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면 안된다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사례1] 재무 본부장의 인재육성
A기업 인사 컨설팅을 진행할 때의 일이다.
구성원 의식 설문조사를 했는데, 유난히 재무본부의 만족률이
전 항목에 대해 전사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육성과 관련한 긍정 응답률은 전사 긍정 응답률 75점에 비해
재무본부는 5점이었다.
이 점수는 재무본부 직원들이 역량 목표와 개발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불만이 많음을 나타내는 매우 낮은 점수였다.
재무본부에 대한 인터뷰를 실시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CEO는 재무본부장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다.
책임감이 강하고 맡은 일에 대해 철저하며 추진력이 강하다고 한다.
재무본부의 팀장들에 대한 그룹 인터뷰에서는
서로가 눈치를 보며 말을 하지 않는다.
특히 본부장의 리더십에 관한 질문에는 노코멘트로 일관한다.
팀원 인터뷰는 개개인으로 진행했다.
차장과 부장은 총 3명, 과장 이하는 직위별 2명씩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들과의 인터뷰에서 도출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 본부장이 자신과 경쟁상대가 될 만한 팀장은 곁에 두지 않는다고 한다.
이전에 김팀장이 덕망도 있고 전문성이 높은 재무통이었는데,
본부장이 다른 본부로 강제 배치를 했다고 한다.
2) 3명의 현 팀장들은 전부 팀장 1~2년 차로
이전에 재무부서에 근무한 적이 없는 그렇게 유능하지 않은 관리자라고 한다.
3) 본부장이 중요한 일은 담당자에게 직접 지시를 해 보고받고,
결과에 대해서도 담당자에게만 피드백을 한다고 한다.
본부장은 똑똑할지 모르지만, 조직은 갈수록 수동적이 되고
활력은 사라지고 갈등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사례2] 임원 대상의 6개월 합숙 교육
S그룹은 6개월 코스의 경영자 과정을 개설했다.
현직 임원을 대상으로 업무를 떠나 6개월 동안 합숙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임원들 사이에는 이 과정은 임원 구조조정의 수단이며,
이 과정에 참가하는 임원들은 대부분 보직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회자되었다.
인원이 선정되었고 교육이 진행되었다.
선발된 임원들은 뛰어난 성과를 창출한 유능한 부사장부터
임원이 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이사까지 다양했다.
우려했던 저성과 임원들만 구성된 것이 아니었다.
6개월의 교육은 전략적 의사결정 사례연구와 해외 벤치마킹까지
포함된 비용이 높은 과정이었다.
6개월이 지난 후 승진을 하거나 핵심 부서로 배치된 임원들도 있지만,
몇 명은 보직을 받지 못하고 떠난 임원도 있었다.
교육 중 임원들이 받은 가장 큰 충격은 6개월 공백이었다.
조직에 자신이 없으면 조직이 망하거나 성과가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성과가 더 높아진 곳이 많았다는 점이 충격이었다.
수료한 임원들은 교육에서 얻은 사례 중심의 학습과
임원으로서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한 단계 수준 높은 리더십을 발휘하게 되었다.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일은 없다.
관리자 또는 경영자가 되면, 자신이 없으면 담당하는 조직이
콩가루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다.
자신이 모든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출장을 가서도 불안해서 자주 전화를 한다.
일을 지시하고 불안한 마음에 중간 점검을 하면
자신의 기대보다 미비하거나 오류를 발견하게 된다.
속으로 점검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이러한 경향은 더 심화된다.
하나에서 열까지 지시하고, 점검한다. 틀리거나 게으르면 호통을 친다.
이런 조직장의 공통점은 일이 줄지 않고 쌓여가며,
자신이 모든 일을 다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직원들이 똑똑하지 않고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생각까지 한다.
조직과 구성원들의 역량이 강화되기보다 갈수록 활력을 잃어 간다.
구성원들은 대충 일을 하거나 시키지 않은 일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조직장이 다 고칠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시간이 되면 눈치 보며 퇴근할 준비만 한다. 회사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 아닌 회사는 생계의 수단이고,
즐거움을 밖에서 찾는다.

조직장은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고 믿고 맡겨야 한다.
조직장이 모두를 할 수 없다.
조직장은 머리가 바빠야 한다.
팔다리가 바쁘면 곤란하다.
조직장은 변화를 읽고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
사업과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며 전략적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비전과 전략, 중점과제와 그라운드 룰을 만들어 구성원들을
한 방향 한 마음으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
강한 실천을 강조하며 솔선수범하되,
조직장이 솔선수범하는 것은 의사결정이지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문서를 작업해서는 곤란하다.
자신에 맡는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조직장이 없어도 되는 조직과 없어서는 안 되는 조직이 있다.
조직장이 실무 업무를 하고 있다면,
조직장이 없을 때 더 좋은 성과가 창출되며 팀워크가 강화된다.
조직장이 비전, 전략,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면
조직장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은 강화되며, 큰 성과를 창출하게 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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