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정말 이색적인 과일들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엔 제주 서귀포의 한 감귤농가에서 생산된 하트 모양의 감귤이 화제입니다. 일명 ‘러브감귤’이라고 부르는 이 감귤은 신맛이 적고 단맛이 많은데, 신혼부부나 젊은이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등 대박예감이 폴폴 이어지는 중이라고 합니다.

 

처음 이 감귤을 착안해서 생산한 한달선 씨는 35년간 감귤농사를 지어온 감귤전문가라고 이름지을 수 있지요. 그는 종종 기형감귤이 달리는 것을 보고 착안했는데, 감귤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는 7월 중순께 하트 모양의 플라스틱 성형틀을 끼워 특수 재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벌써 하트 러브 감귤은 실용신안 및 의장등록특허를 받은 상태이고 국제특허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감귤농가에 보급이 될 경우에는 적잖은 고소득에 기여하면서 맛좋은 우리 감귤이 세계 속에서 빛나는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사과로 유명한 충주에서 생산되는 네모사과를 아세요? 이 역시 ‘러브감귤’과 비슷한 방법으로 네모난 아크릴 상자를 씌워 둥글지 않고 육면체 모양을 한 사과입니다. 농약이 전혀 묻지 않은 기능성 안전 사과, 친환경 농산물로 각광을 받고 있지요.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건 사과 재배 농민들이 이 사과에 '합격''고득점'이라는 글씨와 대학 상징인 사각모자 문양의 스티커를 붙여 '대학사과'라는 별칭도 붙었다고 합니다. 물론 꼭 이 글씨가 아니라도 어떤 메시지라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요. 일반 사과보다 2∼3배 가량 비싸게 팔리니 농가의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렇게 창조적인 생각을 해낸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창조적인 생각이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은, 창의력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연결되지 않았던 것을 서로 연결하고, 알고 있는 쓰임새 외에 새로운 쓰임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 사람만이 의미 있는 정보를 골라내어 활용하고 새 정보를 만들어냄으로써 자기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천재 아닌 보통 사람의 창의력은 훈련으로 길러질 수 있는 것일까요?

 

창의성은 물론 두뇌 훈련을 통해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창의적인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집중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은 스쳐 지나가는, 순간적이라고 할 수 있는 초창기 아이디어를 장기간에 걸친 집중력으로 완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이전 물건의 불편한 점을 수정하고 보완하는 작업에서 그칠지 모르지만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완전히 독창적인 발명품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러브감귤’을 생산한 한씨의 경우만 해도 거듭된 실패로 몇 천만원씩 되는 빚을 지어가면서도 99년부터 꼬박 5년간을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합니다. 성형틀을 씌워서 재배하는 일견 간단해 보이는 ‘러브감귤’은 아이디어나 자본의 승리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창조적인 아이템도 집중력 없이는 결코 열매로 맺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창의력은 어쩌면 가볍고 우발적인 경로를 통해서 시작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상품이 되고 사람들 속에서 편리한 생활이 되려면 한 사람의, 혹은 한 단체의, 한 국가의 그 모든 역량이 쏟아 부어져야 할 것입니다. 창의력은 집중력 없이는 한 발짝도 ‘의미 있는 꽃’이 될 수 없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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