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인구 변동의 막이 오른다

2019년 3월 28일, 서울대 인구학연구실에선 10분마다 전화벨이 울렸다. 통계청에서 ‘장래 인구 특별 추계’를 발표한 날이었다. 2020년부터 인구의 자연감소(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는 현상)가 시작되고, 2028년부터 총인구수가 5,194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다고 내용이었다.
“사망하는 사람이 태어나는 사람의 수보다 많아지는 게 가능한 일인가요?”, “우리 사회에 어떤 위기가 찾아오나요?“ 등 질문이 쏟아졌다. 인구 감소가 시작되면서 머잖아 우리나라에 종말이라도 닥칠 듯한 분위기였다. 이건 분명 오해이다.

또 하나의 오해가 있다.
“인구 감소가 사회적 위기만 조장할 뿐, 실제로는 사회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것 아닌가요?”, “지난 16년간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수없이 들어왔지만,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인구학연구실에서는 이 두 목소리를 모두 ‘오해’라고 규정했다. 인구 변동에 따른 사회 현상에는 단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구의 기본 구성인 연령, 가구, 출생, 이동, 사망이라는 카테고리들만 다양하게 조합해도 무궁무진한 사회 현상이 발생한다. 그 무궁무진한 사회 현상 중에 어떻게 ‘위기’만 존재하거나 ‘기회’만 존재할 수 있겠는가?

인구 감소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들

먼저 첫 번째 오해부터 짚어보자. 우리나라의 인구는 감소할 것인가? 맞다. 심지어 외국인을 제외한 국내 거주 내국인만으로 추계를 해본 결과, 올해 총인구는 약 5,001만 명을 찍은 후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게다가 올해 태어난 아이가 80세가 되는 2100년엔 우리나라 인구가 약 1,800만 명도 되지 않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 막연히 2100년이라고 할 때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 있을 때 목격하게 될 광경이라고 생각하니 체감도가 확 다르지 않은가?

그래도 2100년은 너무 먼 미래 같다. 조금 더 실감 나는 수치는 없을까? 앞으로 30년 뒤인 2050년경부터 우리나라 인구는 매년 50~65만 명씩 줄어들기 시작한다. 현재 제주도 인구가 약 64만 명이니까, 매년 제주도가 하나씩 사라진다는 말이다.

2050년경부터 매년 64만 명씩 인구수 줄어들어,
제주도가 하나씩 사라지는 꼴
인구감소에 따른 위기감, 아직은 괜찮을까


그래도 좀 믿기 힘들다. 그런 일이 실제로 발생할까? 정말로 발생한다. 30년 뒤에 90대가 되는 60대의 인구수가 현재 80만 명이 넘는다. 30년 뒤에 태어날 아이 수는 작년과 올해 태어난 여아 수에 따라 결정된다. 작년에 32만 명의 아이가 태어났고, 이들의 절반인 약 16만 명이 여아다. 올해 출생아 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만일 16만 명이 지금처럼 한 명도 안 되는 자녀를 출산한다면, 2050년경에는 약 15만 명 정도의 아이가 태어날 것이다. 매년 80만 명이 사망하는데 15만 명이 태어나니, 2050년경에는 60만 명씩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해진 미래다.

그렇다면 ‘인구 감소=위기’가 맞는 말 같은데, 왜 오해라는 것일까? 인구가 감소하면 내수 시장이 축소되고,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노인 부양비 부담이 가중되는 등, 국가 성장의 위기가 곳곳에서 나타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인가? 그것은 아니다. 이러한 위기들은 분명 올 것이다. 다만 위에서 적시한 대로 위기가 오는 시점은 2050년경부터이지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내국인으로만 봤을 때, 우리나라 총인구는 2030년까지 앞으로 10년간 약 64만 명씩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 인구수가 5,001만 명이니까, 2030년에 약 4,940만 명이 되는 것이다. 이 정도 인구 감소로는 절대로 앞서 말한 심각한 위기들이 발생할 수 없다. 2040년에 인구는 약 4,770만 명이 된다. 비록 약 230만 명이 줄지만 역시 그 정도의 인구 감소로 사회적 위기가 오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 감소=위기’라는 말은 오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구 감소가 사회적 위기만 조장할 뿐, 실제로는 사회에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최소한 2040년까지는 진실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왜 우리 연구실은 그것도 오해라고 규정했을까? 그 이유는 인구 변동에는 인구 감소만 있는 게 아니며, 앞으로는 인구 변동이 한국 사회를 크게 바꾸어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사람들은 인구 감소와 인구 변동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지만, 둘은 매우 다르다.

< 인구가 감소하는 미래, 위기일까 기회일까 <2> 에서 이어집니다.

서울대 인구학연구실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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