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질문하지 않는가?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대표(no1gsc@naver.com)

기업의 팀장, 임원을 대상으로 ‘리더의 역할과 상황별 의사결정’,
‘성과관리’, ‘일과 사람관리’ 등의 주제로 강의하면서
3시간 동안 약 50여 개의 질문을 합니다.
직장에서 15년~20년 넘게 생활한 분들에게 주입식으로 일방적 내용 전달은
교육의 질을 떨어트린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질의응답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시작과 함께 질문을 던집니다.

1) 왜 이 강의에 참석했습니까? 당연 답이 없습니다.
2) 이 강의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3) 직장인이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할 생각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대답은 없어도 머릿속에는 하나 이상의 답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지명하면 대답을 하지만, 전체에게 물으면 대답하지 않습니다.
3~4개 정도 전체 질문을 해도 대답이 없으면 가장 무능한 강사가 됩니다.
강사 자신이 질문하고 답을 하는 경우이지요.
하지만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
마음속 생각이 옳다 판단하면 용기를 내어 말해 달라고 요청하고
계속 질문을 이어갑니다.

3시간 정도 강의하다 보면, 질문이 50번이 넘고
중간 이후 한 두 명이 대답을 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생각도 있고 다들 공감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 분위기는 참석만 있고 참여가 적습니다.
왜 우리는 질문을 하지 않고, 회의와 강의 등에 참석만 할 뿐 참여는 적을까요?
몰라서 안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안 하는 것에 익숙해진 것이 아닐까요?
가정과 학교교육, 남자의 경우 군대, 직장에서 눈치 보는 문화,
나섰다가 책임까지 지게 되거나,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 등등이
마음속 판단은 하되, 질문이나 적극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A기업의 경영회의를 돌아가며 주간업무 실적과 계획 발표하는 것에서
주간 이슈를 정해 이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처음에는 이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다고 생각했던 경영진이
1달도 되기 전에 이전 방식으로 회귀하였습니다.
자기 조직의 주제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는 것을 참지 못했고,
모두가 질문도 조언도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이 없이 침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보다 적극적이고 논리를 담은 질문을 통해 핵심을 파악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내
조직과 구성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보다 바람직합니다.
자신의 판단이 옳다는 생각만 갖고 밀어붙이기보다는,
생각을 공유하며 보다 명확한 방향과 틀이 결정되면
내가 이 결정에 참여했다는 생각으로 더 자발적인 실천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질문을 통해 우리는 2가지 큰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질문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찾게 됩니다.
‘회사는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A 문제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을
스스로 찾아 얻고자 하는 바를 생각하게 합니다.
둘째는 질문을 통한 실행력 강화에 있습니다.
‘우리가 A 문제를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한 다음에
최상의 방법을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로 질문을 이어가며,
해답을 찾을 때까지 원래 질문에 대해 고심하게 됩니다.

질문을 통해 배우고 성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질문하는 것을 꺼리지 않고 질문하도록 북돋아주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조직장이 직원들에게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냐?”라고 묻고,
소신껏 대답하도록 해야 합니다.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의견을 먼저 말해 무조건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닌,
경청을 하며 많은 의견이 오가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질문을 통해 좀 더 깊이 알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보다 깊이 학습하여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좋은 질문이 제안으로 발전하여 회사 성장에 기여하도록
보상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하는 법을 전 직원들이 알도록
질문에 관한 교육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스 컨설팅의 한근태 대표가 쓴 ‘고수의 질문법’을 보면
질문하지 않는 이유로 너무 오랫동안 질문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기 때문,
질문을 했다가 무식한 사람이 될까 봐 두렵기 때문,
너무 모르기 때문, 잘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소장은 질문하는 능력이 리더의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합니다.
직원들에게 어떤 문제를 제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질문을 하게 만드는 조직장이 뛰어난 조직장 아닐까요?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