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노인을 슬프게 하는 차가운 시선들-노인학대 예방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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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실칼럼] 노인을 슬프게 하는 차가운 시선들-노인학대 예방의 날
증가하는 노인인구와 노인을 무시하는 사람들

우리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 젊음이 영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인은 젊어봤지만, 젊은이는 노인이 되어 본적이 없어서일까? 어떤 몰상식한 사람이 귀가 어둡고 행동이 느린 노인에게 한 불편한 행동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있었다. 한 피자점 직원이 주문을 제대로 못하는 할아버지 손님의 영수증에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적어놓은 것이다. 말을 한번에 척척 못알아 듣는다고 노인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나이가 들어 노인이 된다. 친정아버지가 살아생전 자주 했던 말이 있다. ‘몸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아서 속상하다’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장 속상한 것은 주변의 차가운 시선들

노인들을 정말 힘빠지게 하고 슬프게 하는 것은 늘어가는 주름이나 하얗게 변하는 머리카락이 아니다. 바로 힘 빠지고 경제력이 없어진 노인을 무시하고 방임하는 가족이나 주변인들의 차가운 태도들이다. 100세시대가 되어가는 고령화 시대에 늘어나는 노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변해야 한다. 발전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주변을 보면 노인학대라고 할만큼 가혹한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노인학대의 가해자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아닌경우가 많다. 가까운 가족이나 노인 요양 시설에서 학대받고 있는 노인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위한 날, 노인학대 예방의 날

세계 노인학대방지망(INPEA)이 2006년부터 유엔(UN)과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정한 세계기념일이다. 우리나라도 2017년부터 노인복지법개정을 통해 이날을 공식적인 ‘노인학대예방의 날’로 정했다. 노인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 노인학대의 심각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날이다. ‘노인학대’란 신체적ㆍ정서적ㆍ언어적 학대 및 유기ㆍ방임으로 인한 소외를 모두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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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공경 문화를 위해서는 화목한 가정문화가 우선되어야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배우자와 다시 결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누군가에게 한번쯤은 받았을 것이다. 얼마 전 점심식사를 함께 한 여성 지인이 내게 이 질문을 했었다. 그런데 그 때 내가 뭐라고 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생각이 그때 그 때 바뀌기 때문인지도……. 그런데 지인의 답변은 고추장에 매운 청량고추를 찍어 먹은 것처럼 확실히 기억이 난다.

아내를 감동시킨 것은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바로 진심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하지… 근데 남편이 아니라 내 아들로 태어났으면 좋겠어!”라고……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반려자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몇 번을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반려자와 반드시 결혼하겠다고 한 미국의 유명인이 있었다. 그 남편이 아내를 감동시키고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비싼 다이아몬드나 화려한 옷 공세가 아니었다. 단지 아내에게 편지와 카드 그리고 메모를 건넸을 뿐이었다. 바로 진심의 힘이었다. 배우이자 정치가였던 그 남편은 촬영일정 때문에 혹은 선거유세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도 아내에게 자주 편지를 썼다, 그리고 집에 있을 때나 집무실에 있으면서도 썼다. 심지어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가면서도 틈나는 대로 아내에게 글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덕분에 그는 아내로부터 전적인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아내의 덕행은 친절히 보고 잘못은 못본 척 하라

미국의 전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낸시 레이건여사의 이야기다. 부부금실 좋은 한 지인은 지갑에 늘 지니고 있는 것이 있는데, 아내의 덕행은 친절히 보고 잘못은 못 본 척 하라’고 적힌 종이다. 아내가 적어 준 것이냐고 농담 삼아 묻자, 브라이언트의 명언이라고 멋쩍게 대답한다. 이 세상 남편들의 마음지갑에 새겨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남편의 애정을 느낀 아내와 아내의 존경을 받는 남편은 마음의 결이 곱다. 마음의 결이 고운사람은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여유가 있다. 나이가 들어서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위축될 수 있는 부모의 마음도 더 잘 헤아릴 수 있다. 결국 화목한 부부가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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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배려하는 부부애가 부모공경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

미국의 기상학자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태평양 한 가운데서 태풍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이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의 작은 감동은 끝없는 파장을 일으켜 먼 곳까지 감동의 물결을 자아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 하나는 소 네 마리가 끄는 힘보다 강하다는 덴마크 속담도 있는 것처럼. 그 배려 넘치는 부부애는 바로 부모공경으로 자연스럽게 파장을 일으킬만큼 강하다.

