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니 어제 목요일은 구례에 다녀왔답니다. 좀전에 도착해서 부랴부랴 지리산의 정기가 없어지기 전에 여러분들께 메일레터를 올립니다. 모처럼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전주-임실-구례에서 내려서 지리산 부근의 모리조트에 다녀왔지요.
빠르게만 살다가 느리게 느리게...쉼표 한번 찍고 왔어요. 지리산 구비구비, 열차에서 만나는 섬진강, 낮은 구릉, 논과 밭에서 일하는 농부의 모습...전라남도 여대생들의 생기발랄한 모습...새로운 힘이 생기고 서울에 와서는 다시 도전하게 만들더군요.

여러분들에게도 시원한 일, 멋진 일 많아지시기 바라며...
굿나잇 또는 굿모닝입니다~

- 충정로에서...전미옥입니다... www.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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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적인 의사소통을 아십니까?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등 여러 가지 의사소통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요즘은 말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따로 교습을 받는 사람도 늘고 있지만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듣기‘다. 그런데 이 의사소통의 기본이 되는 ’듣기‘는 오늘날 현대인들이 가장 잘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큰 입을 갖는 것보다 큰 귀를 갖는 일은 훨씬 친환경적이다. 소음공해도 줄어들고 체증없이 가장 아름답고 시원하게 소통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큰 귀를 가진 사람 구함!
자기표현을 중요한 삶의 방식으로 채택한 현대인에게 ’듣기'는 아무래도 가장 약한 자기표현이 될 수밖에 없다. 말이나 문자보다 내 안을 드러내 보이기 어려운 방법임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을 밖으로 내보내는 일보다 말을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숭고한 자기표현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잡고 물어보았다.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 이 네 사람에게 각각 설문지를 한 장 씩 주고 내가 원하는 아버지상, 내가 원하는 어머니상, 내가 원하는 자녀상 등 자기 자리에서 각 가족구성원에게 바라는 바를 적으라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네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 항목이 있었다. 그것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너나 할 것 없이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고 틀리지 않다. 나와 대화를 하는 상대방이 ‘말 잘하는 사람’ ‘글을 잘 쓰는 사람’이길 원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테지만 나와 대화를 하는 상대방이 ‘잘 들어주는 사람’이길 원하는 마음은 누구나 한결같다는 의미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 드물고 말하려는 사람만 많은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잘 듣는 사람은 말을 적게 해도 그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많이 듣는 과정에서 자기표현을 절제할 줄 알 게 되고 그렇다보면 의식적이지는 않아도 가장 필요하고 가장 중요한 말만 하게 되기 때문이다. 듣기를 잘 하고 듣기를 많이 하는 사람의 말이 때로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까닭도 잘 듣는 사람에 대한 신뢰감이나 무게감을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두 연인이 날마다 깨가 쏟아지는 까닭은 나는 어찌 되었건 그저 애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어서 서로 노력하기 때문이다. 연인의 말을 들어주고 연인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과정에서 다툼이나 오해가 있을 여지는 줄어든다. 하지만 그렇게 서로 들어주고 배려해주던 사람들이 결혼이라는 문을 통과하면 다툼이나 오해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듣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지구상에 유일하는 말하는 동물인 사람의 ‘본능’이라면, 배우자의 말을 들어주고 원하는 것을 해주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고 내 말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는 그 ‘본능’을 막지 못한 자기 과실이 크다. 그것을 빨리 깨닫는 부부 사이가 빨리 평화로워진다.

 

 ‘듣기’가 사람을 부른다
그동안 의사소통에 대한 현대인들의 오해 중엔 말하기에 남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 곁에 사람들이 모인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큰 오해였음은 가수 조영남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조영남은 인맥이 넓기로 유명하다. 그가 출연한 뮤지컬 개막공연에 국회의장부터 에로배우까지 그가 초대한 인사 400명이 객석을 채웠다. 60이 다 된 나이에 두 번의 이혼경험, 아무리 칭찬하려 해도 그다지 미남이라고 할 수는 없는 얼굴, 게다가 우아함이나 권위, 품위 따위는 좀체 찾기 어려운 그는 어떻게 그렇게 사교범위가 넓고 젊은이들이 따르는 것일까. 그는 한 인터뷰에서 비결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에겐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 노화의 일종인데, 어느 자리에서나 뭔가를 말로 피력해야 한다는 강박증이다. 50년 넘게 살았으면 아는 것이 좀 많은가. 그걸 꼭 말로 아는 척하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은 짜증나고 같이 있기 싫어한다. 나도 과묵하진 않지만 뭔가를 피력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어금니를 깨물어서라도 참는다. 그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맞장구를 쳐준다. 덕분에 젊은이들이 나와는 대화가 통한다고 믿고 자꾸 찾는다.”


 말하기는 소음을 생산하기도 하지만 듣기는 평화를 생산한다. 말하기는 논쟁을 부르기도 하지만 듣기는 소통을 가져온다. 진실로 내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하고 싶다면 지금 하고 있는 말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 내가 좀 말이 많다고 스스로 느낌다면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 ‘듣기.’ 그것은 마력과도 같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내게 다가오는 가장 강력한 주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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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듣고 싶어 하는 말>
1. 고생 많죠? 수고했어요.(감사의 말)
2. 내가 도와줄게.(도움손길)
2. ‘역시 이 일에는 OO씨 밖에 없어'  `OO씨가 최고야'(업무성과를 인정해주는 말)
3. `요즘 많이 힘들지?'(노고를 위로하는 말)
4. `일찍 퇴근하라', `밥 먹으러 갑시다'

 

<직장인이 듣기 싫어하는 말>
1. `OO씨는 잘 하는데 당신은 왜 이래?'(남과 비교하는 표현)
2. `빨리 빨리 좀 할 수 없어?' , `이럴 줄 알았어'. `이것밖에 안돼?' (냉소적인 말)
3. 그건 내 일이 아닌데요.(책임전가)
4. `한심하다', `어이' (이런 표현도 근무 의욕을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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