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겉만 핥아서는 고유의 그 맛을 즐기기는 불가능하다. 단단한 수박을 “쫘악" 갈라서 먹어야만이 한 여름의 무더위와 갈증을 단번에 날릴 수 있다. 땡볕 아래서 어느 누구도 수박을 핥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수박은 갈라진다. 그리고 모두가 모여 그 달콤함을 즐기게 된다. 그래서 '조직문화는 수박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처럼,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해 스스로가 그 “말"의 정의를 내리는 순간 이전에 가졌던 ‘생각과 행동'이 동시에 변화할 수 있다. 지난 5월 23일에 한국HR협회에서는 ‘긍정조직 문화 구축과 창의성 발현하기'란 주제로 제132회 HR포럼을 개최했다. 다양한 업종과 세대를 아우르는 HR담당자와 교수들의 참여는 또 다름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주제가 “조직문화"인 만큼,  HR포럼의 오프닝(Opening)은 HR포럼 참여자에게 ‘조직문화'에 대해 어떻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이슈는 우리는 지금 ‘조직문화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이다. 많은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조직문화는 무엇이고, 우리 기업에 있어서의 조직문화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정의가 부족하다. ‘말'은 스스로가 정의하는 과정에서 ‘내 말'이 시작되고, 내가 ‘주도'가 되어 행동할 수 있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다. 기업의 조직문화 추진부서는 ‘조직문화'는 무엇이며, 우리의 조직문화는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가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리고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정의되지 않으면, 다른 구성원에게는 조직문화의 껍데기만 전달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지식적으로 암기를 하고는 있지만, 실행은 하지 않거나, 하기 싫은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조직문화'에 대해 스스로가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A=B시"는 필자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으로,  시의 장르를 임의적으로 만들어서 생각을 이끌어 내는 여러 기법 중 하나다. 1년 반 동안 650여 편의 시를 쓰며, 생각과 행동의 변화에 스스로를 크게 변화시킨 방법이기도 하다. 보통은 A는 이해하기 난해한 형이상학적인 말을 넣고, B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형이하학적인 사물을 넣고서는 그 연관성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HR포럼 참가자들이 생각하는 ‘조직문화'에 대해 이끌어 낸 결과는 흥미롭다. 

“조직문화는 김밥이다.  왜냐하면 다양한 것들이 어우러져 맛을 내기 때문이다.” 라든가, “조직문화는 마라톤이다. 왜냐하면 쉬지 않고 꾸준히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식이다. “조직문화는 분위기가 직원들의 사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조직문화는 과수원이다. 협력, 농사에 시간 걸린다. 수확이 있어야 보람이 있다.”, “조직문화는 씨앗이다. 심을 때는 좀처럼 변화가 보이지 않아 실패한 줄 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뿌리가 깊어지고 때가 되어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조직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느냐는 그 방향성과 실행의 방법들을 찾아낼 수가 있게 된다. 전 직원 개개인이 조직문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하다. 그 안에 방향을 어떻게 잡고,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 웬만하면 거의 다 들어있기 때문이다. 무섭도록 중요한 것은 자신이 사용하는 말에 대해 자신이 정의 함으로써 "말"에 대해 주체가 되어버린다. 즉 스스로가 "실행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개인과 조직이 비로소 변화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슈는 경보제약의 토의주제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는 방법론에 대해 궁금합니다.  긍정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대표이사가 취해야 할 포지션에 대해 토의했으면 합니다.”  
참여자들의 의견이 다양하다. “왕은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야. 신하들의 결정을 윤허하고 책임을 묻는 자리다. _영조”, “어떠한 상황에서도 화내지 말고 참고 인내해야한다.”, “직원들이 맘대로 뛰어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조직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해 대표는 실행과제의 의사결정에서 배제해야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순간 본질은 없어지고, 실무진은 대표의 마음에 드는 내용을 실행과제로 삼으려 하기 때문이다.” 대표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방향에 대한 액션플랜은 구성원들이 만든다.”, “관리자급의 의견만이 아닌,  말단 사원까지의 의견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조직원들이 조직문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대표는 조직문화 구축 과정에 관심을 갖고 직접 참여보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다양한 의견의 공통점은 '개인'이다. 직원 개개인이 실행의 주체자가 되어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 집을 짓는 과정이 그러하듯 벽돌 한 장, 그리고 또 한 장을 쌓아 가야 한다. 개인의 공감과 스스로의 실행력이 모여야 조직문화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에 다수의 참여자가 공감했다.

세 번째 이슈는 세정의 토의주제다. “조직문화가 업무성과로 원활하게 이어지는 데 있어 효율적인 방법이 궁금합니다.” 짧은 시간에 다루기에 쉽지 않은 주제이지만, 몇가지 정리된 내용을 보면 “자발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컨대 실패를 용인하는 조직문화여야 한다.”, “성과는 실행이나 결과가 아니라 기여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조직문화도 마찬가지다.”,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면 된다.”, “조직문화와 성과를 연결하는 것부터가 편견일 수 있습니다.”등 매우 다양한 관점에 의견이 나왔다. 특히 "무엇을 기여하고 있는가?"에 대해 관심을 두어야 하는 내용에 공감이 많았다.

네 번째 이슈는 참여들의 HR포럼 참여 소감이다.  참여자들은 무엇을 새롭게 배웠는지? 그리고 무엇을 느낄 수 있었는지? 그래서 무엇을 적용해 볼 것인지? 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중 무엇을 느낄 수 있었는지? 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문화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문화를 바꾸는 것은 참여와 기여로 이루어져야 한다.”, “문화가 정착되는 것은 다각형이 굴러 굴러 원이 되는 것과 같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직문화에 대해 구성원들을 참여시키고 실행력을 갖고 내비게이션 역할이 필요하다.” 대체적인 의견은 조직문화는 “기여"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가느냐보다 과정상에서 무엇을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과 격려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 이슈는 HR포럼 참여를 통해 자신의 기업 ‘조직문화에 대해 느낀 것에 대해 무엇을 실행해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다. “조직문화가 기획과 이벤트, 보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 부서를 이해하고 문화를 존중하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감성이 필요하다.”, “조직문화는 참여가 중요하다. 때문에 직원들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할 거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조직에 더 낫다고 임원진을 설득해야 한다.”,  “조직문화 바퀴를 굴리기 위해서는 회사, 직원, 리더 등 역할에 따라 할 일과 그 시점을 정리해야 한다.”, “구성원의 의견을 듣고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실행해야겠다.”

조직문화는 작은 행동이라도 구성원 개개인이 신뢰를 기반으로 상호 존중하며, 나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 첫 번째 시작은 ‘조직문화'에 대해 스스로가 긍정적인 정의를 내리고, 이후에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기진 대표이사(한국HR협회 HR칼럼니스트/한국HR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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