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셀라필드의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 (The Guardian 2015년 5월 14일자)

IEA는 2017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전 세계 원전 설비는 2016년 기준 413GW에서 2040년에 516GW로 커지지만, 전체 발전설비 중 차지하는 비중은 6.2%에서 4.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원전 시장 판도는 후쿠시마 사고를 계기로 큰 변화를 맞이했다.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설계 기준, 규격이 상향되었고, 이로 인해 건설, 운영, 해체, 폐기, 저장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공기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프랑스, 미국, 일본의 원전 거대기업들이 재정난을 겪다가 사라지거나 흡수, 합병되었다.

이 사고는 나라별 에너지 정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직접 사고 피해를 본 일본도 원전 가동을 최소화했고, 독일, 오스트리아는 탈원전을 채택했고, 우리나라도 탈원전 대열에 합류했다. 탈원전을 채택하지 않았더라도 대부분 국가의 신규 원전 건설도 주춤해지면서, 원전 관련 산업들이 구조 조정기를 맞고 있다.

2018년 8월 1일 자 BBC 인터넷판은 한전이 인수 협상 중인 뉴젠(Nugen)이 소재한 셀라필드(Sellafield) 원전 사이트 관련 소식을 실었는데, 마치 탈원전 후 우리가 처할 미래상을 보는 것 같다.

뉴젠이 있는 셀라필드는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의 컴브리아(Cumbria) 지방에 위치한다. 영국 원자력 해체청(Nuclear Decommissioning Authority)이 소유한 이 셀라필드는 2차 대전 중인 1942년에 폭약공장으로 설립되었는데, 이 공장이 2차 대전 후에 원자폭탄 제조 시설로 사용되었다. 1956년에 최초의 상업용 원전인 Calder Hall이 인근에 지어졌고, 그 후 국내,외 원전의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시설로 쓰여 왔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원전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원자력 연료인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하는 작업을 주로 했었는데, 일본이 자체 재처리 시설을 지어 처리하면서, 요사이는 일감이 줄었다.

지난달(2018년 7월)이 셀라필드 핵 재처리 시설에 저장되어 있던 빈 핵연료 수거함들이 저장 수조에서 처음으로 안전하게 수거되면서 원전 폐기물 청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유럽의 가장 위험한 시설 중 하나인 이 수조에서 최초로 100여 개의 연료함이 제거되었는데, 이는 현재까지의 핵폐기물 청소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로 원전 폐기물 청소의 게임체인저이다.

한 엔지니어링 회사가 사이트에 방치되었던 원전 폐기물 수거용 금속 상자들을 안전하게 담을 수 있는 차폐된 컨테이너들을 만들었고, 이 컨테이너들에 저장 수조 밑바닥에 방치되었던 1,200여 개의 폐기 연료 수거함들 일부를 안전하게 집어넣고 차폐를 시킨 것이다.

이 66년 된 개방형 연료 수조는 원자력 해체청이 최우선으로 청소하기로 한 4 건물 중 한 곳인데, 애초 이 수거함들을 사용할 때만 해도 후에 방사선 위험 때문에 이처럼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들이 필요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었다.

이 해결방법을 찾기까지 처리가 계속 지연되면서 올해 6월 의회 예결국은 셀라필드의 해체 지연으로 약 1조 4천억 원의 예산이 초과 지출되었다고 경고했었다.

일단 이 상자들이 제거되면서, 이 상자 밑, 수조 바닥에 있는 찌꺼기와 연료들도 제거가 가능해졌다.

이 지역 일자리의 약 60%는 원전 관련 일이고, 이들의 임금도 영국 평균 임금(£27,271)보다 £1만 파운드(1,463만 원) 정도 높다. 원전 시설에 많이 의존했던 지역경제의 자립을 돕기 위해 셀라필드㈜도 다른 부문에 투자를 유치해 원전 이후의 새 경제적 기회들을 찾기 위해 전략을 마련 중이다.

지역 경제의 용량, 다양성, 가능성과 자립 활동들을 지원하고, 소속 업체들의 기술과 지식을 육성할 사회적 기반과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우리도 해체작업이 준비될 때까지 이 셀라필드와 상부상조하면서 해체작업을 배우면서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이해가 상충되는 경쟁구조보다 서로 도우며 상생하는 제안이 훨씬 쉽고 유익한데, 과연, 경쟁과 입찰에 익숙한 우리 기업들이 형태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를 존중하는 영국 기업들과 접점을 찾아서 잘 조화를 이룰 수는 없을까?

김동성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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