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안 나요. 개천에서 용 난다는 것은 옛날 이야기죠.”

 

나는 이 말을 몇 번 들었다. 특히, 아이들 공부에 관해서 사람들이 이 말을 많이 쓰는 것을 들었다. 한마디로 부자 부모 만나서 좋은 학원에 고액 과외를 받는 아이들만이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으로 출세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들으면 결과도 나오기 이전에, 변명과 핑계거리를 먼저 찾는 패배주의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며 사는 사람의 개천에서는 절대 용이 나올 수 없을 거 같다.

 

 

얼마 전 경영의 신이라고 불리는 마쯔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15살 때 자전거 점포에서 일을 시작하여 일본 최대의 그룹인 마쯔시타 그룹(파나소닉)을 창업하고 키웠다. 그에게 어떻게 그렇게 크게 성공할 수 있었냐고 누군가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3가지 감사할 조건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첫째는 11살에 부모를 여의었습니다. 그래서 남보다 일찍 철이 들 수 있었습니다. 둘째는 초등학교 4학년이 내 학력의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공부에 대한 아쉬움으로 평생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는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습니다. 그래서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건강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습니다.”

 

 

나는 마쯔시타 고노스케가 왜 성공했는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기업인 마쯔시타 그룹(파나소닉)을 만들 수 있었는지를 그의 말을 통해 이해했다. 자신의 주어진 환경을 탓하거나 핑계를 대는 것이 아니라, 마쯔시타처럼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모든 면에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만이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것 같다.

 

가난한 환경이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부자인 환경도 성공하고 부자가 되는 것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환경은 처음부터 중요한 변수가 아닐지 모른다. 그 환경에서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환경을 탓한다. 자신이 재벌 집 아들로 태어나지 않은 것을 한탄하면서 사는 것 같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환경을 탓하는 것은 공짜를 바라는 거지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부자 부모가 자신의 인생을 호의호식 시켜주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는 항상 불만불평으로 사는 사람도 환경을 탓한다. 그런 사람은 재벌 집에 태어나도, 평범한 집에 태어나지 않은 자신의 인생을 탓할 거다. 

 

 

마쯔시타의 이야기에 내가 주목했던 이유는 비슷한 때에 공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공자는 재주가 많고 다방면에 유능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언젠가 공자는 자신이 재능이 많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제가 젊었을 때, 미천한 집에 태어나서 비천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해본 것이 많아서 할 줄 아는 것이 많은 것입니다.”

 

공자 역시 개천에서 용이 난 사람이라고 한다. 63살인 아버지가 15살인 처녀를 얻어서 낳은 자식이 공자다. 그가 세 살 때 아버지는 죽고, 젊은 엄마와 공자는 험한 세상을 정말 비천하게 살았다. 그에게는 공부를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자는 여러 일을 하면서 공부에 대한 열의를 갖고 자신이 기회를 만들며 많은 책을 읽으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어쩌면 고통의 대가는 항상 있다. 편하게 살지 않고 어려움을 헤쳐가는 사람은 무엇이라도 그 대가를 받는 것 같다. 그래서 젊어서 고생은 돈을 주고라도 사려고 하는 거다. 그것이 가져다 줄 커다란 대가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옛날에는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마쯔시타나 공자는 옛날 사람이니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있었지, 지금은 아니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보자. 바로 최근의 대통령 두 명을 보면 그분들은 성향이 매우 다른 분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모두 가난한 집 출신이라는 거다. 정말 어려운 가정 형편에 스스로 노력하여 사회 지도층이 되었던 분들이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지 마라. 지금도 많은 개천에서 용이 나고 있다. 용은 개천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다. 바다에서도 많은 용이 나고 있다. 어쩌면 용이 나는 것은 개천이기 때문도 아니고, 바다이기 때문도 아니다. 바다거나 개천이거나 환경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중요한 건 자신이 용이 되고 싶고, 용이 되기 위해 노력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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