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남자친구에 대한 부모의 견해가 정 반대다.

남자친구 A는 미국인이다.
한국에서 영어 강사를 하고 있다.
딸 보다 연하(年下)다.
미국서 제대로 된 대학 나왔지만 가난하다.
돈 많이 버는 것 보다 재미있게 살고 싶어 한다.
미국서 살고 있는 부모님들은 모두 목사님이다.
A의 딸에 대한 태도는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딸이 감기라도 걸리면 약사오고 죽도 사온다.
추운 겨울에는 딸의 회사 앞에서 끓여온 커피를 보온병에 넣고는 가슴에 품고 기다리기도 한다.
가끔 꽃도 선물 한다.
데이트 끝나면 반드시 집에 까지 바래다준다.
미국인이지만 잘 생겼다고 하기 어렵다.
키도 1m 80cm가 안 된다.

남자친구 B는 충청도가 고향이고 잘 생겼다.
부모는 모두 고향에서 잘 산다.
농사짓지만 넉넉한 살림에 땅, 돈 풍족한 편이다.
시골 부자라 할 만 하지만 학력은 별로다.
지독할 만큼 기독교 신자다.
무지무지하게 성실하다.
B는 대학을 나왔지만 내세울 만 하지 못하다.
대신 1m 80cm 넘는 훤출한 키에 준수한 외모, 좀 있는 돈 탓에 거들먹거리는 편이다.
말이 많은 것은 스스로 잘 났다고 여기는 것을 내세우려 함인지 모른다.
데이트가 끝나면 바래다주지 않는다.
배가 나왔다.
게으른 편이다.
자신을 자랑하고 내세우는 편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는 꽝이다.
딸과는 지식수준이 크게 차이가 난다.
딸은 이대 대학원까지 마쳤다.

아버지는 “마음 편하게 살아라. 여자는 남자의 부속이 아니다.
존중받고 살아야 함에도 그렇지 못함은 인간답게 산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너의 기질 상 억압받고 스트레스 받고 해서는 살 수 없을 것 아니냐?
더욱이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데 기독교 집안에 가서 잘 적응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하시며 A가 나을 것이라고 하신다.
어머니는 B와 결혼하라고 하신다.
막무가내라고 할 만 하다.
“사랑이란 돈 없으면 창문으로 날아가 버리는 새와 같단다.
돈 없어 봐, 얼마나 비참한 지 알기나 해?
돈 없어 고생하지 말고 넉넉한 집안에 가서 편하게 살아라.”

딸은 자신의 입장에서는 A쪽으로 기울지만 결단을 못 내린 채 『경제력』,『경제력』,『경제력』 하면서 『어찌 하오리까』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소설적 해답도 답이 될 수 있을까?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 오헨리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소설 속에서 지혜를 구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그보다는 바보 온달을 장군으로 키워낸 공주님의 지혜를 배울 수만 있다면 A든, B든 문제 될 게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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