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알제리에 다녀왔습니다. 항구도시인 부산과 비슷한 지형을 가지고 있는 수도 알제시의 국립직업기술원중의 한 곳에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지원이 있었고, 이에 대한 사업 평가를 위한 출장이었습니다. 알제리는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북, 지중해 남단에 위치한 아프리카에서 수단에 이어 두번째로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는 자원대국(석유 및 천연가스 등) 입니다. 매우 덥고, 사막이 많은 곳이라 여겨졌지만, 국토의 70%이상이 산지(1,000m이상의 산악지역이 많고, 겨울에는 눈도 내리기도 함)이고, 풍부한 해안선을 끼고 있으며, 사하라 사막의 일부가 혼재되어 있는 등 다양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앙드레 지드, 알베르 카뮈 등의 소설가 고향이자, 독특한 문화를 가진 베르베르인이 많은 국가이며, 자원개발은 물론 관광산업 등의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국가입니다. 실제로 사하라 종단 도로 구축 프로젝트, 사하라 사막의 조림사업 등은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추진될 예정에 있다고 합니다. 다만, 프랑스의 영향과 이후의 사회주의 체제를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환경은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많은 가능성을 옅보고 왔습니다.

알제리정부는 대부분의 외채를 상환하고, 1,500억불이나 되는 규모의 자본을 국가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을 예정이며, 특히 한국의 발전모델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한국정부에 산업발전계획에 대한 master plan을 요청하였고, 이를 국내 연구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각종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도 희망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약 20억불 규모를 한국기업이 수주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의 교민은 70여명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조금 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시겠지만, 아프리카 지역은 중국과 일본이 번갈아가면서 자원외교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곳으로 알제리에서만도 10만 정도의 중국인이 거주하면서 각종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본도 2억달러 규모로 무상원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그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는 알제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한국연수프로그램이 커다란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알제리의 특성상 원조라는 개념보다는 협력이라는 개념이 맞을 듯 하며, 향후에는 보다 구체적인 협력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더구나 대규모의 투자를 위한 인력양성방안이 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이며, 이에 대한 부분도 검토해야 합니다. 현지에서의 발전계획 등을 보더라도 구체적인 인력양성에 대한 계획은 없었는데, 이는 대학교육까지 무상으로 제공되는 알제리 교육제도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풍부한 인력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가지고 있는 구조였습니다. 즉, 넘쳐나는 학생보다 일자리가 적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실업문제가 커다란 사회이슈로 대두되고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제부터 산업발전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알제리의 경우, 적재적소의 인력을 배치하고 이를 양성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텐데, 이를 위한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한국의 발전경험과 기술협력을 연결할 수 있는데, 이를테면, 자원외교와 인재양성을 병행하는 패키지 형태의 발전 전략이 그것입니다. 자원확보를 위한 조건만 구축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나라에 도움이 되는 지원도 병행하는 것입니다. 자원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대한 사업을 한국기업이 수행하며, 거기에 필요한 기술인력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은 한국 정부의 지원을 통해서 하는 방안도 그 하나일 것입니다. 특히 알제리와 같은 국가에는 이러한 시도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국제개발협력은 다른 나라가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만의 개발전략 모델이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입니다. 투입규모로 봤을 때, 다른 국가와 경쟁이 되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이며, 자원외교와 인재활용을 연계하는 방안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