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무법자 청솔모이다
나무를 타고 올라가 이리저리 뛰며
임산물을 갉아먹는 청솔모이다
다람쥐는 토종이고 임산물 피해가 크지 않은데 비해
요녀석은 외래종인가 본데 호두 잣 밤 등
닥치는 대로 피해를 줘서 아주 골치가 아픈단다

원래 청솔모는 나무에 나는 것들을 먹는다
그런데 이녀석은 나무를 탈 생각은 하지도 않고
매점 근처에  살면서 매점의 쓰레기를 먹고 산다
매점에서 나온 아이스크림통을 핥고 있다
짜아식 단거는 알아가지고
너 단거 좋아하다가 위험하다
단거는 언제나 danger(단거라 발음) 이란다
단거 좋아하지 마라
쓴거가 네 몸에 좋은 거란다

단거는 위험한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나부터 단거만 탐닉하고 있다
호두와 잣과 밤을 먹어야 할 청솔모가 아이스크림을 핥듯이
예술과 신앙과 봉사에 빠져야 할 내가  달착지근한 욕망을 핥고 있다
단거는 danger 라는 것을 잘 말면서도

저 청솔모 겁대가리도 없이 내가 이미터까지 야금야금 다가가도 꿈쩍 않는다
입술로는 아이스크림을 계속 핥으면서 눈만 나를 빠꼼이 바라본다
나와 다를 게 하나 없다
겁대가리 하나 없이 버젓이 단거를 계속 핥으면서
교묘히 자기를 미화하고 위장하고 변론한다

단거는 danger이란다
입에 쓰고 귀에 쓰고 몸에 쓰고 양심에 쓴
네가 먹어야 할 것을 먹고
내가 빠져야 할 것에 빠질 마음을 기대하는 것은
우리 중생들에게는 멀고도 험한 길인가???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