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황금종려상은 칸 영화제의 본선 경쟁 부문 초청작 가운데 최고 작품에 수여되는 상으로, 영화제의 대상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영화 역사 100년을 맞는 해로 봉 감독의 이번 수상은 더욱 의미가 크다.

그렇다면 봉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당당하게 거머쥐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시각과 예술성도 뛰어나지만 섬세한 연출로 이미 정평이 나 있는 감독이다. 그래서 그를 봉준호와 디테일을 합성한 ‘봉테일’이라고 부른다.

봉테일의 연출 기법은 손수 그리는 스토리보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직업이 만화가라고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그려진 스토리보드는 만화책을 연상케 한다. 봉 감독의 머리 속 상상이 시나리오 속 배경과 인물, 카메라 앵글까지 고려한 콘티가 되고, 이 콘티가 실제 영화에서 거의 그대로 재연된다. 배우들은 정교하게 계산된 봉준호의 세상에 맞게 연기하면 된다. 이번 황금종려상은 받은 『기생충』 역시 봉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다. 그는 작품의 디테일 안에 그의 인격체까지 담는다. 그런 섬세한 마음이 작품에 녹아 보는 관객조차도 감동시킨다.

봉 감독과 작품을 함께 한 배우인 『설국열차』의 틸다 스윈튼는 “봉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걸 정확히 알고 있다. 동시에 우린 매우 자유로워진다. 마치 유치원에 있는 것처럼.”라고 했다.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 장혜진은 “모든 것을 다 맡기고 자판기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의 핵심 경쟁력인 디테일을 강조했다.

디테일은 경영에서 더욱 중요하다. 어느 겨울날 대기업 사장이 화장실 수도꼭지를 이용해보니 온수와 냉수가 맞지 않아 여러 번 위치를 바꿔 돌렸다. 그 사장은 ‘수도꼭지를 몇 도 정도 돌려야 적당한 온도의 물이 나올까?’라고 고민한 후 시설관리 담당자를 불러 시간과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 수도꼭지마다 적당한 온도의 위치에 표시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아니 그래도 대기업 사장이 할 일이 없나, 뭘 저런 것 까지’라고 생각하는가? “회사를 경영하려면 큰 전략적인 비전과 디테일을 다 봐야 한다. 우리가 강조하는 디테일은 고객과의 접점에서 있는 것들이다. 소비자는 사소한 하나를 보고 회사와 사장을 평가한다.” 이 스토리의 주인공은 현대카드 정태영 대표다.

과거에도 디테일 경영은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디테일 경영이 강조되는 걸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접어든 현실은 기술 추월이 엄청 빠르다. 따라서 단순히 기술력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품질과 기술력 상향 수준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소함을 고려해야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디테일 경영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은 ‘감성’을 입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합리적인 좌뇌보다는 감성적인 우뇌의 결정이 더 끌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 상영 후 심사위원 만장일치와 8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은 것도 감성을 공략한 결정체다.

1930년 영국에서 설립한 WIMPY 햄버거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빵 위에 깨로 점자를 만들어 제공한다. 이에 감동을 받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8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점자 햄버거를 먹는다.

예술이나 비즈니스의 성패는 한 끗 차이 즉 ‘디테일 경영’에 답이 있다. 100-1 = 99이지만 디테일이 강조되는 현 상황에서의 답은 0이 된다. 작고 사소한 한 가지를 챙기지 못해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100+1 = 101이 아니라 200이 된다. 때로는 작고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부분까지 개선하는 디테일 경영이 고객만족을 넘어 사람을 감동시키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다. 봉준호 감독처럼 말이다.

 

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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