부부애의 뿌리는 서로를 배려해 주는 마음

꼭 반짝이는 다이아가 아니어도 좋고 두툼한 돈 봉투가 아니어도 좋다. 길거리에서 파는 머리핀 하나라도 가던 길 멈추고 이리저리 아내를 생각하며 고르고 골랐을 남편의 따끈한 사랑을 아내들은 원한다. 주방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기에 나가봤더니, 남편이 혼자 바쁘다. 뭘 하냐고 물었더니 내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을 한다고 한다. 나도 잊고 있었던 음식. 잡채였다. 얼마 전 무심코 TV에 나온 잡채가 먹고 싶다고 했던 나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을 기억한 것이다. 행복이 밀려왔다. 이렇듯 아내들은 아내의 말 한마디를 소중하게 기억해주는 관심과 배려에 감동한다.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가족을 감동시키는 사람

자신이 먼저 아내를 또 남편을 감동시킬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감동시킬 수 없다.먼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감동시키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지만, 가장 가치 있는 일임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으므로……. 괴테도 배우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행복하고 싶다면 배우자를 부모를 가족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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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일만 하느라 가족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슬픔

가까운 지인이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퇴근하고 집의 현관문에 다다르니 집안의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들렸어요.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가 보다 생각하고 문을 여니, 가족들이 나를 보자마자 웃음을 거두더군요. 그리고는 무표정으로 각자 방으로 들어갔지요.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지독히 소외당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이후로 내가 알아서 쑥 빠져 주고 있어요. 괜히 가족들 사이에 내가 끼었다가 분위기만 어색해 지니까요’

가족의 애정지수는 함께 한 시간과 비례할지도

함께 한 시간과 상호간의 애정지수는 어느정도 비례한다. 또다른 지인 사례를 보자. ‘결혼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아내하고 등산을 갔었어요. 며칠 전에. 앞으로는 절대로 아내와는 등산 안 할 겁니다. 절대. ‘ 내가 그 이유를 물으니, 아내가 등산을 갔다 와서 바가지를 긁더란다. 산길이 험해서 뒤로 자꾸 쳐지는 부인에게 손 한번 내밀지 않았던 남편 때문이다. 세 시간 넘게 등산을 하면서 남편이 자신에게 해 준 말은 하나밖에 없었다면서……. 그것은 바로 “빨리 오지 않고 뭐해?” 그 말을 들으니 씁쓸했다. 우리나라 많은 남편들이 그러하기에.


마음은 부드러워도 겉으로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우리나라 많은 아버지들이 열심히 돈을 번다. 가족을 위해서. 그래서 시간이 없다. 가족과 보낼 시간이. 가족에게는 시간보다는 돈이 필요할 거라 믿고 그것으로 위안 삼는다. 그것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이라고 믿으면서. 그러니 가족들과 그런 자신을 알아줘야 하고 알아 줄 거라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면 못할수록 가족과의 주파수는 맞지 않아 이상한 잡음만 내게 된다. 사람은 저마다 고유한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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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 VS 언짢아지는 사람

자신의 주파수는 자기 마음에서 나오고, 사랑의 주파수가 가장 좋은 파동을 만들어 낸다. 때문에 가족 사이에서는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파수가 흐를 때 가장 행복한 파동이 만들어 진다. 톨스토이가 ‘모든 행복한 가족들은 서로 서로 닮은 데가 많다. 그러나 모든 불행한 가족은 그 자신의 독특한 방법으로 불행하다’ 고 말한 것처럼. 소포클레스가 말하기를 ‘자기 가정을 훌륭하게 다스리는 사람은 국가의 일에도 가치 있는 인물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인생을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서 계속되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인생 여행은 매일매일 가능한 한 가족과 함께 나누면서 즐길 수 있으리라. 부부간의 사이가 중요한 만큼 부모와 자식간의 사이도 중요하다. 6월 15일 ‘노인학대 예방의 날’을 맞이해서 우리 부모뿐만 아니라 주변의 노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한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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