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74) 남북교역과 충청남도 :
[북한비즈니스] 남북교역과 충청남도
충청남도는 경기도나 강원도와 달리 남북 접경지역이 아니고, 북한 출신 실향민의 수자도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접경지역의 지자체와는 달리, 충청남도민은 남북교류에 대한 필요성을 덜 느낀다. 이런 이유로 충남도의 대북교류는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여 회수도 현격하게 낮고, 자치단체장의 의지도 낮은 편이다. 충청남도의회가 2015년도에 펴낸 ‘충남 남북교류 협력 방향 및 과제’에 의하면 충청남도의 경우 200년 북한의 황해도와 자매결연 추진, 201년 전국체전 ‘성화체화’ 및 ‘특산품 교류전’ 북한 참여, 202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 북한 참여 계획, 202년 동아마라톤 대회 북한인사 초청 등을 계획한 바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들은 모두 통일부의 심의과정에서 선정되지 못한 관계로 성사되지 못하였다. 206년에는 금산의 인삼 재배자 2명이 영농조합 명의로 개성과의 인삼교류협력 금산군청에 건의한 바 있었다. 이들은 금산군청의 인삼약초과와 충청남도의 미래전략사업본부에 방문하여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검토 단계에서 중단되고 말았다.

위의 자료에 의하면 충청남도는 2000년 이후 4차례에 걸쳐 남북교류협력을 추진하였으나 결실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이유는 첫째, 북한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는 관심이 없었고, 충남이 필요로 하는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이다. 북한은 자매결연, 꽃박람회 등과 같은 사회문화 분야에서의 교류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달린 외화벌이사업, 농어업과 같은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통일부의 심의조차도 얻지 못하였다. 둘째 교류협력기반이 전무하였다는 점이다. 남북교류협력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조례, 기금 등 기반 구축이 전제되어야 한다. 셋째, 전담부서도 없었다. 해당 사업부서 차원에서 임기응변으로 남북교류를 추진하였기 때문에 체계성을 지닐 수 없었고,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전문지식도 없었다. 이와 같이 충청남도는 지금까지 기초, 기반부터 다져가는 작업이 없이 성급하게 남북교류를 추진하였기 때문에 통일부로터 사업승인조차도 받을 수 없었다. 따라서 충청남도는 남북교류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기반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에 따라 남북교류기금을 증액하고, 추진방식을 결정하여야 한다. 경기도의 사례에서와 같이 일단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충남 – 북한지역과의 교류협력협약서를 체결하여 공식적인 교류협력의 출발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충청남도가 남북경협이 재개될 시의 이해득실을 따져본다면 비교적 손해보지는 않을 듯하다. 지자체 정부나 충남도민들의 관심은 적겠지만, 지리적 산업적으로는 그만큼 교류할 만한 방안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산업적으로 보면 충남도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디지털 산업이 발달해있고, 또한 남북 간에 즉시 교역이 가능한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남도가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사업으로는 북한 내 충남의 영상․애니메이션 생산단지 조성사업을 구상할 수 있다. 위 보고서의 계획에 따르면 북한은 경제난 해소의 방편으로 IT산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북한 내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높은 수준의 전문인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북한의 대표적인 기관으로는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국가과학원, 평양정보센터(PIC: Pyongyang Information Center), 조선콤퓨터센터(KCC : Korean Computer Center) 등이 있으며, 1천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정보문화 진흥원 등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들도 북한 애니메이션 관련 인력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충남은 영상․애니메이션 산업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문화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북한의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경우 북한의 문화산업 관련 인력을 활용하여 공동으로 산업화하는 사업을 시도할 수 있다. 충남의 경우 충남디지털문화산업진흥원이 있어 적절한 아이템만 개발한다면, 지역 문화산업 진흥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남도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면 우선 당진항을 북한의 천연자원 반입 및 제철산업 발전의 전초기지로 추진해볼 수 있다. 당진항을 통해서 북한의 금속자원을 수입하여 당진제철소에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수 있다. 북한 서해안 가까이 있는 철광과 탄광에서 캐낸 자원들을 당진항으로 운반하여 각 지역별로 분배하면 운반비를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남도 서해안의 개발을 고려할 수 있다. 북한 서해안에는 조기, 민어, 삼치, 뱅어, 가자미 등 젓갈로 담글 수 있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이를 보령시의 광천으로 들여와 젓갈로 담근다면 남북한 수산업의 교류와 더불어 양 측의 경제적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