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기업 A본부장이 자기 부서 조직진단 결과를 보여주었다. 인사부에서 실시한 내용으로 60개 항목에 걸쳐 조사한 내용이었다. 그 결과 개선사항으로 결재 및 보고 방식, 역할과 책임 명확화, 평가의 수용성, 회의문화 등이 나왔다. 물론 작년보다 개선된 내용도 많으나 조직 전체로 보면 타 부문에 비해 차이가 나는 항목도 있었다. 그가 말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결국 커뮤니케이션 문제였다. 필자가 조직생활할 때 한 직원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소통에 있어 윗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으면 소통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들의 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았고 우리는 의견도 내지 못했는데 어떻게 소통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결국 진정성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려면 리더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아빈저연구소의 <아웃워드 마인드셋(Outward Mindset)>이란 책에는 변화의 시작은 나를 넘어 바라보는 힘에 있다고 했다. 우리는 통상 인워드 마인드셋(Inward Mindset)으로 일하고 있으며 이때에는 초점이 자신에게 맞춰지므로 다른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요구사항, 목표, 문제를 가진 사람들로 보이지 않고 나의 요구사항, 목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아웃워드 마인드셋에서는 타인의 요구사항, 목적, 문제를 인식하고 이에 관심을 가진다. 즉 타인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인워드 마인드셋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방법으로 행동하고, 아웃워드 마인드셋에서는 자신들이 성취하고자 하는 공동의 결과물을 보다 더 잘 성취해 낼 수 있도록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야 지속 성장하는 건강한 조직이 될 것이다.

  사례 하나 소개하면,  2006년 보잉사에서 포드자동차 CEO로 취임한 멀랠리는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 문제가 있는데도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것을 알았다. 당시 포드는 매년 170억 달러의 손해를 보고 있었지만 회사의 임직원들은 각자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사업계획 검토회의라는 BPR(Business Plan Review) 회의를 하면서 회의실 벽에 수칙 10가지를 붙이고 실천했다. 다음과 같다.

  ▪사람이 가장 우선이다 ▪모든 사람이 참여해야 한다 ▪강력한 비전이 있어야 한다▪명확한 성과 목표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계획이 있어야 한다 ▪사실과 테이터에 근거해야 한다▪‘방법을 찾겠다’는 태도로 계획을 제안한다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고, 도와주며 감사한다 ▪감정 회복의 탄력성을 가진다. 그리고 프로세스를 믿는다▪서로와 함께하는 이 여정을 즐기고 재미를 느낀다. 이 중에서 여러분 회사에 맞는 몇 가지만이라도 도입하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유익하리라 생각한다.

 리더십 권위자이자 코치인 마살 골드스미스는 저서 <일 잘하는 당신이 성공을 못하는 20가지 비밀>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지적한다. 가령, 과도한 승부욕, 쓸 데 없는 비평, 파괴적인 말, 부정적인 표현, 잘난 척 하기, 격한 감정 , 인색한 칭찬, 남의 공 가로채기, 변명, 사과하지 않기, 경청하지 않기 등이다. 리더들이 한번쯤 되새겨 봐야 할 내용이다. 왜냐하면 쉽게 지나치기 때문이다.

  리더십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에 있어서 <감정수용-사고촉진-자발적 행동>의 선순환 사이클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방을 감정을 가진 인격체로 먼저 보고 따뜻한 가슴으로 소통하며 그다음 냉철한 머리로 판단하고 실행하라는 내용과 괘를 같이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당장 해야 할 일만 보고 사람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일을 하는데 말이다. 축구에서 공만 보다 사람을 놓쳐 골을 먹는 사례와 비슷하다.

  커뮤니케이션은 쌍방 간 생각과 의미를 전달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의 연속이다. 인체 혈액의 순환과 비슷하다. 우리의 심장에서 각 기관에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해주는 동맥과 다시 심장으로 들어가는 정맥이 동시에 존재해야 우리가 살 수 있듯이 그 어느 것 하나가 없다고 생각해 보라. 우리는 살 수가 없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조직 내 <고장 난 커뮤니케이션>은 고칠 수 있다. 그러자면 리더들이 마인드를 바꾸고, 진실로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공동의 결과물을 함께 성취해 가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이것 역시 리더의 몫이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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