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단순하게 사는 삶’이다. 너무 바쁜 하루하루, 디지털 문명의 빠른 변화, 그런 것들의 복잡함을 의외로 인식하지 못하고 복잡하게 사는 것이다. 거기서 삶이 윤택하고 만족스럽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문제다.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내 삶과 생활, 내가 가진 것들을 조금 더 버리고 나누어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인간관계, 미안해도 분리수거하자!
우선 자신의 생활패턴에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저녁시간 중의 일이나 인간관계에 어떤 확고한 맺고 끊음이 분명한 선을 정해야 한다. 모임도 꼭 가야 하는 곳을 찾으며 간단하게 참석하고 오는 용기도 필요하다. 술자리는 1차에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자. 때마다 마음이 하자는 대로 몸이 하자는 대로 다 하다가는 결코 이 녹록치 않은 게임을 이겨낼 수 없다.

 

늘 익숙해 있던 생활태도를 바꾸는 것이 쉽진 않다. 술과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주변 사람들이 삐딱한 눈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다함께 술 마시고 노느라 ‘망가진다’고 사이가 더 좋은 건 아니다. 평소 맨정신일 때 인간관계를 잘 다지고 작은 선물이나 함께 마주 앉은 식사시간이라도 얼마든지 인간관계는 좋을 수 있다.

 

가톨릭의 세례예식 중에는 신부가 세례 받는 사람에게 “~을 끊어버립니까?” 하고 묻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마귀나 미신적인 행위, 악의 유혹, 허례허식 등을 끊겠다는 다짐을 받는 것이다. 이 물음에 대답함으로써 신자가 되기 이전의 자신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직장인도 끊을 것은 과감히 끊는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요즘은 기업문화도 직장 공동체에서 가정 공동체로 무게 중심이 옮아가는 시점이다. 개인적 삶을 추구하고, 자기계발이나 내면의 성취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활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에너지와 시간을 효율적으로 잘 이용하려는 사람의 노력을 가치 있게 여긴다.

그러나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상대가 고객이든 동료든 잠시 알고 지내는 사람이든간에 그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한다. 어떻게 하면 저 사람에게 도움을 주어 저 사람이 자발적으로 나와 인맥을 유지하고 싶게 만들까를 생각한다. 질투심은 자신이 창의적인 잠재력을 펼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 대한 질투심도 줄어들게 되고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난 다음의 만족감은 질투심을 금방 없애준다.

 

그리고 유쾌하고 단순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아가려면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와 선입견을 비워두는 것이 좋다. 당신의 판단력은 자신을 평가하고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 사용되어야 한다.

 

냄새나는 것들은 그때그때 버리자!
큼직한 가방의 지퍼나 단추를 열면 수북한 물건들로 가득한 사람이 있다. 각종 명함, 메모지, 온갖 쿠폰, 열쇠꾸러미, 책, 인쇄물, 같은 것들로 빼곡히 들어찼지만 어느 하나 정리된 것이 없이 무엇 하나 찾으려고 하면 또다시 그 안을 휘둘러놓아야 겨우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은 “바빠서 못살겠다”이거나 “언제 한번 정리하긴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도대체…” 같은 말로, 쓰윽 자신을 변명한다. 이런 어수선한 일상이 생활화된(?) 사람은 늘 무엇인가를 찾고 늘어놓은 물건과 일들에 치여 정말 중요한 일과 소중한 일을 놓치고 사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삶이 스트레스로 연일 피로하고 황폐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면 주변에 늘어놓은 사소한 것들 때문에 일을 망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큰 원칙은 몰아서 정기적으로 한번씩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정리는 그때그때 자동적으로 몸에 밴 습관이어야 한다. 그러나 완벽주의는 금물이다. 다만 마음에 딱 들게 치울 수 없기 때문에 자꾸 미루는 것보다 날마다 그때그때 보일 때마다 치우면서 관리하는 것이 자기생활을 잘해나가는 비결이기도 하다.

