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총무와 일물일가의 법칙

경제학의 유명한 법칙 중에 ‘일물일가(一物一價)의 법칙(law of one price)’이 있다. 품질이 같은 상품에 대해서는 어떤 시장이든 간에 하나의 가격만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만약 한 곳의 가격이 다른 곳보다 비싸다면 싼 곳에서 해당 상품을 구입해 비싼 곳에 팔려는 사람들이 생기므로 결국 가격이 같아진다는 것이다. 즉, 차익 거래를 통해 가격이 같아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국가 내에서뿐만 아니라 국경을 벗어난 여러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루이비통 백 가격이 뉴욕에 비해 서울에서 비싸게 팔리고 있다면 뉴욕에서 루이비통 백을 사서 서울에 와 팔려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물일가 법칙에 근거해 스웨덴의 경제학자 구스타프 카셀(Gustav Cassel)은 1916년에 구매력 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PPP)을 처음 주장했다. 만일 국제적으로 일물일가 법칙이 성립해 하나의 물건에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한다면, 두 나라의 환율은 양국 물가 수준의 비율과 같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같은 품질의 상품 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같을까? 그리고 각 나라의 물가 수준에 의해 환율이 정해지는가? 그렇지 않다. 일물일가 법칙이 성립하려면 완전 경쟁의 조건이 성립돼야 한다. 상품을 거래하는 데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하며 해당 상품이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지리적 이동에 따른 운송 비용도 들고 상품 구입 시 부가가치세도 지불해야 하고 국가 간 거래에 대해 관세도 존재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무역 장벽 또한 존재한다. (김민주의 경제법칙 101 중에서)

세상에는 다양한 동호회가 있다. 그 다양성만큼이나 같은 종류의 동호회도 많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같은 목적을 가진 카페가 많다. 커피를 즐기는 카페, 무역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카페,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카페 등등. 그렇지만 카페라고 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듯이, 동호회도 똑같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는 작년에 좋았던 동호회가 금년에 나빠질 수도 있고, 이제까지 별 볼일 없던 친목회가 갑자기 사람이 늘기도 한다. 같은 동호회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모였다가 흩어지곤 한다. 왜 그럴까?

커피를 마시는 방법이 동호회마다 다르고, 산에 가는 방법이 산악회마다 다르고, 자전거 타는 방법이 모임마다 달라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같아 보이면서도 뭔가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모임은 높게 평가를 받고, 어떤 모임은 낮게 평가를 받는다. 높게 평가를 받는 모임은 회원이 당연히 많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모임은 회원의 수가 줄어들고, 심지어는 해산하기도 한다. 그것은 같은 커피 동호회, 산악회, 자전거모임이라고 다 같은 모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물건이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하려면 완전 경쟁의 조건이 성립돼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호회나 향우회도 완전경쟁의 조건이 성립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임의 구성원이 다르고, 모임의 홍보 방법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각 모임은 차별화된다. 그 모임 간의 차별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바로 회장과 총무이다. 회장과 총무의 모임 운영방법에 따라 어떤 모임은 회원 간의 단합이 잘되고, 발전한다. 그럼 그 동호회나 친목회의 가치가 높아진다.

회장은 모임의 차별화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만든다면 총무는 높아진 모임의 차별화된 가치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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