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월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오늘 저의 일요일은 지인의 돌잔치에 다녀오기, 멀리 창원에서 올라온 후배의 커리어상담으로 마무리되고 있지요. 문득, 여러분의 일요일도 궁금해집니다. 어찌 보내고 계신지요?

 

며칠전 만난 분이 들려주신 이야기 한가지.
한 CEO를 만났더니, "2월에 일하는 날을 꼽아보니 14일이더라, 월급도 나가야 하고, 상여금도 나가야 하고... 그러다보니 일할 날은 짧아 속상하다" 하셨다는군요. 하지만 자신의 직장인 시절을 되돌아보니, 그 시절엔 자신도 달력의 '빨간' 날만 그리워했었다구요.
그런 논리로 한다면, 빨간날을 그리워하면 평생 고용인, 검은날을 좋아하면 미래의 CEO라는 이야기가 성립될까요?^^

 

그러고보니, 3월이 시작되는 이번주에도 빨간 날이 무려 사흘이나 있네요. 3월 1일, 3월 5일, 3월 6일... 여러분들의 달력은 어떠신지요. 빨간 날이신가요? 아니면 검은 날인가요? 우리들의 달력은 언제나 '파란날'이 되기를 꿈꿔봅니다.

저는 요즘 토요일을 파란날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입니다. 우리 직장인들의 토요문화를 바꾸자, 라는 화두를 갖고 토요일 경쟁력을 갖기 위한 'One Day 비즈스쿨'을 기획했구요. 그 첫 번째 프로젝트는 '칼럼니스트 소식'을 보시면 됩니다. 3월 5일부터 본격 스타트하지요.

 

곧 봄이 옵니다. 2월의 마지막날인 28일엔 겨울 마무리들 잘하시고, 새롭게 시작되는 3월은 새 봄의 기운으로 멋진 일들이 피어나시기를 바라며.   - 전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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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 있는 공상을 보여준 빨강머리 앤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거짓말을 잘하는 시기가 있다고 한다. 마음이 나빠서가 아니라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간간이 현실과 상상의 세계에서 혼돈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수도 있고, 큰 죄의식 같은 것 없이 단순히 이야기를 지어내는 일에 재미를 느낄 때 그런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을 잘 모르는 어른들은 멀쩡한 자기 아이의 거짓말에 충격을 받고 호되게 다그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벌어진다.

 

전 세계 초강력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을 가진 책으로 평가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도 공상이나 상상을 즐기는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다섯 살 때에는 이미 홍역에 걸린 토끼에 관한 이야기를 썼으며, 언제나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희한한 사건이나 모험담을 꾸며내어 들려주는 등 일찍부터 소설가로서의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아마도 ‘빨강머리 앤’의 주인공 앤 셜리 같이 끊임없이 꿈꾸고 이야기하고 그것을 즐기는 그런 소녀로 보인다.

 

롤링은 엑스터 대학에서 불문학과 고전을 읽으며 작가의 꿈을 키웠고, 졸업한 뒤에는 국제사면위원회에서 임시 직원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글을 썼다. 이후 기자와 결혼하여 딸을 낳았으나 3년도 되지 못해 그 결혼은 파경을 맞았고, 그녀는 에든버러로 돌아오게 된다. 일자리가 없어 3년여 동안 주당 69프랑밖에 되지 않는 생활보조금으로 간신히 살아가야 했던 그녀는 마침내 오래 전 맨체스터에서 런던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생각해냈던 해리포터 이야기를 끝마치기로 결심했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롤링이 가까운 공원 벤치에서 아이를 보면서 글을 썼다는 고백도 있고, 에든버러의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아가다가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쓰기 시작한 동화였지만, 한편으론 어린 딸에게 동화책 한 권 사줄 수 없는 형편 탓에 스스로 동화를 쓰는 엄마가 되기로 작정한 동기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평범한 여성이 뒤늦게 작가로서의 이름을 날린 경우는 일본의 미우라 아야꼬나 우리나라의 박완서 같은 작가가 있지만, 꿈과 공상을 넘나드는 환타지 소설가인 조앤 롤링의 경우는 그래서 더욱 주목받는 작가다.

 

그녀가 이렇게 어린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세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녀는 과연 어린이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무서워하고 무엇에 분노하고 또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지를 잘 알고 있다. 작가 스스로도 어린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어른들과 이야기하는 데는 두려움과 어려움을 느낀다고 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소설엔 꿈과 용기가 가득하다는 점이 남다르다. 출판 평론가들도 “혼돈스런 시기에 우직한 삶의 가치와 인간끼리의 정과 우애를 강조한 주제가 호응을 얻은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그녀의 작업실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철저한 습작 준비와 방대한 자료, 스스로 그린 그림들, 온갖 물건들을 통해 자신의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치열함을 보여주고 있었고, 단순히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공상에 문학적 상상력과 감수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 공상이나 상상은 아직도 ‘밥도 돈도 안 되는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은근히 치부되는 통념을 산산이 부서져 보이게 한 것이다. 그녀는 생각을 온 세계 사람이 열광하는 책이 되게 만들었다. 또 천문학적 숫자의 돈으로 치환하기도 했다.
 
조앤 롤링이 우리에게 힘을 주는 사실은 세상에 쓸데없는 생각이란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 가장 성공한 작가라는 점이다. 쓸데없는 생각도 그것을 어떻게 치열하게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따라 가치 있는 공상과 상상으로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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