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모두 잘 생겼다.
똑똑하기는 동생이 한 수 위였다.
학교 공부는 형이 잘했다.
동생은 노는 것을 좋아했고 운동을 잘했다.

형은 해외유학을 다녀온 뒤 문단에 데뷔했다.
형은 한국 문단의 총아라 할 만큼 성장해갔다.
동생은 체대를 나와 빈둥거리다가 밤무대와 싸움판에서 생기를 찾았다.

동생은 어려서부터 싸울 때 신발을 벗어서 상대편을 때리거나 연필깍는 칼, 나무토막 등을 휘두르는 습성이 있었다.
싸움 짱으로 초.중.고를 마치는 동안 그의 위력을 더한 것은 손에든 그 무엇이었는데 훗날 「그 무엇」은 칼로 바뀌었고 그에게 「형칼」이라는 별명을 안겨주게 만들었다.

형칼은 나이트클럽, 룸 살롱 등에서 위력을 더해갔다.
손님들은 형칼의 형님이 「소설가 L 」이라고 하면 놀라워들 했다.
영업부장이나  지배인보다 「소설가 L 」의 동생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됐다.

형칼은 자신이 일하는 룸살롱에 기관원이라며 「돈 뜯는 사나이」를 칼로 찔렀다.
학교(감옥)를 마치고 또 하나의 별(형량의 추가)을 더 달면서 유명세를 더욱 타게 됐는데 그때 칼을 맞은 사나이가 형사였다는 것이다.
「형사를 칼로 찌른」이 줄어서 형칼이 됐지만 그 별명이 싫지가 않았다.

형칼이 칼로 사고를 칠때는 묘하게도 눈거풀이 심하게 떨리고 입언저리가 씰룩거리면서 한쪽입가가 휘말려 올라가는 버릇이 있었다.
그 버릇의 조짐이 보이면 주위의 사람들은 슬슬 피해 버렸다.
이유도 없이 이유도 모르고 아차하는 순간에 칼을 맞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 저 새끼가 여긴 뭘하러 왔지!”
어느날 동양챔피언을 지낸 「통뼈」를 발견하곤 긴장했다.
통뼈는 KO승이 많았던 권투선수K의 별명.
며칠뒤 전국구(깡패도 세력에 따라 지역구와 전국구가 있음)인 사장앞에 불려갔다.

<서로 잘 알지? 통뼈는 오늘부터 여기서 일한다. 잘 들 해봐>
영업부장이면 지배인인 형칼보단 아래지만 바로 밑이어서 언제 치고 올라올지 알 수 없는 위치다.
‘수 틀리면 저 새끼 한 칼 먹여야 겠어‘
그런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속이 엄청불편한 형칼이었다.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통뼈가 손님을 많이 몰고오면서 형칼의 눈꼬리와 입언저리가 심상치 않게 된 것이다.
통뼈는 주먹엔 자신이 있었지만 형칼의 칼에 대해서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싸움에는 썬빵(먼저 때리는 것)이 최고지. 그런데 저놈은 툭 하면 칼이잖아>
일촉즉발의 냉기류가 흐름을 서로 감지하고 있었다.

“야, 통뼈. 나 좀 보지”
<드디어 선전포고인가?>
통뼈는 칼을 치워놔야겠다고 생각, 주방으로 들어갔다.
“어, 저새끼, 왜 주방으로 가? 칼 가지러 가나?”
형칼이 주방으로 뒤따라오는 것을 본 통뼈가 엉겁결에 주방칼로 형칼의 배를 찔렀다.

형칼과 통뼈의 명은 모두 겨울 병화(丙火)일주에 인성(印星)이 없다.
겨울 병화일주는 연예계가 제격이고 운동이면 학교나 대학교수 쪽을 선택하면 좋다.
화려한 조명, 술, 여자, 많은 사람이 들끓는 세상, 밤의 요지경도 연예계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총잡이는 총에, 칼잡이는 칼에 맞아죽는다.
돈을 벌려고 발버둥치다가 돈속에 파묻혀 죽게되면 행복한 것이 될까?

감사하고 사랑하며 산다면 그래서 감사와 사랑속에서 저세상으로 갈 수 있다면 그게 진짜 행복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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