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취

곧지도 바르지도 단정하지도 못한 꽃잎
내탓이라고 고개 돌리거나 핀잔하지 말아요
처음부터 내 모습 이런 거 아시잖아요
자유롭고 개성이 많구나 라고 할 순 없나요

 

 

 

단풍터리풀

잎사귀 갯수 세다가 꽃 못 봐요
꽃 갯수 세다가 세월 다 가요
너 좋고 나 좋으면 그냥 한 세월 가요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잖아요

 

 

 

달구지풀

흔한 풀이라는데 나는 10년 전 처음 보았다
다시 볼 수 없다면 넌 내 꽃 될 자격이 없다
네가 아무리 예뻐도 자주 보지 못한다면
달구지풀이나 그림의 떡과 무엇이 다르랴

 

 

 

달래

누가 볼까봐 소문날까봐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에
한 송이씩 툭 툭 터지는
네 알싸한 눈웃음

 

 

 

달맞이꽃

우리 애인 달은 변덕꾸러기랍니다
커졌다 작아졌다 사라졌다가 자기 맘대로
자기만 바라보고 한여름 내내 기다리는 나는
내 몫대로 올망졸망 주렁주렁 꽃만 피우지요

 

 

 

달뿌리풀

내가 설 자리가 여기밖에 없어요
할 수 있는 일이 모래 움켜쥐는 일
이 개천을 붙잡고 몸부림친답니다
홍수가 난다고 쓸려가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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