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켜서 하나? 알아서 하는 거지!





“에이그! 하여튼 퇴근 5분 전에 일을 주는 상사처럼 얄미운 사람 없다니까.”



“꼭 일 끝나기를 어깨 너머에서 기다린 사람처럼, 우리 팀장은 어떻게 그렇게 내가 일 끝난 시간을 잘 맞추는지 좀 있다가 하려고 둔 일을 그때부터 그렇게 다그친다니까.”



“퇴근할 무렵 일 시켜놓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다 됐냐고 묻는 사람은 어떻고? 우물가에 가서 숭늉을 찾아도 유분수지.”



“하기 싫어서 내내 미루거나 피한 일만 꼭꼭 집어서 갖다 주는 양반도 있어. 아주 귀신이야.”



사적인 자리에서 이렇게 한번쯤 상사에 대한 불만을 말해본 경험은 아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도무지 빼도 박도 못하게 일을 착착 갖다가 ‘앵겨주는’ 상사. 직장인들에겐 미운 털이 박힌 상사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나는 상사가 주는 일만 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우리 옛말에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기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도 그렇다. 어떤 한 가지 일을, 내가 미리 찾아서 하면 순도 100% ‘내가 한 일’이 되지만 상사가 줘서 비로소 하면 내가 한 일일지라도 결국 ‘시켜서 해낸 일’에 불과하다. 능동성과 수동성의 차이는 그렇게 크다.



일 잘 하는 부하는 말 안 해도 묵묵히 할 일을 찾아서 한다. 더 일 잘하는 부하는 상사의 마감시간보다 당겨서 마감 시간을 잡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명히 일에 대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못해도 일주일 단위, 한 달 단위 정도의 목표는 늘 세워두어야 할 일이 보인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니, 누가 시키기 전에 내 계획에 그 일을 집어넣는 것이다. 상사가 좀 닦달하는 스타일이라고 해도 이런 사람에게는 잔소리를 늘어놓지 못한다.



이것은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인 동시에 자기 스스로 레벨 업 시키는 작업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살아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실행에 옮길 일을 구체적으로 기간을 정해두고 계획한다. ‘언제까지’가 아니고 ‘조만간에’ ‘가까운 시일 내에’ 그러다 보면 영원히 몽상에 그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H씨는 어떤 업무에 있어서 상사나 바이어가 제시한 마감과 자신이 정한 마감시간을 따로 갖고 있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갑자기 문제가 터져 촌급을 다투는 상황이 아닌 이상,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고 계획한 일에 대해서는 그 일이 필요한 시점보다 보통 이틀 정도는 당겨서 일을 마무리한다. 이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마감시간조차 지키기 힘든 것이 보통 사람의 일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H씨는 스스로 찾아서 한 일에 대해 다시 피드백을 받아서 마무리하려면 자신의 마감이 조금 앞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H씨에게 상사는 잔소리할 일이 없고, H씨는 스트레스 받을 일이 훨씬 적다. 그에게 맡기면 닦달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상사의 머릿속에 있다.



이제 ‘이랬으면 좋겠다’ ’이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같은 몽롱한 말은 그만두고 ‘이래야겠다’ ‘지금 이렇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과 행동이 조각조각 모아지면 그렇게 원하던 바를 이루게 된다. 스스로 계획하고 일을 찾아서 하는 즐거운 생활의 체질화가 가장 중요하다.



일의 재미 있음과 없음의 차이는 능력에서도 나타나지만, 얼마나 내가 자발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기도 하다. 즐겁게 일하는 사람은 자기 앞에 일이 떨어지기 전에 스스로 일을 만든다.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넉넉한 낙관주의자가 된다. 이것이야말로 ‘웰빙’이며, 자신을 타인에게 능력 있는 모습으로 깊게 각인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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