정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건의 정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보, 시간, 인간관계, 사고 등 우리 안과 밖에 너저분하게 놓여서 활력 있는 생활을 방해하는 그 모든 유형, 무형의 모든 요소를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하고 간결하게 사는 일은 중요하고 소중한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인생을 정말 제대로 산다는 새로운 느낌에 충분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다. 이런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삶 전반에 대한 큰 반성과 그것을 개선하려는 실천의지와 결단력이 가장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을 재활용하자!
이메일을 쓸 환경이 못 되어서 안절부절하는 사람의 스트레스지수가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지 못하는 사람의 스트레스 지수를 능가한다는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디지털 인간은 창조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데, 창조적인 사람의 모습치곤 의외이다. 그런데 사실 디지털로 사는 일이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전보다 더욱 비슷비슷하게 만드는 현상을 가져온다. 뒤집어 생각하기, 다르게 생각하기, 돌려서 생각하기, 삐딱하게 생각하기 등은 그야말로 꽉 짜여진 일상 속에 갇힌 사람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삶의 이면을 아는 사람, 삶의 재미를 아는 사람, 틀에 매이지 않은 사람, 풍부한 경험이 축적된 사람들에게서 이런 모습을 더욱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에게든,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든 새로운 눈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창조적인 마인드가 생겨나도록 자신의 환경정리를 잘해주어야 하는 것이 첫번째 할 일이다. 한마디로 멍석을 깔아주어야 한다. 내 자유롭고 틀에 매이지 않은 생각을 풀어놓아줄 그릇을 내 안에 만들어야 한다.

 

우선 일상이 너무나도 바쁜 사람은 자기 생활을 단순하게 가지 치자. 만날 사람도 많고 약속도 많고 해야 할 일, 배워야 할 것들로 스케줄이 연예인보다 더 빡빡하지만 이런 사람에게 다른 생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다. 자신을 여유 있게 넉넉하게 놓아두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이다. 당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니면서 남들이 하니까 배우는 일은 그즈음에서 접자. 또 꼭 얼굴을 보며 말해야 할 일이 아니라면 약속도 조금 줄이자. 간단하게 전화나 매일, 메신저를 통해서 안부를 전하거나 정보를 주고받으면 된다.

 

자기 스스로 새로운 정보를 찾아다니느라 지쳐 있다면 과감히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는 것도 필요하다. 인간이 로봇이 아닌 이상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도 아날로그 방식이 필요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 느리게, 여유 있게, 조금씩을 실천하는 것이다. 자연을 만날 시간도 더 많이 만들고, 일이나 어떤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은 편안한 사람들과 자주 만나는 것도 좋다.

 

< 단순한 일상을 위한 십계명 >
1. 1년 이상 안 쓴 물건은 처분하라.
- 1년 더 두어도 분명히 안 쓴다. 버리든 나누든 기부하든 어떤 식으로든 처분하라.


2.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릴 각오를 하라.
- 그래야 잡동사니가 안 쌓인다. 버리기 아까우면 차라리 그걸 더 써라.


3. 약속을 잘라라
-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다? 늘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일로 바빠도 실속 없는 당신, 스케줄이나 약속체계를 대수술하라.


4. 수첩에서 이름을 지워라.
- 넓은 것도 좋지만 깊고 돈독한 관계로 발전하지 못할 관계는 과감히 정리하라. 당신이 수집광이 아니라면.


5. 너무 많은 정보를 버려라.
- 지나친 정보는 새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되고 시간도 더 많이 빼앗긴다.


6. 일은 집밖에서 버려라.
- 집에서도 편하게 쉴 틈이 없고 잘못하면 무능해보일 수 있다.


7. 디지털을 버려라.
- 몸은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자연의 소리, 산책, 삼림욕 등등. 때로는 핸드폰도, 노트북도, MP3도 모두 버리고 아날로그 환경에 나를 풀어두어라.


8. 자동차를 버려라.
- 되도록 많이 걸을 궁리를 하라.


9. 큰 냉장고를 버려라.
- 식품을 많이 쇼핑하면 결국 버릴 것만 많아진다. 자주 신선한 것으로 장보라.


10. ‘복잡하다’와 ‘바쁘다’는 말을 버려라
-세상은 복잡해질수록 단순해지는 게 좋고, 바쁠수록 느리게 사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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