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퓨터 그래픽 없음. 눈속임 없음.

2) 606번의 시도 만에 성공.

3) 부분 부분을 자르고 붙임 없이 한번에 촬영.

4) 중간에 타이어가 오르막을 오르는 이유는, 타이어가 약간의 충격에도 원하는 대로 (즉, 오르막길 위로...) 움직이도록 타이어 안쪽을 나사와 추로 미리 균형을 맞춰두었기 때문임.

5) 제작 비용 = 6백만 파운드 (英): 우리 돈 약 120억원

6) 중간에 와이퍼 하나가 바람개비처럼 돌면서 옆으로 움직이는 장면은 606번째 시도 때 처음으로 NG 없이 성공함.

7) 이 광고를 만들었을 당시 전세계에는 혼다 어코드가 딱 6대 존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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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보게 된 혼다 어코드의 광고다. 광고와 함께 광고를 소개하는 위의 글이 붙어있었다. 광고가 너무 인상적이다. 컴퓨터 그래픽 없이, 606번의 시도 만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최첨단을 향하여 달리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무언가를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 광고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고집스럽게 최선을 다하는 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런 고집스러움이 120억원짜리 광고를 만들게 하는 거 아닐까?





이 광고를 소개한 가장 큰 이유는 혼자보기 아까워서다. 예전에 라는 만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만화 속에서도 고양이인 톰이 생쥐인 제리한테 항상 당하는데, 주된 장면은 항상 이렇게 전개되었다.

그 만화를 보면서 고 생각했었다. 위의 혼다 어코드의 광고 역시 그렇다. 이 광고를 기획하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든 사람은 무지 머리가 좋을 거 같다. 하지만, 머리가 좋은 것보다 더 높이 평가하고 싶은 것은 치밀하게 계획하고 인내를 갖고 실행에 옮긴 것이다. 그것이 이 광고를 혼자보기 아까워서 다른 사람한테까지 소개하게 만든 거다.





분명 이 광고는 인내와 끈기의 장인정신이 있다. 나는 이 광고를 보면서 무엇이 장인정신을 만드는가를 생각했다. 내가 느낀 것을 2가지로 이야기하면 이렇다.

1.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삶을 산다.

2. 자신의 시간당 인건비를 높게 잡는다.





장인정신의 첫번째 조건은 자신이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는 일을 하는 거다.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일이라도 책임감을 갖고 끈기 있게 열심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참고 인내하는 삶은 곧 지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참고 인내하며 하는 이유는 너무 빨리 돈 계산을 하기 때문이다. 빨리 돈을 벌려는 생각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기 보다는 빨리 돈이 들어오는 일을 한다. 절대 빈곤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야 한다. 하지만, 절대 빈곤에 있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빨리 돈이 들어오는 것을 계산한다. 그것이 자신의 삶을 황폐화 시키고, 자신에게서 더 큰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돈 계산을 빨리 하는 것은 회사도 마찬가지다. 빨리빨리병이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우리는 열심히 일하고 하나라도 더 만들고 더 벌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빨리빨리 하나라도 더 만들어서 무엇을 만들겠나? 싸구려밖에 더 만들겠나?



성숙하고 질적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깊이 몰두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실과 근면으로 몰두하는 것보다는 즐기면서 재미를 갖고 몰두하는 것이 더 오래 참고 인내하는 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것을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거나 게으름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면서,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빨리빨리를 또 외친다. 하지만, 싸구려 100개보다 명품 1개가 더 값어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장인정신을 만드는 또 한가지 중요한 요소는 자기 자신의 인건비를 높게 생각하는 거다.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일에 장인정신을 갖고 끈기 있게 몰두하게 한다. 이 광고는 606번의 시도 끝에 만들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광고제작비 120억원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가령, 100억원이 보장되어 있다면, 당신은 1000번의 시도가 귀찮다고 생각하겠나?



우리의 인생도 내가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싸구려 인생이 되기도 하고, 명품이 되기도 한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장인정신을 갖고 사는 것이 싸구려 인생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추석에 친척들과 쳤던 고스톱을 치고 있을지 모른다. 돈을 잃어서 마음이 조급해져서 나쁜 패를 들고도 무리하게 한판이라도 더 처서 본전을 찾으려고 자꾸 치고 또 치고 있다.

하지만, 한 판을 치더라도 제대로 해야 돈을 딸 수가 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나에게 좋은 패가 들어오기를 기다리자. 그리고, 적당한 배팅의 순간에 집중하여 게임에 참여하자. 재미를 갖고 즐기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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