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그다지 많지 않은데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잘할 수 있는 무기는 하나인 것 같은데, 그 무기를 여러 가지로 다양하게 쓰는 사람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오지랖이 너무 넓어서 실제 제대로 하는 일은 그보다 훨씬 적지 않을까 의혹의 심정으로 눈초리를 올리게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현재 EBS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동시통역사 태인영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제 서른을 갓 넘긴 이 여성은 자신의 영어를 무기로 독특한 시사 프로그램인 ‘월드 리포트’의 진행을 보고 있는데, EBS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교육방송은 대중적 인기와는 인연이 없다는 통념을 깨끗하게 불식시킨 주인공이 된 셈입니다. 본토인을 능가하는 영어 실력에다, 자기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솔직한 말 덕분에 메마르고 다소 살벌한 국제뉴스도 살아 있는 뉴스, 따뜻한 뉴스로 일반인에게 전달하는 능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그의 오지랖 운운하게 된 까닭은 폭넓은 행보에 대한 놀라움 때문입니다. 그녀는 스티비 원더, 올리비아 뉴튼 존, 마이클 잭슨 같은 세계적 톱스타들이 내한 공연을 위해 올 때면 취재진을 위한 동시통역을 거의 도맡다하면서 유명해졌지만, 사실 그녀는 아리랑 TV의 공채 MC로 발탁되어서 활약 중이고, 시사영어사의 인터넷 CNN 해설 프로인 ‘CNN 즐기기’를 1년째 담당해 오고도 있습니다.
 
   또한 그는 NGO 대사입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의 자원봉사자로서 그동안 관련 행사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또 프랑스가 주축이 된 NGO인 세계 어린이 돕기 프로그램에 다달이 금전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지만, 그것도 모자라 나중에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입양아나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겠다고 합니다.

 

   그가 이렇게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데는 선택과 집중을 적절히 활용한 데 있습니다. 주어진 그 모든 기회에 도전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할 자신이 있는 것을 찾아 거기에 그 모든 자신의 역량을 모아 집중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이렇다 할 삶의 공식은 없지만 매순간마다 타고난 순발력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선택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제외한 모든 하고 싶은 일들을 포기하는 일에서 선택은 출발합니다. 곁가지들은 모두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집중이란 밥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항상 선택된 과제의 해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헤매는 과정입니다.
 
   그런데 남에게 선택과 집중을 조언하는 사람도 자신에겐 일에서는 그러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산을 넘어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주변을 정리하고 아까운 주변의 것들을 포기하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즉 선택을 하고 선택된 것에 대하여 개인의 모든 역량을 다하고, 고민하고, 연구하고, 해결책을 알아내기 위해 분투하고 몰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선물처럼 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공의 완결편에 가속도가 붙는 경우라고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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