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로부터...

찬바람이 쌩쌩 부는 오전입니다. 추운 날 단단히 챙겨입고 출근하셨는지요. 이 추위가 가고 나면 봄이 오겠지요? 그러고보니 춥던 겨울도 얼마후면 자리를 내어줄 것 같습니다.

겨울이 가기 전에...이번 주말에는...추억의 계좌에 잔고를 많이 쌓아가는 날되시기 바랍니다.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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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에게 얼마나 투자하는가 

 

내가 배고프고 힘들 때 진심어린 애정으로 내게 밥 한 끼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 수가 성공의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성공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은 될 수 있다. 또 실패했다 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이런 사람을 100명쯤 둔 당신은 이미 부자이거나 곧 부자가 될 사람이다. 그러나 혹 내 주변에 너무 사람이 없다 싶다면 혹시 ‘짠돌이 짠순이’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세 가지 자본으로 이루어진다. 이 중 하나라도 지나치게 짜게 굴면 내 네트워크는 불안정하다.

 

◇ 투자자본 1 - 시간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려고 하면 네트워크는 자꾸 시간을 내라고 한다. 이건 이래서 내놓을 수 없고, 저건 저래서 내놓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럼 시간을 내놓을 수 있냐고 물으면 다시 변명이 이어진다. 바빠서, 너무 늦게 끝나서, 업무가 많아서…. 핑계는 여전히 많다.


그 모든 것은 시간싸움이다. 일이냐, 가정이냐, 자기계발이냐, 취미냐, 인간관계냐의 문제일 뿐이지 시간을 갖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이 하루를 통째로 내놓으라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자신이 요리조리 나누어 안배를 잘해야 하는 문제만 남는다. 인간관계 중 간단한 메일로 안부를 묻는 일도 몇 분의 시간을 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하는 일도 다른 약속 없이 그 사람에게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저녁이나 주말에 적당한 시간을 분배해야 한다. 날마다 보는 동료와 저녁까지 긴 술자리를 갖고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보다 자기계발도 되고 사람 사귐도 폭넓게 하기 위해서 학원을 다니든 헬스클럽을 다니든 동호회에 참석하든 아주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예 언제 어떤 사람에게 시간을 낼지 월별 계획표를 짜는 것도 좋다. 자주 볼 수 없는 사람, 그러나 꼭 오래 교류하고 싶은 사람을 중심으로 무리하지 않고 시간을 잡는 것이다.  저녁에 시간을 낼 수 없으면 아침에 같이 식사약속을 하는 것도 좋다. 조찬회동이 꼭 높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닌 만큼 아침 굶기가 예사인 직장인들의 아침식사 만남도 꽤 마음 따뜻하고 은근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자리다. 이 또한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아침형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위한 시간관리가 아닐까.

 

◇ 투자자본 2 - 마음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제게 왜 기쁨이 없습니까? 왜 다른 사람이 제게 복을 주지 못합니까?”
그랬더니 스승은 “너는 어찌 한 되짜리 그릇을 갖고 한 말의 쌀을 받아 오려고 하는가. 한 조각의 천을 들고 옷 만드는 집에 가서 한 벌의 옷을 지어 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 매사를 찡그린 얼굴로 대하면서 기쁨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 다정한 이웃이, 그리고 베푸는 사람이 되지 않고서 어찌 다른 사람이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이 스승은 아주 간단한 이치를 설명하고 있다.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지 않고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우선 뿌려야 한다. 그것도 마음을 담뿍 담은 사랑의 씨앗을 말이다. 씨앗을 받는 사람은 그것이 싹을 틔울 수 있는 촉촉한 마음이 있는지, 아니면 전혀 싹이 나오지 않을 메마른 마음인지 금방 안다. 그것은 사람끼리 주고받는 교감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내지 않고 시간만 내는 인간관계는 절름발이다. 내가 먼저 베풀지 않고 상대가 먼저 베풀기를 기다리는 인간관계는 언젠가 ‘쫑’소리를 낼 것이다. 따뜻한 사람에게 사람이 모이고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람 주위로 함께 있기를 좋아한다. 눈이 잘 녹지 않는 겨울의 음지보다 볕이 드는 양지에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


먼저 배려하고 먼저 베풀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 시간을 내라. 메일 한 통 쓰는데 몇 분도 되지 않는 시간이 걸리지만 마음이 없으면 한 시간을 붙잡고도 할 말을 찾지 못한다. 형식적인 인사만 겨우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음을 낼 때 비로소 시간은 더욱 쉽게 낼 수 있다. 

 

◇ 투자자본 3 - 금전
인간관계에는 돈이 든다. 여자든 남자든 공짜로 ‘빈대 붙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여자라도 늘 얻어먹거나 남자가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은 이제 결례를 지나 꼴불견으로 비추기 쉽다. 사람 사이에 돈 문제가 끼면 아주 치사해지지만 요즘처럼 너나없이 주머니 사정 어려운 때에 더욱 더 돈을 쓰는 데 내 생각만 해서는 곤란하다. 


개인적으로 검소한 소비습관 탓에 돈을 쓰는 일이 끔찍하게 싫다면 할 수 없다. 하지만 단지 돈 때문에 자신의 생각, 실력, 비전을 알리고 여러 사람과 교류할 기회를 놓친다면 실력이 있다 해도 실력을 알릴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 조언을 듣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그 모든 것을 취하려면 폼 나게 써야 할 때가 온다. 


그러나 돈을 쓰는 데 있어 지나치게 give and take를 따지는 것도 곤란하다. 금전은 또하나의 마음의 표시다. 무엇보다 사람과의 만남이 즐겁고 그 사람이 좋아서 그냥 내가 쓰고 싶은 마음으로 써야 기분도 좋고 받는 사람도 기억에 남는다. 돈에는 표정이 없지만 돈을 가진 사람의 얼굴에는 표정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이왕 쓸 돈이라면 그것을 굳이 따지고 드러내서 불편해질 필요가 있는가.


아니면, 아예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이더라도 다달이 인간관계를 위한 비용을 따로 떼어두고 적당히 나누어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트레스도 덜하고 인간관계를 위한 계획적인 자금 운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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