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구인사에 갔던 때가 19살이었으니, 벌써40년전의 일이다.

지난 주말에 혼자 구인사에 다녀왔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그냥 가보고 싶었다

언제나와 같이 좁은 계곡에 빼곡하게 들어선 건물, 그리고 건물을 연결하는 거미망 같은 통로들이 깊은 인상을 주었다. 주차장에서 꼭대기의 멋진 건물까지 걷다보면, 구인사를 만든 사람의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 같다.

넓지 않아도 잘만 다듬으면 훌룡한 건물이 될 수 있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한계만 넘으면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구인사는 나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40년 전보다 더 새것 같은 건물들을 보며, 이 절을 지키는 스님의 마음이 내 가슴을 스친다. 쓰레기 하나, 먼지하나 발견할 수 없었던 대웅전과 다른 전각들을 보면서, 구인사를 지키는 스님과 신도의 이런 정성 때문에 오늘날의 구인사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화려하지만 지저분한, 혹은 너무 큰 불상으로 신도를 누르려는 다른 절에 비하여 친근함으로 다가오는 화려한 전각들이 구인사의 매력이다.

불교신자가 아니므로 종파나 기타 다른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단지, 40년이 지났음에도 동일한 건물이 여전히 깔끔하고 예쁜 모습을 유지하는 구인사를 보면서, 사회인으로서 나도 기본에 충실하고 항상 깔끔하게 스스로를 유지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본다.

주어진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긴 세월, 깔끔하게 다듬어 관리하는 것이 좀더 중요하다는 것을 구인사에게 배운 하루였다

다음에 방문했을 때도, 이번처럼 깔끔하고 깨끗하고 잘 관리되는 모습을 구인사에서 발견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민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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