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ch atop a Skyscraper, 1932)


아찔하게 높은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그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걸터앉은 철근 빔은 수십 미터 또는 수백 미터 상공에 놓여있는 것이다. 사진을 보는 사람도 간이 떨리는데, 정작 사진 속의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평화로운 일상이다. 하늘 꼭대기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다가 점심시간에 여유로운 휴식을 갖는 모습이 우리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1930년대 미국의 뉴욕에는 100층이 넘는 건물이 세워졌고, 몇 십층 건물들도 여럿 세워졌다. 이 사진 속의 사람들도 60층, 70층이 넘는 록펠러센터를 건설하던 인부들이라고 한다. 거대한 도시가 세워지는 것은 너무나 멋지고 흥미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 일하는 나약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왠지 모를 우울함과 쓸쓸함은 피할 수가 없다.

 

 

이 사진을 자주 보고 싶었다. 그것도 크게 보고 싶었다. 그러다, 그냥 사진을 포스터로 구입하는 것보다는 1,000조각의 퍼즐로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 퍼즐을 샀다. 그리고 부인과 둘이서 같이 대략 40시간 정도를 투입하여 퍼즐을 완성했다.

 

퍼즐은 재미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말이 쉬워 40시간이지, 일주일 내내 하루에 5시간~6시간 정도를 붙들고 있어야 한다. 그래도 그 시간이 그렇게 지루하지 않는 것은,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인 거 같다. 무엇인가를 완성할 수 있다면, 그 시간이 조금 길어도 힘들거나 지루하지 않을 거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힘들어하고 어려워하는 것은 그것이 내가 처음에 바라던 것으로 완성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퍼즐은 1,000개의 조각이 어떻게든 연결이 되고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지루하지도 힘들지도 않다.

 

 

퍼즐을 맞추는 방법은 이렇다. 퍼즐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1,000개의 조각을 색감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이다. 몇 개의 통을 놓고, 비슷한 색깔을 기준으로 조각들을 나눈다. 그림은 연속성을 갖기 때문에 같은 통에 담기는 조각들은 비슷한 위치에 들어가게 된다. 비슷한 위치에 들어갈 조각을 나누는 것이 퍼즐에서는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처음에는 경계를 먼저 맞춘다. 울퉁불퉁하지 않고 직선인면이 있으면 그 조각은 경계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경계를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아주 쉬운 것만도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게 경계를 맞춘 다음에는 그림 전체의 특색이 드러나는 부분을 잡아서 일단 그것부터 맞추는 것이 좋다. 위의 ‘Lunch atop a Skyscraper’의 경우에는 철근 빔과 사람들 그리고 오른쪽의 밧줄을 먼저 맞춰보는 거다. 특색 있는 부분이 아무래도 더 쉽기 때문에 쉬운 부분을 먼저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 시작했을 때의 모습과 완성되어 액자를 낀 상태의 모습)

 

퍼즐을 맞추다 보면, 몇 군데는 조각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빠진 곳 하나를 메우기 위해 가령 남은 200개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대입해보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해도 그 빠진 곳을 채우지 못하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1,000개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그것은 완성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 한 곳도 빠짐없이 채워져야 한다. 그런데, 퍼즐을 맞출 때에는 지금 빠진 빈 곳도 어떻게든 채워진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공장에서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반드시 그 곳을 채울 조각이 지금 내가 가진 퍼즐에 있다는 확신이 있다. 그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일들과 퍼즐이 다른 점이다. 퍼즐을 맞출 때처럼, 어떻게든 완성되게 되어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가 겪는 어렵고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들도 퍼즐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종하

mathia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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