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로부터...

여러분들은 살면서 어떤 작은 사치를 누리고 계신지요.

저에게는 직장생활하면서부터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다녔던 여행,삼청동을 어슬렁거리며 그림을 보고 카푸치노 커피를 마시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나누는 맛있는 대화, 분기에 한번 정도 하는 손톱 손질과 아로마향 가득한 마시지... 평범하고 밋밋한 일상에 반짝이는 윤기를 더해주는 나만의 작은 사치...
저는 2월이 가기 전에 꼬옥 설악산으로 향할 계획을 세웠지요. 거기 가서 푸석푸석한 일상에 윤기를 더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연에 '플러그인'하기. 실천해보세요.*^^*

덧글 올려주시는 모든 분들께도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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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플러그인'하기

 

또 하루가 지나간다. 열심히 앞만 보고 가다가도 슬쩍 한번쯤은 뒤돌아보게 된다. 어디쯤 왔나. 제대로 왔나.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하는 질문들을 마음속에 해보게 된다. 그럴 때 생각지도 못하게 은근하게 밀려드는 피로감. 이런 날엔 푹 쉬어보고 싶다는 생각, 내게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쉬지 않고 푹 쉰 것 같은 효과는 없을까. 일할 때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컴퓨터는 ‘ON’ 상태에서 충전한다
‘살아가면서 재충전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하면 이런 우스개 소리가 있다. ‘충전은 무슨 충전. 배터리야?’라고. 웃어본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안다. 핸드폰 배터리 같은 것만 충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자기 자신도 진작부터 충전이 필요했다는 것을. 그렇지만 현실이 그렇게 잠시라도 모든 것에서 손놓고 자유로울 수 있게 두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기 때문에 직설적인 냉소만 내뱉을 뿐이다.


하지만 삶의 재충전은 단지 일을 손에서 놓고 ‘논다’ ‘놀 수 있는 환경’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연이어 이틀 쉰다 하더라도 어떻게 시간을 보냈느냐에 따라 휴식의 질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특히 푹 쉰다고 지나치게 잠을 많이 자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댄 경우, 이상하게 월요일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지고 몸은 천근만근 무거운 기분을 떨치지 못한다. 휴가나 그보다 더 긴 ‘쉼’이라 해도 그 방법에 있어서는 짧은 휴일을 보내는 방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우선 내가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 일이 충전의 첫 번째 조건이다. 나를 계속 긴장과 속도 속에 놓아두면서 스트레스를 받던 삶에서 스스로 조금 풀어주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내 삶을, 내 일상에 만족하는 마음이 생긴다.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는 자세를 발견하는 것이  미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럴 때 나는 우선 주변을 둘러본다. 복잡하고 어지럽기만 한 일상을 냉정하게 들여다본다. 불필요한 곳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나 않는지,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정신을 피로하게 하고 있지나 않은지, 인간관계를 중시한답시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그렇고 그런 관계를 유지하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너무 할 일을 벌여놓아 스스로 허리를 못 펴고 있지 않은지…. 일제 점검을 하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인생 재충전은 주기적인 가지치기로 군살 없는 일상을 관리하는 것이 첫 번째다. 무거워지는 저녁 약속도 조금 줄이는 것에서부터 너저분해지는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사소한 고민거리는 날려버린다. 그리고 일도 과감하게 굵직하게 정리하고 거절할 수 있는 것은 거절한다. 그때만큼은 대대적인 정리형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마쳤을 때 즈음, 한결 몸도 마음도 가볍고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다. 다시 뭔가를 시작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우스운 표현일지 모르지만 3개월용 충전쯤은 된다고나 할까? 내 인생의 재충전은 주기적인 일상의 정리와 가지치기다. 컴퓨터 임시파일들을 삭제하고 하드를 정리하고 디스크 조각모음 같은 것을 함으로써 컴퓨터 기능과 속도가 좋아지는 것과 같다고 할까?

 

자연에 ‘플러그 인’ 하면 비워도 채워준다
세상에는 항상 양면이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잠시라도 현재 내가 서 있는 장소에서 조그만 비껴나서 나 스스로와 내 생활을 바라보고, 다른 사람의 삶을 만날 수 있다면 조금 더 긍정적인 시각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여행은 뻔한 프로그램 같지만 충전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은 순응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 품에서 이루어지는 여행은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로운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휴식을 통해 가슴을 짓누르는 모든 것들을 많은 부분 비워낼 수 있다. 일상 안에 갇혀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새삼 잘 보이고, 또 아등바등 어떤 문제에 매달려 괴로웠던 시간이 한순간 부질없어지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이때 새로운 무언가를 채울 또 다른 공간과 여유가 생겨난다.


물론 휴식이 현실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당연한 과제들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도 있으며 새로운 눈으로 문제를 볼 수 힘을 준다. 그 때문에 프랑스의 여름휴가처럼 한 달씩 가지 못하는 휴가에 대해 불만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짧은 기간일지라도 충전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떤가. 자연에 ‘플러그 인’하는 것이다.  

 

사계절 충전도구가 가까이 있다
하루하루 쫓기는 생활 속에서 직장인들은 얼마나 계절이 깊어 가는지 가늠할 틈을 잊고 만다. 책읽기를 권하면 “바쁜데 언제 한가하게 책 읽고 있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책이야말로 날씨와 형편,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나를 새롭게 할 수 있는 사계절 충전도구로서 손색이 없다.


사실 독서는 남이 고생해서 얻은 지식이나 경험이나 올바른 가치관을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수단이다. 앉아서도 많은 견문을 넓히고 지식을 얻고 간접적으로 온갖 경험을 다 겪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쉬운 일이면서도 그 고마운 것을 가까이 하지 못할 경우가 많다. 특히 바쁜 일과에 쫓기는 직장인들은 자신을 위해서 성장을 거듭해야 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을 소홀하게 되면 어느 틈에 자기는 울창한 거목들 틈에 간신히 버티고 있는 왜소한 나무로 남아 있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최근 직장인의 책읽기 욕구가 더 많아진다는 점이다. 오히려 학생보다도 생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이 독서 욕구가 더 강해 보인다. 특히 경제경영서나 자기계발부문의 경우, 누구나 다 아는 듯한 내용도 회사생활에서 벽에 막힌 상황에 직면한 직장인에게는 적지 않은 위안이 된다.


하지만 직장인들의 독서 폭은 지나치게 좁은 것 또한 사실이다. 폭넓은 독서가 필요하다. 스스로 에너지나 열정이 고갈되면서 충전이 필요하다 느낄 때라면 치열한 삶을 살다간 인물들의 평전을 읽기 권한다. 꼭 기업인일 필요는 없다. 자신을 사랑한 사람들, 그 삶을 헛되이 살지 않은 사람들의 숭고한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내 자세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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