은 생각보다 그를 더욱 끌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긍심이 강한 한 나라의 대통령씩이나 되는 사람이 이런 열린 자세를 갖기란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의 이런 거리낌 없는 커뮤니케이션의 자세는 남다른 문화적 안목 덕분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프랑스문화 르네상스를 꿈꾸었던 미테랑은 폭넓은 문화예술인들과 교류하거나 등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으로 현재 우리나라에 수많은 독자를 거느린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사회당 집권 이후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을 10년간 역임했으며, 작가 이브 시몽도 미테랑을 보좌했다. 
그는 다른 나라를 순방할 때는 자국의 문화예술인을 대동하고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1993년에도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린 영화배우 소피마르소를 데리고 방한했다. 그의 문화 외교는 문화와 예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문화대통령으로 자신을 브랜딩하면서, 프랑스 문화를 세계에 과시하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했다. 미테랑은 그 어떤 무기보다 그 어떤 상품보다 문화는 거부감 없이, 그리고 가장 열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도구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직원들과 문화 마인드를 함께 높여가자
직원들과 문화 메신저로 소통하는 CEO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예술에 대한 진정한 철학과 수준 높은 안목을 가지고 스포츠, 예술, 문화 다방면에 걸쳐 끊임없이 배우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CEO, 문화예술회관 버금가는 사옥에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설 갤러리와 전문공연장을 만든 CEO, 직원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공연물, 전시회 등을 끊임없이 기획하고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을 전 임직원에게 구입하여 선물하는 CEO 등 아주 다채롭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및 식품회사인 ‘유니레버’는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캐털리스트(Catalyst)라는 신개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원들에게 세계 시장의 다양성을 공부하는 장을 마련해주는 동시에, 시인, 작가, 배우 등을 직원 교육의 선생님으로 초빙하여 직원들의 작문능력을 개발하고 표정관리, 대화방식, 발표능력 개발 등 개인의 PI능력을 키우는 등 직원의 창의적 능력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직원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고, 창의력 개발이 바탕이 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이처럼 문화를 경영에 활용하려는 경영인은 문화에 대한 철학과 안목을 가질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문화의 코드를 이해하는 일에 성실한 자세가 꼭 필요하다. 문화의 핵심적인 코드는 ‘창의성’과 ‘다양성’으로, 업무에 지친 직원들의 형편이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등산, 레프팅, 서바이벌 같은 단선적인 프로그램만으로 이루어지는 문화경영은 성공할 수 없다. 조화와 화합의 코드를 찾아 기업, 직원, 문화예술 모두가 즐거운 길을 찾아야 한다. 직원을 존중하고 직원의 행복을 위한 CEO의 애정 어린 노력은 조직원들의 문화 마인드를 높이고, 그러한 조직원들이 만드는 기업의 문화예술 활동은 영리추구가 궁극적인 목적인 기업의 쌀쌀한 얼굴을 따뜻한 인상으로 바꾸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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