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북한의 시장경제 지위 획득도 준비하자

 

비시장경제지위 (MES, Market Ecnonomy Status) 반덤핑 절차에서 어떠한 가격 기준을 적용할지와 관련된 개념으로, 정부에 의해 가격이 임의로 조정되면 덤핑을 정확히 판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예외적인 가격 기준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비시장경제국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시장경제국으로 분류되는 경우에는 시장경제지위로 인정받을 때에 비해 덤핑 마진이 높게 산정되어 고율의 반덤핑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요즘 남북경협을 둘러싼 상황은 어수선하다. 미국의 남북 경협에 여러 가지 경계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게 남북경협을 중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북한 핵에 대한 분명한 해결책을 가졌을 때 진척시키자는 것이다. 북한에서도 김정은의 체제 보장이 명확하지 않은데 무작정 나설 수는 없을 것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그래도 북한이 개방할 것이다. 그래야 김정은이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하고 제재를 푼다면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지금의 남북경협은 무작정 남한이 북한에 투자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수백조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데 그 비용을 온전히 남한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북한이 얼마만큼 자기들 시장을 개방하고, 기업의 자유를 보장할지에 대한 협의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의 근본적인 발단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자국의 경제 시스템을 시장경제에 맞게 개방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그에 걸맞는 조치를 중국이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가격을 결정하고 심지어는 기업인의 인신구속과 고문까지도 서슴치 않는 전형적인 비시장 경제이기 때문이다. 만일 북한이 시장경제 지위를 빠른 시일 내 이룰 것이라고 전 세계에 선언하지 않으면, 북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온전히 남한에서만 소비되어야 한다.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을 남한 기업이 수출한다 하더라도 그동안 남한이 맺은 FTA국가들과의 관세인하 협정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 중국은 WTO 가입 후 15년 내에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그럼 북한은 얼마나 빠른 시일 내 시장경제 지위를 획득할 수 있을까?

이 기간에 따라 남한의 경제적 부담의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남북 핵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북한 경제가 개방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고작해야 철광석, 희토류 등 광물 자원 수출국 정도로만 글로벌 경제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남한과 북한이 골고루 발전의 성과를 나누어 갖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북한 시장경제 지위획득이 빨라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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