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이 지나갑니다. 3월의 바람은 아직은 쌀쌀하기도 한 것 같지만, 그래도 곳곳이 연두빛으로 물드는 것을 느낍니다.

잘 지내시죠? 며칠새 칼럼을 통해 안부를 여쭙니다. 저는 그 며칠간 감기 기운도 와서 목이 잠기기도 하고, 치통이 극심하게 와서 절대 안먹는 진통제로 잠못이루는 밤을 보내기도 했지요. 병원을 다녀온 후 이제야 회복이 되어갑니다.

이렇게 우왕좌왕 보내다가 봄도 훌쩍 가버리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아침에 해뜨는 것을 보다가 이렇게 글을 쓰면서는 해지는 남산을 바라보게 되니...
여러분들에게도 싱그런 봄, 왁자지껄한 봄, 신나는 봄이 되시기 바랍니다. 늘 감사합니다. - 전미옥 드림 www.myc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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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이 아니라 직‘업’을 고려하라

 

절실함과 절박함의 끝에서 찾은 괴나리봇짐
요즘은 자주 몸이 근질거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피부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직장염’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 군데서 진득하게 직장생활을 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직장을 향해 눈 돌리고 좀더 복지 혜택이 좋은 직장, 좀더 많은 연봉, 혹은 좀더 편한 자리를 위해서 1년이 멀다 하고 직장을 옮기면서도, 곧 정서불안 환자처럼 “여기보다 더 좋은 데가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고 좌불안석이 되는 것이다.

 

이직도 좋고 전직도 좋다. 이미 마음 떠난 직장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있어봐야 늘어나느니 스트레스다. 그러나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아무리 5년, 6년 한 분야에서 일을 하였다고 해도 1년이 멀다하고 옮긴 직장에 대한 경력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없다. 오히려 직장을 쫓아 옮긴 이력은 스스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신뢰하기 어렵게 만든다.
 
20대가 암중모색의 시절이었다면, 30대는 무엇인가 한 우물을 발견하여 파들어가는 시기여야 한다. 더 이상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지 말고 직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직업관이 필요하다. 자기 분야에서 분명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전공과 관계없이 일찍부터 자기 ‘업(業)’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그것 아니면 안 된다는 분명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한겨레신문의 한겨레 그림판으로 이미지가 강해 시사만화가로 이름이 알려진 박재동씨는 자신의 만화 경력을 아주 어린시절부터 잡는다. 표지를 따라 그리고 하는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쯤부터, 본격적인 스토리가 있는 ‘작품 그리기’는 4학년 때 시작했다고 한다. 꿈이 화가였다기보다 “나는 화가다. 이미 화가다. 그림 그리지 않는 나는 있을 수 없으니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나중에 대학원서 쓸 때쯤 아버지가 꼭 미대에 가야겠냐고 물었을 때도 “아부지, 지는 그림 못 그리면 죽을 것 같심더”라는 말만 했다고 한다. 그 당시 그가 가진 ‘예술가’의 ‘업’에 대한 생각은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사람, 그걸 못하는 사람들이 할 수 없이 판사를 하고 검사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는 고백도 있다.

 

적어도 평생의 업이 되려면 이러한 절실함과 절박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정한 내 일을 찾을 때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는 끊임없이 다른 곳에 한눈을 팔게 될지 모르며, 언제나 “이게 아닌데,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이게 아닌데” 하는 중얼거림을 멈출 수 없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 내 열정과 에너지를 모두 모아 그 힘을 쏟고 싶은 대상, 그것이 직업이 되어야 한다.

 

나를 아는 일과 목표의식
직업을 생각할 때 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집착하면 돈을 벌기도 전에 실패하기 쉽다. 생활비만 근근이 벌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버틸 힘이 있다. 따라서 대기업이나 근사한 자리에 목매지 말고 업무에서 어떤 일을 할 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이라고 무작정 그것만 할 수는 없다. 가장 이상적인 부분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일치되는 부분에서 찾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재고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미래 설계를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자기진단에는 성격, 태도, 능력, 지식, 경험, 가치관, 학습 스타일, 흥미, 경력 지향성 등이 두루 포함된다. 다양한 심리검사 도구 외에 학창시절 좋아했던 과목과 싫어했던 과목, 자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업적 두세 가지와 당시 사용한 기술을 적어본다. 직장생활에서의 만족도를 따질 때 특히 중시하는 부분이 독립성인지, 영향력 행사인지, 물리적 업무환경인지, 다양한 업무인지 생각한다. 일에 대한 가치관을 가늠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능력을 목록으로 만든 후 그것을 다시 빈도와 중요도에 따라 다시 묶어본다. 이 묶음이 세 가지로 압축될 때까지 줄여나가서 그 중에서 직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분명히 한다. 뚜렷한 목표 의식 없이는 그 어떤 일도 성공할 수 없다.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절실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거기에 단순한 ‘달성치’를 넘어서는 ‘소명의식’까지 담을 수 있다면 성공은 더욱 가까워진다.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바로 오늘’부터 실천한다. 설정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 실천 계획을 수립한다. 30대는 최종 목표를 향한 ‘중간 다리’라고 할 수 있다. 만약 30대에 회사를 옮길 경우에는 ‘이 직장이 내 뼈를 묻을 곳’이라는 생각보다는 다음 포석을 위한 중간 기착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재무관리 업체를 창업하고 싶다면 먼저 외주를 맡길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으로 입사해 미리 경험을 해보는 식이다.
 
공급률이 낮은 쪽을 보라
자신의 직업이나 커리어를 생각할 때 공급률이 낮은 분야의 인재가 되는 일도 직업에 대한 긴 안목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노동시장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기 때문에 공급이 적은 분야일수록 그만큼 자신의 가치가 높아지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 사람의 가치는 본인의 기본 능력을 보고 얼마나 많은 회사가 “부디 우리 회사로 와달라”고 요청하는가에 달려 있다. 이것이 판단하기 쉬운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프라모델 조립이 가장 유일하고 즐거운 취미라고 생각해보자. 과거 같으면 프라모델은 애들 장난감 정도의 인식밖에 없었다. 이것으로 직업을 삼을 분야가 적었고 좋아서 즐기는 마니아 수준 이상일 수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디 그런가? <쉬리> <공동경비구역JSA><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 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전투영화 덕분에 군사부문 사실 고증 작업이 시작된 이후 각광받는 직업으로 인기가 높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직업이 무수하다. 그 직업이 다시 잘게 나누어져 세분화되어가는 추세이기도 하다. 웹디자이너만 해도 플래쉬 디자이너, 아바타 디자이너, 이모티콘 디자이너 등등으로 세분화되었으며, 실제 젊은층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비디오 가게가 없어지고 있다. DVD의 보급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브랜드의 비디오 플레이어도 이미 중국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곧 생산이 중단될 것이다. 이렇게 빠르게 디지털 세상이 다가오리라 보통 사람들은 10년 전에도 체감하지 못했다.

 

직업 선택에도 눈을 들어 멀리 보고 넓게 보는 시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인력시장의 공급과 수요에도 눈뜰 수 있으며, 자신이 부가가치 높은 직업을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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