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고 있다. 공부를 싫어하는 3학년 동생도 엄마에 붙잡혀 억지로 책상 앞에 앉아있다. 아들이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 싶어 하루는 아들이 공부하는 걸 간섭하며 몇 가지를 물었다. 아들은 그냥 공부해야 한다고 하는 걸 공부하고 있는데, 아무런 계획도 목표도 없었다. 목표와 계획이 없이 해야 하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건 좋은 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목표와 계획 없이 공부하는 아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보니까, 더욱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학교 선생님도 아무런 계획 없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학을 공부하는데 3개월에 10단원을 공부해야 한다고 해보자. 그런데 선생님의 진도는 2달 보름 동안 6단원을 나가고 1주일에 나머지 4단원을 후딱 흩으면서 시험기간 안에 진도를 모두 나가는 식이었다. 앞부분보다는 뒷부분이 좀 더 어렵고 난이도가 높은 문제들을 다뤄야 할 것 같은데, 선생님은 그렇지 않았다. 그 선생님은 시험 전에 모든 진도를 가르쳤기 때문에 자신이 할 일을 모두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상황을 보니까, 내가 아들의 공부를 직접 가르치지는 않아도, 아들이 공부할 계획을 세우는 것은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획 없이 진행되는 공부의 진도는 따라가기가 어렵다. 그리고 모든 일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우고(Plan) 실행하고(Do) 결과를 보며 피드백을 하는 것(See)이 기본이다. 모든 기본들의 공통점이 있다. 다들 생각하고 알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다.

 

 

孔子三計圖云(공자삼계도운)
一生之計(일생지계)는 在於幼(재어유)하고
一年之計(일년지계)는 在於春(재어춘)하고
一日之計(일일지계)는 在於寅(재어인)이니
幼而不學(유이불학)이면 老無所知(노무소지)요
春若不耕(춘약불경)이면 秋無所望(추무소망)이요
寅若不起(인약불기)면 日無所辨(일무소변)이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세 가지의 계획이 필요하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하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하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한다.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추수할 것이 없으며,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그날 할 일에 대해 판단할 것이 없다."



 

내가 우리 아들만할 때 우리 아버지께서 나에게 많이 이야기하셨던 공자의 삼계도가 생각나서 인터넷에서 검색해봤다. 공자님 말씀의 핵심은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 같지만, 정말로 필요한 것은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열심히 하더라도 계획이 없으면 노력이 분산되어 흩어지기 쉽고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때로는 계획이 있어야 체계적인 노력을 제대로 기울일 수 있다. 중요한 건 계획(Plan)이다.

 

 

지금 자신의 상황을 Plan Do See의 관점으로 보라. 나는 제대로 계획, 실행, 점검의 활동을 하고 있나?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인 방법이며 기본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기본을 지키지 않는다.

 

계획 Plan만큼 중요한 것이 실행 Do과, 점검 See이다. 한가지 더 지적하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점검 See을 하는 것도 그것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매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친구 중에 당구도 잘 치고 골프도 잘 치고 바둑도 잘 두는 친구가 있다. 한마디로 잡기에 매우 강한 친구인데, 그 친구에게 ‘너는 승부욕이 강해서 다 잘하는구나’ 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다. 나의 말에 그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내가 했던 것을 돌아보기 때문에 항상 더 나아지는 거 같아. 당구를 치거나 골프를 칠 때 나도 남들과 똑 같은 실수를 많이 해. 그런데, 나는 잘못치고 나면 왜 그렇게 된 걸까? 한번 더 생각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것은 생각하지 않더라고.”

 

그의 말처럼 자신이 했던 것을 돌아보며 특히 잘못했을 때 잘못을 수정하며 똑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사람이 더 빨리 성장하는 사람이다. 바둑 실력이 빨리 느는 사람은 자신이 두었던 게임을 복기하며 다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이 생각난다.

 

 

경영 활동을 (Plan Do See)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아주 단순하고 별 내용이 없어 보이는 (Plan Do See)에 매우 강력하고 특별한 효과가 숨어있다. 글을 쓰며 나를 돌아본다. 나 역시 (Plan Do See)가 없는 것 같다. (Plan Do See) 해야겠다. 역시 기본의 특징은 다들 생각하고 알고 있지만 그것을 지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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