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은 젊은 직원에게만 해당할까?
얼마 전 코칭 대화를 하던 모 임원의 말이다. 그는 “워라밸은 경영자이든, 직원이든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요?“ 하며 반문했다.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는 최근에 회사 차원의 장기 파견 교육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워라밸 관련 느낀 점이 많았다는 그에게 필자가 이렇게 권유했다. 그 느낀 점을 실천할 내용으로 열 가지를 정리해 달라고 했다. 그가 필자에게 이야기한 내용이다.

 ▪나만의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만들겠다. 특히 가족과 관련된 내용은 반드시 함께 만들겠다.

▪업무추진 과정에서 사회 가치를 실현하겠다. 회사의 가치와 더불어 공공성을 강화하겠다. 이와 병행하여 사회 봉사활동을 꾸준히 지속하겠다.

▪나만의 행복일지를 쓰겠다. 여기에는 하루 중 좋았던 점, 감사한 점 뿐만 아니라 다행인 점과 자신이 기여한 점을 포함하고 이 모든 것을 솔직한 감정으로 표현하겠다.

▪가족들 생일 때 반드시 꽃을 선물하겠다. 지금까지는 불규칙적으로 했는데 꼭 챙기겠다.

▪홀로 있을 때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신독(愼獨)을 실천하여 자신에 대한 견제와 내적 평화를 이루겠다.

▪후배들과 소통하기 위해, 강의안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 파워포인트 작성 스킬을 향상시키겠다.

  참으로 마음 따뜻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를 하는 그를 보면서 반드시 실천하리라 믿는다. 필자가  워라밸 관련 평소 생각해 온 것이다. 

  첫째, 원칙 있는 삶이다.

  워라밸이란 당신에게 필요한 일(직업)과 당신이 누리고자 하는 삶(개인 생활)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활기차게 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이 원칙을 계획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분야 전문가인 리처드 빅스는 우선 다음의 다섯 가지 질문을 스스로 답하라고 한다. ▪나는 누구인가?▪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어디로 갈 것인가?▪어떻게 갈 것인가?▪그 곳에 도착하면 무엇을 얻을 것인가?

   그가 워라밸과 관련 제시한 원칙은 다음과 같다.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장기적인 목적과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라▪시간을 어디에 쓰는지 주의 깊게 살펴라▪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돈 보다는 의미 있는 삶이 중요하다. 이에 당신만의 원칙이 중요하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을 읽는 뜻도 그들을 통해 각자 자신만의 삶의 원칙을 정하기 위한 것이다.

  둘째. 각자 버킷 리스트(Bucket list)를 만들라

  버킷 리스트란 말은 “죽다”라는 속어 <Kick the Bucket>과 관련이 있다. 즉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이다. 누구에게나 죽을 때 후회가 없게 살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하였으면 좋겠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95세 노인에게 가장 후회되고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질문했을 때 나온 대답도 참고할 만하다. 우선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살기, 좀 더 과감하게 도전하기, 하나 이상 자신만의 유물(遺物)을 남기기 등이다. 이런 관점에서 자신만의 목록을 만들자.

  셋째, 현재에 충실하라.

  이는 “현재에 몰입하고 즐겨라!”라는 이야기의 다른 표현이다. 특히 회사에서 일에 몰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몰입해야 성과가 나고 존재가치가 발현되는 것이다. 필자가 농담 삼아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회사에서는 집 걱정하고, 집에 와서는 회사 걱정하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죽도 밥도 안 될 가능성이 높다. 주중에는 회사 일에 몰입하여 성과를 내고, 주말에는 철저히 여가와 취미 생활을 즐기면서 재충전하면 좋지 않겠는가?

  AON 컨설팅 회사가 <직장에 대한 성실도를 결정하는 동기>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를 보면, ‘제 1동기는 경영자가 개인 시간과 가족 시간을 존중해 주는가?’ 였다. 경영자 스스로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듯이 소속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그들의 시간을 확보해 주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리하여 각자 확보한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해야 하겠다.

  꽤 오래전에 필자의 멘토가 이야기해 준 말이 생각난다. 멸사봉공(滅私奉公)하지 말고 활사봉공(活私奉公)하라. 우리의 선배 세대들은 자신 즉 사(私)을 버리고 공(公) 즉 공공의 이익이나 조직을 위한 일에만 힘써 왔다. 그리하여 조직과 국가의 발전을 가져왔다. 이제는 자신을 활성화하여 개인과 공공의 이익이 더불어 상생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워라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젊은 세대이건 기성세대이건 공히 적용되어야 한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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