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노사관계를 가져가는 4가지 방법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그 해 여름은 너무 더웠다.
국가 중요 사업을 책임지는 직원의 평균 급여가 1억이 넘는 회사에 파업이 발생했다.
개개인의 회사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도 강했고,
오랜 기간 동안 회사는 직원만족을 뛰어넘어 감동 경영을 외치며
급여뿐 아니라 제반 복리후생과 작업 환경 개선에 세심한 배려를 했던 회사이기에 파업의 충격은 컸다.
파업이 발생하기 전, 노사 대표가 모여 협상을 하는 자리에
회사의 구성원이 아닌 모르는 사람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회의장에 앉아 있었다.
노동자 측이 임단협 교섭권을 상급단체에 위임한 결과였다.
회의 안건은 임직원의 생존권 보장, 급여 인상 및 복리후생 개선,
안전한 작업 환경 조성의 이슈가 아니었다.
미군 철수, 파병반대, 매출의 2% 지역사회 기부 등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결정할 수 없는 사안들이었다.
결국 2~3차례의 회의는 파행으로 이어졌고,
노측은 회사의 일방적 안건 거부를 이유로 파업을 단행했다.
한 여름, 그들은 회사를 뛰어나가 2주에 가까운 기간동안
파업을 진행하고 회사에 복귀했다.
남아있던 직원들은 밤낮을 일해 공장을 가동시켰다.
회사 밖이든 안이든 불편한 마음에 그 해 여름은 그렇게 더울 수가 없었다.

노사관계는 신뢰 쌓기와 같다.
내가 남에게 잘한 일은 모래에 새기고, 잘못한 일은 바위에 새기라고 했다.
반대로 남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모래에 새기고, 잘한 것은 바위에 새기라고 한다.
사람은 아홉 번 잘해 주다가 한번 잘못하면
그 한 번으로 인해 사이가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사실 아홉 번 잘해준 것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신뢰도 마찬가지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 만나 한 목표를 가지고 같은 일을 하다 보면
생각과 행동의 차이로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갈등을 참거나 봉합해 가며 신뢰를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조금씩 배려하며 열린 마음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생각,
뒤공정의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일하도록 자신의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자신이 담당하는 일의 완벽을 기하며,
열린 마음과 행동으로 서로 믿고 존중해야 신뢰가 쌓인다.
문제는 이러한 신뢰도 한 순간의 오해와 불신으로 깨진다는 점이다.
서로 좋아하고 사랑하여 결혼을 한 부부가 신뢰가 깨져 이혼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하물며 노사관계는 오죽하겠는가?
사실 노사관계의 중요성을 모르는 임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매우 성과가 좋은 기업이 노사 신뢰가 깨져 서로가 서로를 반목하고
편을 나눠 싸움만 하는 등 노사관계가 악화되어 한순간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된 많은 사례를 알고 있다.

강한 노사관계를 가져가는 4가지 방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 현장 제안이 가장 많은 도요타 자동차는
현장 직원들이 스스로 임금을 동결하거나 낮은 수준의 급여인상을 주장한다.
이들은 ‘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해야 우리가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이들은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세계 수준의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이끌어 간다.
협력적 노사관계가 구축되어 있으면,
회사는 현재의 수익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 해도 직원들을 믿고 추진해 나갈 수 있다.

강한 노사관계를 가져가는 비결을 살펴보면
첫째, 기본과 원칙에 강한 정도 경영의 정착이다.
노사관계가 허약한 기업은 노조의 주장에 끌려가는 듯한 관행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임시방편적 처방을 한다.
장기 근로자 자녀의 채용 특혜, 파업을 전제로 한 무리한 요구에
땜빵식 처방이 하나의 예들이다.
기본이나 원칙이 무너지면 올바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없다.
기본과 원칙 중심의 노사관계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기본과 원칙에 대해서는 단 한 명의 예외가 없이 엄격하고,
일관성 있게 지켜가야 한다.

둘째, 현장 조직장의 역량 강화이다.
현장 조직장이 무능하면 직원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갈등은 현장에서 믿음이 깨지거나 사소한 오해나 불신에서 발생한다.
‘현장에서의 문제는 현장에서 완결하고, 우리는 서로를 믿고 존중한다’는 원칙으로
조직장이 일관되게 구성원에게 관심을 갖고 현장의 이슈를 현장에서 해결해 준다면
노사 갈등의 80% 이상은 사라질 것이다.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의
상호작용이 원만하다면 문제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의 중심에 있는 현장 조직장에게 사람에 대한 존중, 팀워크,
관계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은 필수적이다.

셋째, 길고 멀리 보는 경영이다.
단기 실적만큼 노사관계를 황폐하게 하는 것은 없다.
단기적으로는 실적을 창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방적 지시와 억압된 분위기, 높은 업무 강도에 따른 누적되는 피로감,
개인과 조직의 극심한 이기, 사소한 실패도 용인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불만은 가중되어 간다.
이러한 불만은 청와대 청원, 강성의 노동조합 가입,
회사에 대한 로열티 급감으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경쟁 심화와 시장 여건의 악화 등으로 생존 차원의 경영을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단기 실적이 중요하겠지만,
회사의 장기 비전과 전략, 길고 멀리 보는 경영진의 방향 제시가
직원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열정을 낳게 한다.

넷째, 열린 마음, 열린 소통이다.
A기업의 CEO는 공장을 방문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은 공장장이 아닌 노동조합이었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노동조합 관계자와 식사를 함께 했다.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분명한 원칙과 소신에 입각한
일관된 말과 행동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경영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들과의 만남을 통한
직접적인 상호작용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듣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어야 한다.
현장의 소리가 경영진에게 전달되는 다양한 채널이 있어야 하며,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직원들이 알고 싶어 하는 사항들이 무엇이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사전에 파악하여 조치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열린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소중하면 소중한 것을 알고만 있어서는 곤란하다.
그 소중함을 지속하기 위해 표현하는 등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오랜 기간 함께 한 부부가 한 순간의 잘못으로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
노사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노사가 상호 신뢰와 믿음으로 열린 소통을 하며
회사가 성장해야 내가 성장한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듯 노사관계도 오랜 시간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배려하며 노력을 해 나갈 때 바람직한 상생경영은 정착될 것이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