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두 달 전에 라오스의 북부도시 루앙프라방에 다녀왔습니다.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새로운 대학 캠퍼스가 설립되었고, 이에 대한 준공식이 거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다 시피 라오스는 ‘뉴욕 타임즈’가  ‘2008 꼭 가봐야 할 나라'로 선정된 곳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대화 도시화로 대변되는 생활에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라오스는 아직은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함이 묻어나는 곳이며, 안전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서양인들에는 생태관광의 최적지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루앙프라방에 새롭게 건설된 대학은 기존에 있는 수파노봉대학교의 신캠퍼스입니다. 라오스는 인구에 비해 고등교육인구가 매우 적습니다. 대학이 수도인 비엔티엔에 있는 국립라오스대학(NUOL: National University of Laos)말고, 남부의 참파삭 대학교(Champasak University), 북부의 수파노봉대학교(Souphanovong University), 이렇게 셋 밖에 없습니다. 국립라오스 대학교는 ADB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캠퍼스와 시스템 등을 정비하였고, 일본 등의 지원으로 그나마 기본적인 틀을 잡았습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두 개의 대학은 형편없는 시설을 가지고 있고, 그나마 학생을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습니다. 그래서 라오스 정부는 외국에 원조를 요청하였고, 루앙프라방에 있는 수파노봉대학교의 신 캠퍼스 건립 사업을 위해 한국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입니다. 남부에 있는 참파삭 대학은 중국정부에 여러 차례 요청을 했지만,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혀 움직임이 없어서 원조를 해줄 국가를 찾고 있습니다.
  라오스는 남과 북이 길게 늘어선 지형을 가지고 있어서 중앙에 위치한 수도를 제외하고 발전의 폭이 매우 좁습니다. 그나마 루앙프라방과 팍세(참파삭 주의 주도)를 거점으로 해서 북부와 남부가 발전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의 대학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급인력양성과 기술인력 양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 라오스로서는 대학의 설립과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 중의 하나입니다. 이러한 정책에 기여한 ‘루앙프라방 국립대학 설립 프로젝트’는 그 의미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요합니다. 신축건물 20여개 동(본관, 강당, 식당, 도서관, 단과대학 및 강의실, 실습동, 교수용 기숙사 및 총장관사 포함), 그 안에 필요한 각종 실습장비(전산시스템, LAN, PABX 등 포함), 도서관 장서와 같은 하드웨어는 물론 학과별 교육과정 및 교재, 교수 및 직원에 대한연수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을 같이 제공했으며, 여기에 학과 운영, 학교의 장기발전 전략, 사후관리 등에 대한 자문도 제공했습니다. 그리하여 라오스 고등교육의 새로운 시스템을 제공하게 되었고, 장기적인 정책 설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파노봉은 라오스 정부의 초대 대통령의 이름입니다. 그 만큼 라오스 사람들에게 그 의미는 남다릅니다. 준공식에는 라오스 부수상을 비롯해서 주지사, 장관 및 차관 등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본 프로젝트를 시작할 2005년 당시에는 모든 사람들이 우려 반, 기대 반이었고, 솔직히 비관적으로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물론 한참 사업이 진행되다가 약간 더딜 때도 있었지만,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고 나니, 다들 놀라워했습니다. 특히 라오스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꿈이 이루어졌다고도 했습니다. 루앙프라방이라는 곳이 옛날 라오스 왕국(란상왕국)의 수도이자, 북부지역의 거점도시로서 중국, 미얀마, 태국, 베트남을 연결하는 데 중요한 요충지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말에 새롭게 개통된 중국(쿤밍)-태국(방콕) 연결 고속도로(1,818 ㎞)가 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라오스 북부지역에 대한 외국의 투자도 늘어나고 있답니다. 어느 나라도 선뜻 나서지 못했던 대학사업을 한국이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유사한 예가 캄보디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캄보디아 기술대학 설립 프로젝트도 2002년 당시에는 엄두도 내지 못할 것이었지만, 이후 캄보디아의 경제성장과 한국 및 외국의 투자 증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지역사회에서의 교육기관의 위치 혹은 한 국가에서의 교육기관은 그 영향력이 매우 큼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여타의 국제개발협력사례와 달리 교육사업은 그 후속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본 사업에서도 사업내용에 모든 것을 넣어서 수행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가르치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입니다. 개도국은 교원에 대한 질적 수준은 매우 미약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보다 나은 교육을 받도록 해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를 희망합니다. 자체에서의 교육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국에서 최소한 석사학위라도 받은 자원을 교원으로 임명하여 학교나 학과를 운영하도록 하고 싶어합니다.
  수파노봉대학의 구성원을 보더라도 전체 130명이 넘는 교원 중에서 박사학위자는 4명, 석사학위자는 7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는 대학 졸업 후에 그냥 교단에 서고 있습니다. 물론 라오스 정부에서 인력양성을 위한 해외유학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교단에 남는 경우는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현직에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해서 대학원 이상 교육을 하도록 하여 교단을 지키도록 하는 정책이 현실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본 사업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업 착수 단계의 여러 사정으로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교원에 대한 연수과정을 한국의 참여대학(우송대학교와 강원대학교)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석사과정으로 개설했으며, 추후에 지속적인 지원을 각 개별 대학에서 하도록 양해각서를 맺었습니다. 그 결과 사업이 끝난 이후 양 학교에서는 연수받은 교원 중에서 약간 명(우송대는 4명, 강원대는 4명을 1차적으로 선발)을 대상으로 석사과정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고, 현재 한국에서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으로 부족합니다. 양 대학의 사정도 있고, 더 교육을 받아야 할 사람은 많기 때문입니다. 이건 하나의 예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렇듯 라오스 루앙프라방 국립대학 설립 사업은 국제개발협력의 좋은 사례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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