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발협력분야의 최고위급 회의가, 부산세계개발원조총회라는 명칭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아시겠지만, 한국의 경우,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선진국가의 클럽이라고 하는 OECD의 가입이 본격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5년에 가입했으니, 17년이 흘렀습니다. 당시에 세계와의 소통을 위한 것 중의 하나가 레빗 교수가 제시한 세계화(Globalization)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이러한 용어는 최근에도 여전히 그 의미가 있습니다.

개발협력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학문적인 관점에서 보면, 개발학(development studies)적 시각이나 개발경제학(development economics), 인류학이나 지역학 등에서 접근하는 방법도 있고, 자본의 흐름에 초점을 둔 국제금융이나 국제통상 및 거래 차원에서 바라보기도 합니다. 또한,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국제협력이나 국제관계 등의 관점에서 검토되기도 합니다. 즉, 한 마디로 성격을 규정하기 어려운, 어떻게 보면 다학문적인, 통섭적인 학문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개발협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한 마디로 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라고 부르는 것은 공적개발원조라고 지칭하고, 이는 정부의 재원 투입을 통한 개발협력을 말하며,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OECD의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발협력에 대한 정의를 말할 때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입장에서 개발협력은 좀 특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사례나 경험이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볼 때, 특히 흔히 말하는 지원을 받던 혹은 원조를 받았던 지독히도 형편이 어려웠던 나라에서 반세기만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한 유일한 의미의 사례이기때문입니다. 따라서, 개발협력의 새로운 모델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모델이라고 하는 것이 무조건 옳다는 식의 접근은 아니고, 하나의 사례로서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개발협력은 이러한 의미에서 그 동안 경험했던 사례의 정리가 가장 중요하며, 가장 근본적으로 챙겨야 할 것 입니다. 흔히 말하는 개발경험의 정리를 통해서 현 시대의 소위 개발도상국에 일방적이지 않은,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는 응용력을 통해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단기적 혹은 근시안적인 접근 아닌 장기적인 혹은 입체적인 접근을 통해 일관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개발협력은 미래를 위한 준비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우호적인 국가, 혹은 지정학적 관계를 고려할 때, 장기전략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전문성을 축적하면서 일관된 틀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인력의 양성이나 활용을 근본적으로 고려하면서, 연구와 조사를 충분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들이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큰 무대도 마련해야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