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애자일(Agile)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애자일 모델은 전체 프로젝트를 짧은 기간에 실행할 수 있는 단위 과업으로 나누어 요구사항 수렴, 설계, 개발, 시험을 순환적인 나선형으로 진행함으로써 전체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간다. 애자일(Agile)이 주목을 받고 있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사실 애자일(Agile)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이미 1970년대에 제시된 방법론으로 '민첩한' 또는 '기민한'이란 그 의미와 같이 경량의 뜻인 Lightweight 라고도 불린다. 소프트웨어 개발에는 1950년대 정립된 전통적인 폭포수형 모델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폭포수형 모델은 비즈니스 요구사항의 수렴(Discover), 설계(Design), 개발(Develop), 시험(Test)을 순차적인 계단형으로 진행하여 시제품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시험 단계가 되어서야 고객이 구체적인 산출물을 확인할 수 있는 이러한 프로세스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과 고객의 요구사항을 신속하게 담아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 확인이 가능한 소규모 프로젝트 단위로 쪼개어 순환적으로 진행하는 애자일 방법론이 대두되었다.

애자일(Agile)은 불확실성이 높고 변화가 빠른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ICT 업계의 프로젝트 수행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 제조, 마케팅, 조직관리 등 기업의 경영관리 방법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변화와 난관이 많은 파란중첩(波瀾重疊) 시대에 변화보다 더 기민한 움직임을 통해 기업이 지속 생존하기 위해서 애자일 조직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전략 컨설팅 업계의 1위 기업인 맥킨지는 애자일 조직의 특징을 전략, 구조, 과정, 사람, 기술의 다섯 가지 요소로 정의하였다. 전략은 구체화되고 명확히 공유된 목표와 비전, 구조는 권한을 위임받은 자율 팀으로 구성된 네트워크, 과정은 빠른 의사결정과 학습 사이클, 사람은 열정을 불어넣는 역동성, 기술은 차세대 기술의 도입과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조직에 애자일이 정답은 아니며 섣불리 애자일 조직을 추구하다가는 기존 조직관성에 부딪혀 낭패를 보고 원상복귀하는 쓴 맛을 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애자일 조직으로의 전환을 위해 다음의 세 가지 핵심 성공요인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애자일 조직은 유연성과 민첩성을 확보하고 목표를 달성해 나갈 수 있다.

첫째는 상호작용(Interaction)이다. 상호작용은 기업의 외부 이해관계자인 고객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내부 이해관계자인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구분된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은 요구사항을 정확히 인식하고 구현하여 고객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그리고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은 단위 과업에 대한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고 협업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 나가기 위함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유기적으로 돌아가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소통이고 조직에서 항상 회자되는 것이 소통임에도 불통이 만연한 이유는 구체적인 소통의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그 당위성의 강조에만 그치기 때문이다. 코칭과 같은 교육을 통해 소프트 스킬을 점진적으로 증대하는 동시에 기업에 맞는 협업 툴을 도입함으로써 하드 스킬을 동시에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자율시스템(Autonomy)이다. 조직에서 자율이란 책임과 권한의 위임(Empowerment)을 뜻한다. 주다 라는 의미의 ‘em’과 힘이라는 뜻을 가진 ‘Power’가 합성되어 통제력을 주는 동시에 그 책임까지도 함께 부여되는 것이다. 또한 권한 위임은 단순히 행동적 요소일 뿐만 아니라 인지적 과정이기도 하다. 여러분들이 처음 직책을 보임받았을 때를 상기해 본다거나 받았다고 상상해 본다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은 자기효능감과 조직에 대한 Loyalty가 충천하여 자신이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자 부단한 고민과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또 하나의 자율시스템의 중요한 역할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이다. 수직구조의 관료적인 조직은 안정을 추구하는 대신에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창의적인 실행은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이 될 것이다.

셋째는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이다. 애자일 조직에서는 기업의 목표에 있어 중차대한 환경변화가 발생되면 즉시 전략의 방향전환(Pivoting)을 하고 자원의 유연한 배분과 조직의 이합집산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때 새로 만들어진 애자일 조직은 목표달성을 위한 역량을 갖추고 이를 통해 성과를 달성해 나아가야 하는데 예견된 실패의 중대한 문제가 여기서 발생하게 된다. 즉 애자일 조직의 성과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역량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학습민첩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역량을 다 갖추고 있는 기업은 없으며 외부에서 영입을 통해 모든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학습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학습조직 문화를 통해 꾸준히 조직학습을 강화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애자일 개발 툴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크럼(Scrum)의 개념을 최초 제안한 노나카 이쿠지로는 지식창조과정을 통해 지식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직무에서 개인이 체득한 암묵지를 전체 조직으로 확산하기 위해 형식지로 변환하고 지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형식지를 다시 암묵지로 내재화하는 순환과정을 통해 지식이 창조되고 역량이 향상된다고 이야기 하였다. 최근에는 IT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활동이 더욱 수월해졌다. 유튜브 세대들에게 익숙한 언제 어디서나 학습 가능한 5~10분 이내 동영상 콘텐츠로 서비스하는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이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AS전문회사는 제품을 분해, 수리, 조립하는 과정을 짧은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직무 대상자나 신입사원에게 공유하는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쉽게 학습전이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조직에서 재무적인 성과와 비교하여 구성원들의 역량개발에 긍정적이었는지? 아니면 부정적이었는지? 그리고 적극적이었는지? 아니면 보수적이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애자일 시대에는 특히 구성원의 역량이 회사의 경쟁력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업은 상호작용(Interaction), 자율시스템(Autonomy), 학습민첩성(Learning Agility)을 갖추고 변화에 대응하는 애자일 조직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각 기업은 상이한 Biz모델, 조직구조, 기업문화에 따라 다양한 환경에 직면해 있다. 그러므로 기업은 애자일 조직 구축에도 애자일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의 전략과 상황 적합한 애자일 조직을 맞춤형으로 설계(Self-Design)하고 구축(Develop), Test(적용)의 순환을 통해 해당 기업에 최적화된 애자일 조직을 갖추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박동국 박사(한국HR협회HR컬럼리스트, 現SK네트웍스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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