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니스트로부터...

새벽부터 눈이 펄펄 날리네요. 창 밖으로 감상하는 재미야 좋다지만, 저도 이젠 어른이 된걸까요? 교통 체증에, 오늘 세미나에 사람들이 안오면 어쩌나 하는 조급한 마음도 가져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 출근길부터 시달리셨을 여러분, 하얀 눈과 함께 마음도 정화하시구요. 감성과 이성을 적절하게 넘나드는 하루 되시길...

- 충정로에서... 여러분의 칼럼지기 전미옥입니다...

*****************************************************************************************

 

'수다'가 아닌 '좋은 대화' 만들기

 

좋은 대화를 위한 부드러운 접근법

사람들과 만나는 일이 업무인 사람이든, 자기 혼자 조용히 책상에 앉아 일하는 사람이든 타인과 즐거운 대화법, 티 나지 않고 은근하게 리드하는 대화법, 나를 다시 대화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대화법은 누구나 관심사항이다. 그만큼 대화는 중요한 의사소통이다. 만약 혼자 일하는 사람이라면 대화의 서투름에 대해 신경이 쓰일 수 있고, 사람과 만날 일이 많은 사람은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화를 위한 방법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수다’가 아닌 ‘좋은 대화’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을 찾아본다. 

 

전문 인터뷰어가 되는 훈련이라고 생각하라
대화는 묻고 대답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우리 사는 일 자체가 묻고 대답하는 일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스스로에게 묻고, 그 대답을 몸으로 실천해 보이는 것이 삶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몸으로 실천해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중요하듯이, 대화를 나눌 때 질문은 대답보다 한 수 위의 위력을 지닌다. 아니 좋은 대답과 좋은 질문 중에 어떤 게 더 나은 것이냐를 논하기에 앞서 질문은 대화를 시작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한다. 요즘은 ‘전문 인터뷰어’가 있을 정도다. 이는 인터뷰만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다. 질문하는 일이 주요한 업무이니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좋은 질문은 좋은 대화를 이끄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세계적인 석학이 방한을 했는데 연예인들에게 할 수 있는 내용의 질문을 한다거나 개인적인 흥미 위주의 질문에 그친다면 그 대화시간은 사실 얼마나 낭비적이며 쓸모가 없을까.


대화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누군가가 묻지 않아 주는 데 아무리 훌륭한 답변을 준비했으면 무엇 할까. 따라서 아무리 가벼운, 부담 없는 만남이라도 미리 질문을 준비하는 일은 상대방에게 확실한 배려가 된다. 만약 주말에 데이트라도 하거나 소개를 받는 자리가 있다면 대답이 아닌 질문을 준비하는 일이 훨씬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미리 준비한 질문은 절대 호구조사용 질문이 되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은 당신의 대답을 듣고 당신을 판단하기보다는 당신이 던지는 훌륭한 질문으로 당신을 더 정확하게 판단했다고 여길 것이다.


차라리 전문 인터뷰어가 되는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좋은 질문들을 뽑아보는 것도 좋은 대화법이라고 할 것이다. 좋은 질문을 뽑아보는 재미, 그 질문을 다르게 대답하는 사람들을 통해 얻게 되는 삶의 지혜가 적지 않을 것이다.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단답형 질문보다 대답을 풀어서 말할 수밖에 없는 질문이 좋으며,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질문을 준비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아직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거나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조심성이 필요하다. 대답하기 곤란할 질문이나 상처받을 수 있는 질문, 종교나 정치 같은 예민한 질문 들은 피해주어야 한다. 혹 대답을 머뭇거리거나 대답하고 싶지 않은 표정이라면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그 상황을 넘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도 기술이다.

 

좋은 질문을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리의 대화인가에 따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자리라면 회의 내용에 대해 반드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아주 작은 지식만 있어도 적당한 화술만 갖추었다면 대답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질문은 던질 수가 없다. 대답은 대충대충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질문은 하기 힘들다.


따라서 그 자리에 알맞은 몇 가지의 질문 정도는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질문을 연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앞서 말한 대로 대답에는 융통성과 임기응변이 있을 수 있지만 질문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상치 못하게 대화가 끊기거나 대화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드는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질문을 준비하도록 하자. 이때 자신이 준비한 질문을 해야 할 타이밍을 정확하게 잡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좋은 질문을 위해서는 평소 풍부한 상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상식 있는 사람은 어떠한 경우에서도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신문이나 주간지, 월간지 등을 통해 시사적인 상식을 다양하게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화술을 갖추고 있다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예를 이용하면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말하기는 소음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듣기는 평화를 생산한다. 말하기는 논쟁을 부르기도 하지만 듣기는 소통을 가져온다. 진실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고 싶다면 지금 하고 있는 말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자기 스스로 좀 말이 많다고 느낀다면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 ‘잘 듣기’ 그것은 마력과도 같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내게 다가오는 가장 강력한 주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듣기 위한 준비는 꼭 필요하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