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Vs 삼성

-          소니: 치밀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만을 따르다 시장 대응 실패. 분석을 통한 완벽한 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에 대응하다 변화의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함.

-          삼성: 망설임 없는 과감한 결단으로 시장 주도. 무모함이 아닌 준비된 직관을 따르며 스피드 하게 시장에 대응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시장을 주도함.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80년대에 소니는 세계최고의 전자회사였다. 소니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들고 다녔던 친구를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세계최고의 소니 같은 회사가 있었던 일본은 세계최고의 경제대국이었고,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나라였다. 일본은 아시아를 낮게 보던 서양 사람들에게 아시아의 위상을 높인 나라가 됐다. 일본의 성장이 백인들에 비해 아시아인들은 지적인 수준이 낮을 거라는 인종적인 편견을 깼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일본의 힘은 소니와 같은 기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과거 일본을 부러워하던 우리나라도 이제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자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상징인 소니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가 앞섰고 몇 년 전부터는 몇 배가 넘는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뉴스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 처음에는 소니를 부러워하고 소니를 배웠던 삼성전자가 소니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그 격차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어느 보고서에서 소니와 삼성전자를 비교한 내용을 본적이 있다. 나에게는 인상적인 지적이었다. 그 보고서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돌 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일본의 경영 스타일이 변화가 빠른 지금의 경영환경에 부적합하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직관을 발휘했기 때문에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소니와 같은 일본기업의 실패를 “치밀하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전략이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고 창의성을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한 것이다. 반대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준비된 직관을 발휘했던 것이 한국기업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한국 경영과 일본 경영을 비교하며, ‘괜찮아’ 경영과 ‘글쎄요’ 경영의 차이로 표현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국은 ‘괜찮아’ 경영을 하고, 일본은 ‘쏘데스네(글쎄요)’ 경영을 한다는 거다. 한국의 경영은 오너인 경영자가 리스크를 안고 조직을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 반면, 일본은 의견 조율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고 한다. 신중하다는 것이 때로는 다른 이름으로 망설임이라고도 불리고 우유부단이라고도 불린다. 그런 것들이 요즘 같이 변화와 스피드가 키워드인 시대에서는 사업의 기회를 빼앗아가 버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요즘의 경제환경에서는 시간제약과 능력부족으로 완벽한 분석이 어려운데 조금 더 완벽한 것만 추구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면 오히려 손해라는 거다.

 

사실 ‘괜찮아’ 경영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은 정주영 회장이다. 현대그룹을 이룬 그의 기본 정신은 “한번 해보자”는 긍정적인 마인드다. 그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그의 생각과 행동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에 크게 기여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을 “한번 해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에서 찾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경영스타일을 “괜찮아”라고 평가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사람들 중에도 ‘글쎄요’ 인생과 ‘괜찮아’ 인생이 있다. 다른 사람이 의견을 제시하면 ‘글쎄요’란 말을 먼저 하고 꼼꼼하게 따져보는 사람이 있고, 다른 사람의 제안에 항상 여유 있게 긍정하며 간혹 일이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거나 혹은 손해를 보더라도 ‘괜찮아’란 말로 포용하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 같이 협력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을 때, ‘글쎄요’를 생각하며 치밀하게 계산하고 분석하고 자신의 손익을 따져보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의 손을 항상 여유 있게 잡으며 ‘괜찮아’를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무조건 ‘괜찮아’도 안 되고, 모든 일은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따져봐야 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상황을 분석하는 일도 꼭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마인드다. ‘글쎄요’가 기본이 아니라, 일단은 ‘괜찮아’가 기본이어야 한다. 그것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길이고, 창의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일의 성과를 떠나서 생각해도, ‘글쎄요’라고 말하는 사람보다는 ‘괜찮아’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